초지능시대의 인공지능 기반 혁신전략…컴퓨팅자원·인재 확보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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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지능시대의 인공지능 기반 혁신전략…컴퓨팅자원·인재 확보 서둘러야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3.02.18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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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EP 포럼]
- KISTEP, 제154회 수요포럼 개최, 초지능 시대의 인공지능 기반 혁신전략
- 국내외 인공지능 분야의 주요 현황·이슈 파악 및 인공지능 경쟁력 확보방안 논의
- 지나친 기대감은 경계…컴퓨터자원·인재 확보 등 필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8일 '초지능시대의 인공지능 기반 혁신전략' 포럼을 개최했다. (사진=유튜브 중계화면 갈무리)

최근 인공지능 연구개발 기관인 ‘오픈AI(OpenAI)’가 발표한 인공지능 챗봇 ‘ChatGPT’가 일반 답변은 물론 인간 심리를 관통하는 답변을 내놓아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이처럼 챗GPT를 비롯한 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가운데 국내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데이터 접근성 향상, 인재 확보 등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2월 8일(수) ‘초지능 시대의 인공지능 기반 혁신전략’을 주제로 제154회 KISTEP 수요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국내 인공지능 기술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공지능 현황을 파악하고 앞으로의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인공지능은 국가 간 주요 경쟁분야이자 디지털 경제시대에 중요한 축으로 세계 주요국은 관련 정책과 비전을 경쟁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마켓앤마켓(Markets and Markets)의 발표에 따르면 인공지능 글로벌 시장 규모는 향후 5년간 연평균 36.2%의 성장률을 기록해 4,070억 달러(513조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인공지능 R&D 전략’(2018)과 ‘인공지능 국가 전략’(2019)을 발표했고, 윤석열 정부는 인공지능을 12대 국가전략기술 중 하나로 선정하여 다른 분야와의 융합과 활용에 힘을 모으고 있다.

정병선 KISTEP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인공지능은 잠재력만으로도 우리 산업의 근본적인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분야”라며 “다양한 연구 주체가 AI 기술개발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인력, 데이터 등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기”라며 포럼 개최 의의를 밝혔다.

이어 “앞으로는 인공지능이 국가의 안보와 산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초지능 시대를 맞이해 어떻게 하면 AI를 범국가적 차원에서 전략적이고 혁신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승수 KISTEP 사업조정본부장의 주제발표

▶ 이어진 주제 발표에서 전승수 KISTEP 사업조정본부장이 황태호 한국전자기술연구원 반도체·디스플레이 연구본부장을 대신해 발의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챗GPT는 자연어 처리에서 강점을 기반으로 상용화 단계까지 도달했다. 처리할 수 있는 자연어 처리량도 2018년 1.17억 개 수준에서 2020년 6월 기준 1750억 개로 급격히 늘어났다.

전 본부장은 “챗GPT 3.5의 경우 1,750억 개의 매개변수를 처리할 수 있고, AI 기술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며 “설계, 미술, 패션, 건축에서 실생활 더 많이 서비스하도록 응용모델도 확장하는데다 문장 속 단어 내 관계를 추적해 맥락과 의미를 파악하는 인공신경망 기술을 더해 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챗GPT는 데이터 의존성, 데이터 신뢰성 등 기술적 한계점도 분명하다. 그럼에도 챗GPT를 비롯한 인공지능 기술의 실생활 파급이 올해를 기점으로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 본부장은 “챗GPT 3.5는 2021년 이전 데이터에 근거한 결과물로 ‘할루시네이션’처럼 인공지능이 환각을 보는 것처럼 잘못된 정보나 무의미한 답변을 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챗GPT를 중심으로 관련 기술 개발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복잡한 질문에도 대처하고, 단순 정보 확인을 넘어 새로운 지식을 만드는 수준까지 수준을 높이고 있다”고 했다.

전 본부장은 “챗GPT 이후 AI는 각종 센서, 기계, 시설, 의학 장비 등 일상 속에 폭넓게 확산될 것이고 이에 따라 AI가 분석해야 할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커지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며 “이렇게 커진 데이터는 개인이나 작은 기업과 기관이 처리할 수 없는 규모다. 클라우드라는 공동의 자원이 필요한데 이는 정부와 클라우드 기업들이 대응해야 하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 본부장은 “AI로 인한 ‘편익’, 그리고 예상치 못한 ‘피해’라는 두 가지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편익의 관점에서 인공지능의 급속한 파급력과 변화의 중심에 서있는 인공지능의 미래에 대해 설명했다.

전 본부장은 인공지능 기술이 미래 산업경쟁력 확보의 필수 요소라며, 단순 하드웨어 성능향상에 앞서 응용 분야에 최적화된 기술이 중요하며, 또한 유망 산업 분야에 최적화된 AI 기술 적용을 위해 산업 분야 기업들과 데이터 전문 기업, 인공지능 전문가들이 참여한 집중적이고 지속적인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전 본부장은 AI 역기능에 대응하여 AI의 독점, 그리고 독점으로 발생한 대규모 수익에 대한 관리 및 인정 여부 등의 논쟁거리들을 짚었다. 이에 황 본부장은 “윤리 전담 조직을 통한 새로운 논의와 규제, 허용 범위를 초기에 설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또한 “특히 AI는 서비스 활용도가 빠르고, 높은 분야이기 때문에 민간 네트워크가 크게 강조되고 있다”며 민간과 정부의 협력 네트워크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KISTEP 수요포럼’ 참석자들이 ‘초지능시대의 인공지능 기반 혁신전략’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사진=유튜브 중계화면 갈무리)<br>
‘KISTEP 수요포럼’ 참석자들이 ‘초지능시대의 인공지능 기반 혁신전략’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사진=유튜브 중계화면 갈무리)

▶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전승수 KISTEP 사업조정본부장의 진행으로 박외진 ㈜아크릴 대표 이사, 문형돈 정보통신기획평가원 기술혁신본부장, 그리고 임희석 고려대학교 컴퓨터학과 교수가 참여하여 열띤 토론을 펼쳤다.

ㅇ  지속가능한 AI의 중요성을 언급한 박외진 ㈜아크릴 대표이사는 챗GPT의 빠른 발전 속도에도 인공지능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은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박 대표는 google 등은 거대 인공지능 모델이 가진 환경 파괴 이슈에 대해 보고하고 있으며, 인공지능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AI 민주화, 생성적 AI, 지속가능한 AI’ 3가지를 설명하며 초거대 인공지능 모델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박 대표는 “탄소 배출량, 정제되지 않은 데이터, R&D 편향성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급격한 기술 변화가 가져올 사회적·경제적·문화적 변화를 준비해야 하는 것과 더불어 우리가 두려움을 느끼고 변화를 준비해야 하는 대상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동반될 수 있도록 전문가들의 소통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외진 ㈜아크릴 대표이사<br>
                                                        박외진 ㈜아크릴 대표이사

ㅇ 문형돈 정보통신기획평가원 기술혁신본부장은 AI의 일상화에 대해 “인간의 삶을 더 윤택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빠르게 발전 중”이라며 낙관적으로 설명했다. 문 본부장은 “기본적으로 데이터와 컴퓨팅, 알고리즘의 큰 세 개의 축을 중심으로 AI 발전이 가속되어야 한다”며 “활용 방향성에 대한 고민과 이것을 뒷받침하기 위한 국가 전반의 컴퓨팅 환경 조성 등에 대해 함께 고민해 나가며 기술 개발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문 본부장은 "디지털 격차 이후 인공지능 격차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며 "AI 산업에서 국내 중소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한 여러 가지 다양한 지원책이 필요하다. 인공지능 격차 문제는 개인 문제뿐 아니라 산업적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조 발표 자료에서는 인공지능 개발 뿐 아니라 적용 차원에서도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있다는 점이 언급됐다. 구체적으로 △일반적인 IT 투자와 달리 성공 보장이 없는 AI 투자의 불확실성 △위험 감수 비용에 따른 중소기업의 도입 어려움 △데이터 저장소 등 인프라 추가 투자가 필요 △전문 인력 부족 및 편중에 따른 인건비 상승 등이 꼽혔다.

 

                                           문형돈 정보통신기획평가원 기술혁신본부장

현재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챗GPT를 비롯한 거대 인공지능 모델은 막대한 컴퓨팅 인프라와 전력이 필요해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 챗GPT의 개발 배경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대규모 투자가 있으며, 챗GPT 대응 전략을 발표하는 구글, 바이두 등도 'IT 공룡'으로 손꼽히는 기업들이다.

문 본부장은 인공지능 기술 적용 범위와 신뢰성을 확장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한 산업·공공 난제 해결로 국가 전반의 혁신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뚜렷한 주도국이 없는 차세대AI 기술을 선도적으로 개발하되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하며, 초거대 AI 등으로 급증하는 컴퓨팅 자원, 전력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인공지능에 최적화된 초고속·초저전력 반도체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본부장은 “하드웨어의 차이에서 업체별 AI의 학습 역량 차이가 벌어질 것”이라며 “소프트웨어 발전은 물론 이를 뒷받침할 하드웨어적 컴퓨팅 환경을 국가와 기업이 나서서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AI는 24개월마다 50배씩 (성능이) 늘어난다는 분석 보고서도 있다”며 무어의 법칙(24개월마다 반도체 집적회로의 성능이 2배로 증가한다는 법칙)을 따르는 반도체보다 AI의 발전 속도가 빠르다고 전했다. AI 성능 자체보다도 이를 뒷받침할 반도체 성능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임희석 고려대학교 컴퓨터학과 교수<br>
                                                    임희석 고려대학교 컴퓨터학과 교수

ㅇ 임희석 고려대학교 컴퓨터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AI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에 와 있다”며 “연구자들의 제안을 과감하게 받아들여 다른 나라·기관에서 하지 않는 것들을 패스트 무버답게 실행하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빅테크 기업 대비 미흡한 데이터 접근성을 늘리고, 고급 인공지능 인재에 부합한 보상을 제공하는 등의 유인책을 마련하고 처우 개선에 힘써야 할 것을 강조했다.

임 교수는 방대한 양의 학습데이터와 컴퓨팅 자원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AIHub에 구축된 데이터가 국내외에서 가시성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IHub를 이용한 우수한 연구들이 소개될 필요가 있으며, 이를 통해 한국 인공지능 기술개발에 대한 국내외적 관심과 기술개발 선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한국어 인공지능'에 대한 논의도 나왔다. 현재 언어 처리 인공지능은 영어를 중심으로 발달하고 있다. 챗GPT의 경우도 영어로 질문을 입력했을 때, 더 좋은 질의 결과를 출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한국어 사용자들은 인공지능 기술의 혜택을 상대적으로 덜 누리게 되는 '언어에 의한 AI 격차'가 나올 수 있다.

임희석 교수는 "한국어를 사용하는 인구는 세계적으로 많지 않은 실정이지만, 다행히 정부 주도로 몇 년간 인공지능 학습 데이터 구축 사업이 수행됐다. (그 데이터가) 개방되고 있어서 우리나라 AI 연구자의 갈증이 해소되고 있다"며 "다만 그 데이터가 조금 더 국내외적인 가시성을 가져야 대한민국의 AI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거 같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대한민국의 AI 기술이 가시성을 가지려면 연구자들이 세계적인 인공지능 학술대회에 가서 발표해야 하는데, 한국어 자체는 폐쇄적이고 많이 개방이 안 되어 있다"며 "저희가 뭔가 발표를 해도 한국어에 대한 것이 관심이 별로 없다. 아무리 좋은 한국어 모델을 만들었다고 회자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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