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쉽고 깊고 단순하게 읽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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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쉽고 깊고 단순하게 읽는 방법
  • 박종한 가톨릭대·중국언어문화학
  • 승인 2023.01.2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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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에게 듣는다_ 『중국 감각: 땅 인구 도시 관계 공산당이라는 다섯 개의 창』(박종한 지음, 역락, 268쪽, 2022.12)

 

 

“이 시기에 꼭 필요한 책이다. 중국에 대해 균형 잡힌 관점을 갖는 데 도움이 되었다. 문장이 정확하고 간결해서 잘 읽힌다. 쉽게 읽을 수 있게 핵심에 집중하면서 동시에 풍부한 자료 제시로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최근에 나온 최고의 중국 입문서이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의 반응이다. 저자의 노력이 인정받고 있다는 뿌듯한 마음이 든다. 하지만 과분한 칭찬이라는 생각도 금할 수 없다. 부족한 부분을 채워서 완성도를 더 높이라는 격려의 말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책은 모두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의 주제는 땅이다. 중국인들의 삶이 펼쳐지는 공간을 말한다. 땅의 크기와 형태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에 영향을 미친다. 중국은 땅이 매우 넓어서 직접 체험하지 않고서는 그 규모의 방대함을 깨닫기 어렵다. 땅이 큰 만큼 기후도 다양하다. 이 넓은 땅과 다양한 기후를 단순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세 개의 가상선을 가지고 중국문화의 통일성과 다양성을 설명하고 있다. 중국 표준시, 친링-화이허 라인, 헤이허-텅충 라인이 그것이다.

2장의 주제는 인구다. 중국은 인구 대국이다. 중국에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까닭은 일차적으로 방대한 영토에서 비롯되며, 이차적으로 기후와 지형 같은 자연환경이 많은 인구를 부양하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모든 나라가 그렇듯 중국에서도 인구는 힘이기도 하고 짐이기도 하다. 넓은 땅에서 사는 많은 인구는 현대 중국이 세계적으로 혁신적인 기술을 축적하는 데 큰 자산이 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인구의 고령화 문제는 중국에서도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인구는 중국 전체의 10%가 안 되지만 차지하고 있는 땅은 40%가 훨씬 넘는 소수민족을 어떻게 다루느냐도 중국의 당면 과제 중의 하나이다. 이러한 이야기들을 2장에서 하고 있다.

3장의 주제는 도시다. 도시는 모든 것의 플랫폼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 많은 일들이 도시에서 만들어지고 도시에서 유통되며 도시에서 소비된다. 도시화에 수반되는 것이 산업화이다. 그래서 도시화는 전통 농업 시대와 현대 산업 시대를 구분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중국은 도시화를 통해 경제성장을 도모하면서 이를 통해 농촌과 도시의 빈부 격차나 인구의 고령화 같은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도시화는 중국만의 특유한 현상이 아니다. 도시화는 세계적인 메가트랜드로서 선진국들이 걸어왔던 길을 중국도 따라 걸을 따름이다.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중국 정부는 일찍부터 도시의 매력도를 평가하여 순위를 매겨왔다. 이를 통해 중국은 모든 도시가 서로 경쟁하며 더 매력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도시의 관점에서 중국을 관찰하면 이전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일 것이다. 

4장의 주제는 관행이다. 관행이란 사람들의 습관적인 행동 방식을 말한다. 다른 말로 그 사회의 게임의 규칙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자원이 희소하고 인구가 많을수록 경쟁이 치열해진다. 그리고 그 사회의 저변에 깔려있는 경쟁의 규칙을 잘 알고 잘 활용하는 사람이 더 많은 자원을 가져간다. 알 듯 모를 듯 복잡하고 애매모호한 중국인들의 게임의 규칙을 간명하게 도식화한 모델이 있다. 이 모델을 잘 들여다보면 중국인들의 생각과 행동 양식을 아주 많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고, 당신이 그러한 상황에 처했을 때 보다 더 지혜로운 선택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마지막 장의 주제는 당이다. 중국에서 당이라고 하면 중국공산당을 가리킨다. 땅, 인구, 도시, 관행이라는 네 개의 주제를 모두 통괄하며 자원을 배분하고 갈등을 조정하며 질서를 부여하는 일을 당이 한다. 중국이라는 넓은 땅과 많은 인구를 통치하며 그들의 안전과 생존과 번영을 책임지고 있는 정치집단이 공산당이다. 중국에서 공산당은 공기이고 물이고 토양이다. 공산당은 중국인들의 일상 속 모든 활동에 알게 모르게 스며들어 있다. 중국은 공산당의 일당 통치 체제이다. 5장에서 말하고 있듯 중국공산당의 일당 통치 체제가 장기 지속할 수밖에 없는 근거가 여러 개 있다. 중국공산당이 장기 지속한다는 말은 중국인의 생각과 행동 방식이 근본적으로는 거의 변하지 않을 것임을 의미한다. 이 장은 이 책의 맨 마지막에 있지만 가장 먼저 읽어도 좋다. 중국공산당은 현대 중국의 시작이고 끝이기 때문이다.

이 다섯 개의 주제는 중국을 들여다보는 창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당신은 이 다섯 개의 창을 통하여 중국 사회의 현상 이면에 존재하는 불변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당신은 대단히 특수하면서도 인류 보편적인 성향을 함께 지닌 중국과 중국인을 만나게 될 것이고, 그 모습을 거시적 관점에서 균형감 있게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점차 학습과 경험의 범위를 넓혀가면 방대한 대륙 속을 거닐더라도 중간에 길을 잃는 일이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중국은 중국 방식으로 500년 간다. 미국이 미국 방식으로 500년 가듯 말이다.” 당신이 누구든,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든, 이러한 사실을 불변의 기초 값으로 놓고 중국을 대해야 한다.

한국은 중국의 부상이 반갑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세계 곳곳의 거의 모든 분야에 미치는 중국의 영향력은 누구도 부정하거나 거부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니까 분리하라. 중국이 싫은 것과 중국과 함께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애중(愛中)은 아니더라도 혐중(嫌中)은 안 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균형 잡힌 지중(知中)이다. 한국은 중국과 잘 사귀면서 함께 춤출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중국에 대한 균형 감각을 회복하고 유지하는 데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박종한 가톨릭대·중국언어문화학

가톨릭대학교 중국언어문화학과 교수. 서울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최근 주로 하고 있는 일은 문화에 대한 이론 및 실제 활용에 대한 연구이다. 주요 저서로 『광고 속의 중국어 연구』, 『중국어 번역 테크닉』, 『중국어의 비밀』(공저), 『중국 시장 브랜드 전략』(공저)이 있고, 문화의 정의와 형성 및 변화 요인을 탐색한 여러 논문이 있다. 지금 소개하고 있는 『중국 감각: 땅 인구 도시 관행 공산당이라는 다섯 개의 창』은 이제까지 벌여온 다양한 도전의 결과물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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