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가장 성공적인 전략이란 협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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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가장 성공적인 전략이란 협력이다!”
  • 이명아 기자
  • 승인 2022.12.05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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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은 협력한다 | 디르크 브로크만 지음 | 강민경 옮김 | 알레 | 328쪽

 

다양한 위기를 복잡계 과학의 관점으로 사고하여 해결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복잡계 과학은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다른 자연현상과 사회현상 사이의 분명한 연관성과 공통점을 찾고 그 관계성을 찾아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형 산불과 전염병의 연관성 또는 야생동물의 먹이 찾기와 포퓰리즘 사이의 연관성 등을 통해 우리가 도출해낼 수 있는 원리를 배울 수 있다. 저자는 현재의 다양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연을 유지시키는 가장 근본적인 원칙인 ‘협력’을 강조하며, 생태계를 모방해야 된다고 말한다.

2000년 1월,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한 인터뷰에서 다음 세기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 것 같으냐는 질문에 “다음 세기는 복잡성의 세기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스티븐 호킹은 우리 시대의 최신 기술 발전과 위기 극복 방법을 이해하는 데 전혀 다른 방향으로 뻗는 과학 분야의 가지 사이의 유사점과 연관성, 그리고 공통점을 탐구하는 접근법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자연재해와 세계화로 인한 문제, 전쟁, 테러, 기후 위기, 디지털화에 따른 결과, 음모론 등을 대단히 복잡하고 다면적일 뿐만 아니라 서로 연관이 있다. 문제 해결과 앞으로 발생할 재앙에 더 철저하게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모든 것을 연결해 생각해야 된다.

이런 이해할 수 없는 사회현상과 자연현상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모든 것을 연결해 생각해야 한다. 저자는 복잡계와 폭넓은 분야에 걸쳐 연구하고 있는 세계 유수한 과학자들의 연구 사례와 자연현상을 연결시켜 복잡한 현상이 어떻게 성립하고 그것이 어떤 숨겨진 법칙을 따르는지를 밝혀낸다.

먹이사슬이나 서식지의 균형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이러한 조화와 때맞춤은 중요하다. 심장박동이 대표적이다. 전기신호는 심장을 뛰게 만드는데, 이러한 전기신호는 신경계의 때맞춤으로 인해 형성된다. 이외에도 산발적으로 시작된 박수가 결국 같은 박자로 맞춰진다던지, 시장에 적정 가격이 형성되는 과정 또한 조화와 때맞춤의 결과다. 코로나의 전파에도 이러한 때맞춤이 중요하다. 정부의 대응은 언제나 한 박자 늦곤 한다. 때에 맞춘 규제만이 전파를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위키피디아는 수많은 하이퍼링크로 연결되어 있는 거대한 네트워크이다. 우리의 세상도 별반 다르지 않다. 여섯 다리만 걸치면 세계 모두를 알게 된다는 이야기를 알고 있는가? 실제로 페이스북의 통계를 보면 이것이 사실임을 알 수 있다. 코베르트 코흐 연구소(우리나라 질병관리청)의 전염병 모델링 전문가인 저자는 사람 간의 관계와 접촉을 추적하는 연구는 코로나 시국에 특히 잘 활용되고 있다고 말한다. 사회적 연결망에 연결 고리가 생겨나는 과정을 설명해주는 주주자자키 모델(Jujujajaki networks)을 소개한다. 여기에는 무리와 무리를 잇는 연결책이 존재하며, 개개인이 가진 관계의 수는 일반적으로 정규 분포를 따른다. 백신 접종은 전염병의 고리를 끊어버리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슈퍼 전파자가 될 수 있는 사람, 즉 연결책이 백신을 접종하면 더욱 큰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이러한 연구는 단순 연결망이나 시스템뿐만 아니라 신경 회로나 생태계, 금융 관련 연구에도 활용될 수 있다.

철새의 이동, 꿀벌이나 개미, 물고기 떼의 움직임, 이러한 현상은 집단행동으로 설명할 수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메카나 퍼레이드에 모인 사람들의 움직임이 대표적인 예시이다. 이언 쿠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물고기 떼에는 중앙 컨트롤 타워가 존재하지 않고, 주변 물고기의 움직임을 따르는 것에 불과하다. 일종의 사회적인 힘인 것이다. 이는 사람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집단행동에 의한 의사결정에서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결정이 개개인이 내리는 결정보다 똑똑하거나 멍청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인이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뽑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저자는 무엇이 이러한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 여러 수학 모델을 예시로 들며, 이러한 집단행동을 잘 이해하고 분석하면 우리가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유도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미국의 진화생물학자 린 마굴리스에 따르면 바로 협력과 공생으로 가는 비약적인 발걸음이 근본적인 요소가 되어 진화가 발생했다. 과거에는 협력이 고등한 삶의 형태라고 믿어왔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동물들과 식물들도 서로 살아남기 위해 공생관계를 도모해 왔다. 다윈의 진화론 ‘적자생존’은 어느 순간부터 경쟁 구도로 잘못 해석되었고, 나치 등에 의해 정치적인 의도로 활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진화는 경쟁과는 거리가 멀다. 우리의 생태계는 촘촘하게 얽혀 있고, 서로 긴밀하게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에, 종의 진화는 다른 종의 진화와 유기적으로 진행된다. 우리가 계속해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러한 역사를 잘 알고, 배울 점을 찾아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통합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그리고 바로 지금 우리는 자연의 가장 성공적인 전략인 협력부터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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