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후보자, 딸과 공저 논문 3편 자기표절‧중복게재 의혹
상태바
이주호 후보자, 딸과 공저 논문 3편 자기표절‧중복게재 의혹
  • 이명아 기자
  • 승인 2022.10.26 19: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2018(ssrn), 2020[KDI 워킹페이퍼], 2022(Journal of marketing research)...3편 모두 동일한 데이터‧조사결과로 작성
- “청문회 준비 기간 중 1편은 돌연 삭제돼, 연구부정 은폐 정황”
- 12년 전 청문회에서 자기표절 인정 사죄해놓고 또 다시 연구부정...교육부장관 자격없어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이하 후보자)가 2020년에 이어, 2018년, 2022년에도 해외 학술지 등에 딸과 함께 공동저자 논문을 게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 편 모두 제목이 거의 동일함은 물론 동일한 데이터와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작성되어, 자기표절 및 중복게재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 후보자는 2020년 ‘The Effects of Digital Textbooks on Students' Academic Performance, Academic Interest, and Learning Skills’이라는 제목의 연구논문(working paper)을 썼다. 이보다 2년 앞선 2018년에는 ‘The Effects of Digital Textbooks on Students’ Academic Performance, Learning Skills, and Digital Addiction’이라는 제목으로 SSRN Electronic Journal에 게재했고, 올해 9월에는 2020년 논문과 같은 제목으로 Jounal of Marketing Research에 게재했다. 3편 모두 저자는 이 후보자, 후보자의 딸을 포함한 3인 동일인이었다.

확인 결과, 3편 모두 상당 부분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2018년과 2020년 논문의 경우 제목은 두 개의 단어를 제외하고 똑같았고, 서론(Introduction), 이론적 배경(Settings and Theoretical Background), 실증적 방법(Empirical Method), 결과(Results), 강건성 검증(Robustness Checks), 결론(Conclusions) 부분에서 동일 문장이 대다수 확인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대학원 「연구윤리지침」 제12조에서 부정행위로 규정한 명백한 ‘중복게재’인 것이다.

또한 2022년 논문 역시 2020년 논문과 서론의 시작부분 일부를 제외하고는 본론의 연구데이터, 연구방법, 결과와 결론에 이르기까지 동일했다. 결국 3편의 논문이 모두 같은 논문이라는 것이다. 

심각한 것은 후보자의 부정논문 은폐시도 정황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대학원에서 제출한 이 후보자의 연구실적물 목록에는 2018년, 2022년 논문 2편이 확인되지 않았다. 또한 2018년 논문의 경우, 지난 2022년 10월 14일까지 해당 저널 공식 사이트에서 다운로드가 가능했지만, 그 이후 저자 혹은 사이트 및 저작권자 요청으로 삭제 조치됐다는 안내 문구가 나올 뿐 현재는 확인이 불가하다. 

한편 2020년 이 후보자가 한국개발연구원(KDI)대학원에 제출한 연구논문 신청서를 확인한 결과, 후보자는 저자 체크리스트(Author Check list) 항목에서 해당 논문에 대한 중복게재 여부를 묻는 질문에 “No”라고 체크해 허위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후보자가 중복게재 문제를 사전에 인지하고, 청문회를 앞두고 2018년 논문을 삭제 요청, 연구실적물 목록에서도 고의누락해 부정논문에 대한 은폐를 시도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도종환, 서동용의원은 “후보자는 12년전 교육부장관 인사청문회 당시에도 자기표절 및 논문 중복의혹에 대하여 일부 인정하고 사과한 사실이 있는데, 장관직을 그만둔 이후에도 이번에는 딸과 함께 똑같은 자기표절 및 논문 중복게재 등의 연구부정을 저질렀다”며 “교육부 장관으로서 자격조차 거론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연구목록을 허위로 제출한 것도 모자라 연구부정을 숨기기 위해 누가 논문 삭제를 지시하고 수행하였는지도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이주호 후보자 측은 중복게재가 아닌 앞서 나온 논문들은 자기표절·중복게재가 아닌 최종 논문이 나오기 전까지 여러 차례 나오는 ‘워킹페이퍼’(공식 논문을 쓰기 전 동료 연구자의 의견을 구하기 위해 작성하는 보고서)라고 해명했다. 교육부 인사청문준비단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주호 후보자와 자녀가 공저한 논문의 자기표절 및 중복게재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학계에서는 동료의견을 통해 연구결과의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 측의 주장에 따르면 2018년 논문을 실었던 SSRN의 경우 ‘출판 전 논문’(pre-print)를 탑재하는 대표적인 플랫폼이며 2020년 논문은 워킹페이퍼, 그리고 올해 낸 논문은 게재가 확정된 논문이다. 실제로 각각 연구물은 작성 목적과 특징이 다르다는 게 이 후보자 측의 주장이다. 이들은 “실제로 2019년 노벨상을 수상한 마이클 크래머 시카고대 교수의 논문 역시 15개 버전의 연구물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또 2018년 논문 삭제의 이유는 “2022년 9월 해당 논문의 최종 게재가 확정된 이후 저널 게재 지침에 따라 이전 버전의 연구물을 삭제한 것”이리고 해명했다. 이들은 KDI 워킹페이퍼의 경우 기관의 연구성과물로 삭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