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육과 직업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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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육과 직업교육
  • 김선태 한동대·경제학
  • 승인 2022.09.1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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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쿠스]

대학교육은, 경제학의 관점에서 바라볼 경우, 대학생 개인이 4년여의 시간 및 수업료 부담이라는 상당히 큰 기회비용을 지불하며 받게 되는 중요한 서비스 상품이다. 대학교육은, 초중고 과정의 교육과 달리, 학생이 전공 분야의 전문지식을 심화시키고 향후 직업 활동에 긴밀하게 연결되는 여러 가지 기술(skill)을 익힌다는 점에서, 대학교육의 어떤 것들을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는지 논의하고자 한다. 이러한 직업교육 측면에서의 대학교육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하는 것은 이 글에서는 논외로 하는데, 한 가지 중요한 점은, 그러한 직업교육이 이미 대학교육 수요자인 학생들에게 중요한 요소로서 고려되고 있다는 사실을 대학교육 공급자가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생이 대학교육을 통해 전공 분야의 전문 지식을 심화시키는 점에서 중요한 한 가지는 학생 개인이 어떤 전공을 선택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이다. 학생들은 대학에 지원하는 고등학교 3학년 (혹은 그 이전) 시점에 전공을 선택하거나, 또는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한동대학교와 같은 경우 1학년 교양 과목 이수 이후 대학 1학년 시점에 전공을 선택한다. 학생들은 가족이나 친구, 선배 또는 인터넷을 통해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자기 자신의 자질 및 능력이라는 예산 제약하에서, 노동의 강도와 연봉(가령, 워라밸)을 고려한 선호 체계에 따라 전공을 선택하게 된다.

한 가지 중요한 문제는 그러한 중요한 전공 결정에 필요한 정보가 상당히 제한되어 있다는 것이며, 더 중요하게는 학부모의 개인적 네트워크 등에 따른 학생들 간 정보의 차이가 상당히 크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어떤 분야의 산업 및 직무에 종사하는가 하는, 인적 자원의 최적 배분(optimal allocation) 문제는 그 개인의 행복뿐만 아니라, 생산 활동 투입 요소의 약 60% 이상이 인적 자원이라는 점에서, 한국 경제 전체의 생산성 및 소득 결정에 대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국가 정책 개선 사항으로서, 대학교육의 결과에 대한 자료를 세밀하게 측정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대학생 각 개인의 대학교육 정보 (가령, 전공 그리고 교과 및 비교과 활동), 졸업 이후 경력 (가령, 어떤 산업에서 근무하고 어떤 직무를 수행하는지) 그리고 노동소득에 대한 장기적인 패널 데이터를 구축하여 일반 대중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론, 개인 프라이버시를 존중하기 위하여 필요한 익명 처리가 요구되나, 교육 및 직업에 대한 상세한 자료를 최대한 마련하여 공공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음으로, 직업교육이라는 측면에서 대학교육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전공 이론 지식을 실제 문제 해결에 적용하는 응용 능력 향상 및 그것을 위한 실습 교육 기회 제공이 요구되나, 이에 대한 필수적인 문제는 교원 및 기자재  확충 등에 필요한 재원 마련이다. 한 가지 방안으로서, 학생 개인이 부담하는 대학 수업료를 현재의 수준보다 상당히 (약, 100만원 또는 그 이상으로) 늘리는 것이, 증세에 대한 거부감이 큰 한국의 현실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방안이다. 이에 대한 경제학적 근거는 다음과 같다.

2022년 4월 교육부 발표 자료에 의하면(‘2022년 4월 대학정보공시’), 학생 1인이 부담하는 연간 등록금은 4년제 일반 및 교육대학(194개교)의 경우 약 676만 원, 그리고 전문대학 (133개교)의 경우 약 6백만 원이다. 2022년 8월 교육부 발표 자료에 의하면(‘2022년 8월 대학정보공시’), 2021년 일반 및 교육대학의 학생 1인당 장학금은 연간 333.5만 원 (전문대학의 학생 1인당 장학금은 연간 362.9만 원)이다. 즉, 2021년 기준으로 4년제 일반 대학의 경우, 대학생은 1인당 연간 약 342.5만원(= 676만원 – 333.5만원)을 (전문대학의 경우 그 이하를) 실효적으로 지출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42.5만원, 이 금액은 대학생 1인이 대학교육 서비스를 구매하기 위하여 사적으로 부담하는 연간 지출액이라 할 수 있는데, 이것이 얼마나 큰지 비교하기 위하여, 초중고 사교육비 지출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1년 조사 자료(‘2021년 초중고사교육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중고 전체 학생의 1인당 사교육비는 연간 약 440.4만 원(= 월36.7만 원 x 12개월)이다. 대학교육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초중고 사교육 서비스의 그것보다 더 높거나 같다고 가정할 경우, 대학생은 1인당 연간 약 97.9만 원 또는 그 이상을 현재보다 더 지불할 용의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김선태 한동대·경제학

서울대학교 경제학부를 졸업했으며,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Arizona State University)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거시/국제/금융경제학, 그리고 디지털 기술이 기업 및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문들을 학술지에 게재하였다. 박사 학위 이후 멕시코 ITAM 대학 및 영국 Liverpool  대학에서 조교수로 근무했으며, 2021년부터 한동대학교 경영경제학부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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