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Monkeypox), 또 다른 신종 감염병의 위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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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두창(Monkeypox), 또 다른 신종 감염병의 위기인가?
  • 이현건 기자
  • 승인 2022.07.10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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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포럼]
- 한국과총·의학한림원·과기한림원 공동포럼 개최

 

최근 코로나19에 이어 ‘원숭이두창’이 세계적으로 전파되는 상황이 발생했지만, 방역당국은 원숭이두창으로 인한 공중보건위기 발생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국내 확산 가능성을 고려, 원숭이두창에 대한 검사, 격리, 치료 및 예방접종 등 대응체계 구축에 게을리하지 않는 모습이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이하 ‘과총’),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지난 5일(화) <원숭이두창(Monkeypox), 또 다른 신종 감염병의 위기인가>를 주제로 온라인 공동포럼을 개최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아프리카 풍토병으로 알려진 원숭이두창 감염 확산 소식에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6월 4일 기준으로 원숭이두창은 총 49개 국에서 6,157명이 확진됐는데, 영국이 1,236명, 스페인이 1,196명, 독일 1,054명, 프랑스 498명, 미국 460명, 포르투갈 402명 등이 발생했으며, 아시아권에서는 우리나라 1명, 싱가포르 1명, 대만 1명 등 총 3개국, 3명의 환자가 발생한 상태다.

유럽질병통제예방센터(ECDC)에선 확산 가능성과 영향력을 종합적으로 고려, 원숭이두창에 대해 사람들 사이에서 쉽게 퍼지지 않는다고 평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6월 25일 긴급회의에서 원숭이두창의 확산을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로 지정하지는 않았으며, Global level에서 종합적인 공중보건 위험도는 ‘중간’으로 평가하고 있있다. 

이는 원숭이두창 사례가 기존 endmic 지역인 서부 또는 중앙아시아 지역과 역학적 연관성이 없이 동시에 광범위한 지역/국가에서 보고된 최초의 상황임을 고려했다. 그러나 최근 영국, 스페인, 프랑스 등에서 어린이 감염 사례가 보고되자 WHO는 “임산부와 면역 저하자, 어린이 등 고위험군으로 확산할 수 있어 지속적인 감염이 우려된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코로나19에 비해 감염력은 낮지만, 최근 독일에서 입국한 국민이 원숭이두창에 감염된 사례가 알려지면서 우리 방역당국은 지난달 22일 위기 상황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했다. 

질병관리청에서는 원숭이두창에 대해 국내 추가환자 발생 가능성은 다소 증가했으나 그 외 영향력 등의 요소는 낮기 때문에, 일반인구집단에 대한 종합 위험도는 ‘낮음’으로 평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8일 제2급 감염병 고시를 시행, 원숭이두창을 제2급 감염병으로 분류했으며, 감시체계 구축을 통한 환자의 조기 발견, 신속한 역학조사와 관리 등을 통한 전파방지 및 환자발생 최소화를 목표로 두고 정책을 시행해나가고 있다.

과총과 의학한림원, 과학기술한림원은 원숭이두창에 대한 과학적 정보를 제공하고 방역 대책을 논의하고자 이번 포럼을 마련했다.  

이날 주제발표는 김남중 서울대 의대 교수가 ‘원숭이두창에 대해 알아야할 것’, 홍기호 연세대 의대 교수가 ‘원숭이두창 확진을 위한 진단검사’, 정통령 질병관리청 위기대응 총괄과장이 ‘원숭이두창의 관리 정책 - 공중보건 위기인가?’를 주제로 진행했다. 

이어지는 패널토론에는 이종구 대한민국의학한림원 COVID-19특별위원회 위원장(좌장), 최보율 한양대 의대 교수, 이재갑 한림대 의대 교수, 김태열 헤럴드경제 부장이 참여했다.

 

▶ 질병관리청 정통령 위기대응 총괄과장은 ‘원숭이두창의 관리 정책-공중보건 위기인가’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개인위생 교육ㆍ홍보를 통한 감염예방, 그리고 지자체ㆍ민간의료기관 및 관계기관의 협력체계구축을 통한 지역사회 대응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유입이 됐고, 지역사회에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조기에 확진자를 발견하고 신고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의심환자에 대한 검사는 격리 입원한 시도별 지정입원치료병상 의료기관 또는 최초인지 의료기관에서 검체를 체취하는데, 체취하는 검체는 피부병변액, 피부병변조직, 가피 등”이라며 “시스템을 개발할 때까지 검체시험의뢰서를 작성해 질병관리청, 보건환경연구원으로 검사를 의뢰하고, 이에 대한 결과는 시도비상연락망을 통해 보건소로 통보, 이후 의료기관으로 검사결과를 환류하게 된다”고 전했다.

또 “현재는 질병관리청에만 있는 진단체계를 17개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검사를 할 수 있는 시약을 충분히 생산해서 검사 역량을 늘리도록 할 것”이라며 “확진환자가 발생하면 감염력이 소실될 때까지 입원 격리하고, 대증적인 증상 완화 치료를 진행해나간다”고 설명했다.

예방접종에 대해서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노출 고위험군, 치료병상 의료진, 실험실요원, 확진자 접촉자 등이며, 노출 후 접종시 4일 이내, 최대 14일 이내에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백신 종류는 원숭이두창에도 84% 예방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2세대 또는 3세대 두창 백신으로 2세대 백신은 국내에 비축 중이며, 3세대 백신은 긴급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는 코로나19, 메르스 등을 통해 문제가 지적됐던 정보공개와 위기소통에도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 과장은 “현재 정부가 고려하고 있는 공개범위는 감염병 예방에 필요한 정보에 한해 공개하되, 성명, 성별, 나이, 거주지 주소 등 감염병 예방과 관계없는 정보는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며 “과도한 개인정보 유출은 2차 피해로 확산될 수 있고, 확진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ㆍ차별은 숨은 감염자를 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 낙인을 가급적이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질병관리청 정통령 위기대응 총괄과장은 원숭이두창의 여러 특징과 국내 상황을 고려했을 때 공중보건위기 상황으로 발전될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고 평가했다.

정 과장은 “위기의 개념을 현재 우리에게 고통을 주는 상태로 볼 것인지, 잠재적인 위협이 되는 상태도 위기의 초기 단계로 볼 것인지라는 생각해볼 수 있다”며 “현재 감염병 위기 대응 체계는 관심, 주의, 경계, 심각 4단계인데, 관심이나 주의 등 낮은 단계에서는 현재 큰 고통을 주지 않더라도 앞으로 잠재적 위기로 발전할 수 있는 위협의 개념들을 어느 정도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원숭이두창은 주의 단계에 포함돼 있지만, 그것이 하나의 심각한 공중보건위기로 발전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다만 WHO에서 공중보건위기선언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회의를 소집한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여러 상황을 고려하면서 위기선언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수년 전에 영국 등에서 산발적으로 원숭이두창이 보고됐던 것에 비해서는 굉장히 많은 국가에서 동시에 보고되고 있다. 이는 원숭이두창이 하나의 잠재적 위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좀 더 큰 공중보건위기로 발전하지 않도록 국제적인 협력과 공조체계를 갖추는 것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이재갑 교수는 원숭이두창 확산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의심 환자가 내원한 의료기관에서 신속히 검체를 채취하고, 환자의 경우 능동감시 형태로 자가격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사진출처: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유튜브 화면 캡쳐).

▶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원숭이두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보다 위험성은 낮지만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조기진단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의사환자에 대한 신속한 조기진단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의료현장에선 그렇게 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조기진단을 위해서는 신속한 검체채취가 이뤄져야 하는데 검체를 채취하려면 의사환자로 신고돼야 하고, 신고 시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으로 이송해야 하는 방역지침으로 환자와 의료진들이 부담스러워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해외 유입자 중 발열과 발진 증상이 나타난 환자들이 감염내과나 피부과로 의뢰되고 있다. 대부분은 수두로 진단되지만, 초기 발진으로는 수두인지 원숭이두창인지 감별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환자들의 검체를 채취하려면 의사환자로 신고해야 하는데, 의사환자들은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으로 이송되다 보니 환자와 의료진들이 부담을 느끼게 된다”고 했다.

질병관리청이 지난 20일 배포한 ‘원숭이두창 의료진 안내서’에 따르면 의료기관은 원숭이두창이 의심되는 ‘의사환자’를 24시간 내 관할 보건소로 신고해야 하며, 의사환자는 검체채취와 진단을 위해 시도별로 지정된 입원치료병상에 입원 조치된다.

이에 이 교수는 의사환자가 내원한 의료기관에서 신속히 검체를 채취하고, 환자를 능동감시 형태로 자가격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지금은 의사환자가 많지 않아 현재 체계로 어느 정도 운영이 가능하겠지만, 외국 유입 사례와 국내 발생 환자까지 늘어나면 모든 의사환자를 국가지정 병상으로 옮기는 것에 거부감이 생길 수 있고, 그 과정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따라서 이 교수는 “환자를 본 의료기관에서 일단 검체를 채취하고 환자는 능동감시 형태로 집에서 격리상태를 유지하며 검사 결과를 기다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의사환자 신고 시 검체를 채취하기도 전에 지정 병상으로 이송하도록 돼 있는 이 방침을 수정해야 향후 검사수요가 늘어나는 경우 대비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국민 홍보와 의료진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해외에서 환자와 의료진의 정보 부족으로 진단이 늦어져 집단 감염으로 확산된 사례가 있는 만큼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외국 사례를 보면 본인의 증상에 대해 애매하게 생각하고, 의료진도 병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모르다보니 진단이 늦어져서 집단 감염이 확인되는 경우가 여러 번 보고됐다”며 “환자의 증상에 대한 대국민 교육과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진들도 초기 발진을 보고 원숭이두창을 의심하지 못해 놓친 사례가 많다"며 "의료진 대상으로 어떻게 원숭이두창을 진단할 것인지, 어떻게 환자를 확인할 것인지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야 집단 감염을 막을 수 있다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신속한 진단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국민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지역사회 대응능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 정통령 과장은 “조기에 원숭이두창 확진자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의료기관에서 신속히 환자를 관찰할 수 있는지, 국민들이 유사한 증상을 발견했을 때 원숭이두창의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는지가 조기발견에 중요하다. 적극적인 정보공유와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과장은 “향후 전국 17개 시도에 위치한 보건환경연구원으로 진단검사 시행기관을 확대할 예정"이라면서 "조기에 충분한 검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검사역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과총은 “원숭이두창은 감염되더라도 대부분 증상이 미약하고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고위험군에 치명적일 수 있고, 추후 지속적인 유입 혹은 유행이 예측되는 만큼 선제적 대응이 중요하다. 이번 포럼을 통해 원숭이두창의 확산 현황과 위험성을 면밀히 살피고 효과적인 방역 대책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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