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깃만 스쳐도, 바람만 불어도 충전되는 스마트폰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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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깃만 스쳐도, 바람만 불어도 충전되는 스마트폰 나올까
  • 임병태 기자
  • 승인 2020.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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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성과] 조성범 박사(한국세라믹기술원), 방창현 교수(성균관대) 연구팀 성과, 〈Advanced Materials〉에 표지논문으로 게재

- 머리카락을 닮은 나노구조물 이용
- 다양한 방향의 움직임에서 에너지 수확하는 마찰전기 에너지소자 디자인

사물인터넷, 웨어러블 헬스케어 등 다양한 저전력 전자기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태양광이나 진동, 열, 바람 등 일상에서 버려지는 자투리 에너지를 수확하여 전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체열로 충전되는 스마트워치, 운행 중인 차량의 진동을 이용한 스마트폰 충전, 보행 시 지면에 가해지는 압력으로 충전되는 가로등 등.

▲ 마찰전기 에너지소자를 디자인한 조성범 박사, 방창현 교수, 제1저자 천성우 박사
▲ 마찰전기 에너지소자를 디자인한 조성범 박사, 방창현 교수, 제1저자 천성우 박사

그렇다면 주머니 안에서의 옷감과의 스침이나 바람에의 노출에 따른 마찰전기로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 있을까?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조성범 박사(한국세라믹기술원), 방창현 교수(성균관대학교) 연구팀이 머리카락을 닮은 나노구조물을 이용해 마찰전기 에너지 수확의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소자를 디자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인체에 부착하거나 삽입하는 초소형 전자기기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성능향상과는 별개로 배터리를 통한 지속적인 전원공급에는 어려움이 있다. 손톱보다도 작은 초소형기기의 배터리를 매번 충전하거나 교환해주는 일은 매우 불편하며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기 때문이다. 최근 물체의 접촉에서 생기는 마찰전기를 이용하는 나노발전기가 전원공급에 대한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두 물체의 접촉에서 생기는 마찰전기를 활용하는 기술은 압전체 등의 다른 나노발전기 방법들에 비해 접근성이 좋고 효율이 높아 초소형 사물인터넷기기나 웨어러블 소자 등의 전원공급원으로서 응용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은 두 물체의 접촉이 수반되어야하기 때문에, 접촉을 유도할 수 있는 특정방향(접촉면의 수직방향)의 움직임에만 반응하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수직방향 움직임 이외 수평형, 회전형 등 다양한 움직임에 반응할 수 있는 마찰전기 접촉소자가 제안되기도 하였으나, 다른 방향의 움직임에서 에너지를 수확하기 위해서는 정작 가장 영향력이 큰 수직형 움직임을 포기해야하는 한계점이 있었다.

▲ 머리카락 구조를 캐패시터 층 위에 얹은 마찰전기 에너지 수확 소자 개요도일반적인 마찰전기 에너지수확소자는 두 개의 ITO 전극판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 제작한 소자는 IoT 전극 위에 PET, PTFE, PUA 등의 소재를 이용해 머리카락과 비슷한 마이크로 구조체를 올린 소자를 제작하였다.제공 : 한국세라믹기술원 조성범 선임연구원
▲ 머리카락 구조를 캐패시터 층 위에 얹은 마찰전기 에너지 수확 소자 개요도일반적인 마찰전기 에너지수확소자는 두 개의 ITO 전극판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 제작한 소자는 IoT 전극 위에 PET, PTFE, PUA 등의 소재를 이용해 머리카락과 비슷한 마이크로 구조체를 올린 소자를 제작하였다.제공 : 한국세라믹기술원 조성범 선임연구원

이에 연구팀은 기존 소자구조를 변경하는 대신 모든 방향의 움직임을 수직 방향으로 바꿔주는 머리카락 모양의 나노구조물을 기존 마찰전기 소자 위에 부착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머리카락 모양의 작은 구조물이 마치 기차 선로전환기 역할을 해 버려지는 것 없이 모든 방향의 움직임으로부터 에너지를 수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수평 방향으로 일정한 움직임이 가해지면 이 머리카락 구조체의 응력 구조 특성상 수직 방향의 진동으로 바뀌고, 결국 두 접촉면의 마찰전기를 유도해 에너지를 만들어 내게 된다.

실제 이렇게 만든 소자를 옷감에 부착한 결과 지폐를 팽팽하게 편 것의 1/5의 힘에 불과한 0.2파스칼(Pa) 이하의 아주 적은 수평 방향 압력에도 반응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심지어 옷깃이 흔들릴 정도의 아주 작은 작은 바람에도 마찰 전기를 유도할 정도로 에너지 수확효율이 향상되었다. 나아가 시뮬레이션을 통해 머리카락 모양 구조의 비밀도 알아냈다. 머리카락 모양의 구조체에 형성되는 반복적인 응력분포의 집중/분산 때문에 수평방향의 힘을 수직방향으로 변환시키는 것이다.

▲ 머리카락 구조 마찰전기 에너지 수확 소자의 작동원리.  제공 : 한국세라믹기술원 조성범 선임연구원
▲ 머리카락 구조 마찰전기 에너지 수확 소자의 작동원리. 제공 : 한국세라믹기술원 조성범 선임연구원

한편 직접적인 접촉뿐만 아니라 바람과 같은 유체의 비접촉성 움직임에도 머리카락 구조 사이에서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수직방향의 진동으로 지속적인 마찰전기를 유도하여 에너지를 발생시킨다는 것을 알아냈다.

조성범 박사·방창현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 성과는 초소형 IoT 기기, 생체삽입형 소자의 전원공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함으로써 이 같은 기기의 상용화를 앞당기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이공분야 기초 연구사업(기본연구)의 지원을 통해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2월 13일 표지논문으로 게재되었다.

▲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 (Advanced Materials) 2월호 표지.  제공 : 한국세라믹기술원 조성범 선임연구원
▲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 (Advanced Materials) 2월호 표지. 제공 : 한국세라믹기술원 조성범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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