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사회학…사회 안의 조직과 조직 안의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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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사회학…사회 안의 조직과 조직 안의 사회
  • 한준 연세대·사회학
  • 승인 2022.05.01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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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말하다_ 『사회 안의 조직, 조직 안의 사회』 (한준 지음, 다산출판사, 372쪽, 2022. 02)

 

“사회 안의 조직, 조직 안의 사회”는 사회학의 이론적 시각과 경험적 연구를 통해 한국 사회의 조직을 살펴보고 소개한 조직사회학 입문서이다. 저자는 조직 연구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조직 연구의 대표적 이론가와 연구자들의 강의와 세미나를 들으며 “일본 은행의 진화”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간 조직사회학에 대한 입문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많지는 않지만 몇 권의 입문서가 있다. 외국 입문서를 번역한 것도 있고, 새로 쓴 것들도 있다. 이미 조직사회학 입문서들이 있음에도 새롭게 이 책을 쓴 중요한 이유는 기존 입문서들을 교재로 삼아 강의하면서 느낀 아쉬움들 때문이다. 사회학적 시각과 연구가 조직에 대한 연구에 기여할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 저자는 대학교에서 학부생 및 대학원생들에게 조직에 대한 강의를 하며 이 질문을 스스로 계속 제기했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스스로 제기한 질문들에 대한 연구자 및 교육자로서의 대답인 셈이다. 

이 책에서 학생들에게 사회학적으로 조직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시각들을 다루면서 저자가 강조하고자 했던 것은 사회학에서 조직은 사회를 구성하는 행위자인 동시에, 인간 행위자들이 들어가서 활동하는 무대라는 점이다. 이 책의 제목이 『사회 안의 조직, 조직 안의 사회』인 이유이다. 그런데 기존 입문서들에서는 조직 안의 사회는 많이 다루는 반면, 사회 안의 조직에 대해서는 잘 다루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두 측면을 함께 볼 수 있어야 조직에 대한 종합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출 수 있다. 이 책은 사회 안의 조직과 조직 안의 사회를 함께 연결하여 설명하였다.

먼저 “사회 안의 조직”은 거시적으로 시장경제, 민주적 거버넌스, 시민사회와 비영리 등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조직들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운영되며, 서로 협력과 경쟁의 과정 속에서 집단적 삶을 이루는가를 다룬다. 조직 연구는 사회과학의 학제적 연구가 활발한 대표적인 분야이다. 경제적 편익과 비용을 따져서 조직의 필요성과 구조적 의사결정을 다루는 경제학적 관점, 상호의존적 주체들의 주도권 경쟁 속에서 파벌과 집단의 형성을 다루는 정치학적 관점, 조직의 형성과 운영, 협력과 경쟁, 갈등 속에서 권리와 의무, 책임이 엇갈리는 과정을 다루는 법학 등의 이론과 경험적 연구결과들이 사회학 관점과 어울려 다양한 분야에서 조직들의 특성과 쟁점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조직 안의 사회”는 이보다 미시적 혹은 중위적으로 시각을 옮겨 개별 조직 안에서 일어나는 사회적 관계와 상호작용을 중심적으로 다룬다. 역시 사회과학의 다양한 분야들이 도움이 된다. 조직 안에서 업무적으로, 감정적으로, 또한 전략적으로 이루어지는 상호작용을 다루는 심리학적 관점과 문화적 의미 형성과 상호이해에 중점을 둔 문화인류학적 관점, 그리고 응용 분야로 민간 기업을 중심으로 한 경영학과 공공 기관을 다루는 행정학 등의 문제와 해결책들이 조직 내부에서의 사회적 과정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간 출간된 조직사회학 입문서들은 대부분 조직사회학의 다양한 이론적 시각들을 설명하는 데 중점을 둬 조직 현실에 대한 소개는 그다지 많지 않다. 더욱이 한국의 조직 현실을 보여주는 내용은 매우 적다. 이 책에서는 이론적 내용의 소개와 함께 한국의 조직 현실을 통계자료와 사례들을 통해 보여주고자 노력했다. 또한 기존 입문서들은 조직 연구에서 어느 정도 확립된 주제별로 내용을 구성한 경우가 많은데 최근 조직 연구들은 이들 주제를 넘나들며 이루어지고 있다. 기술발전과 현실 조직의 변화 때문에 주제들의 현실 적합성이 떨어지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조직에서의 소통이다. 디지털 정보기술 발전과 활용은 조직 소통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지만 많은 조직 입문서에서는 이러한 변화들이 반영되지 못한 경우가 많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엄청난 사회경제적 변화가 조직 세계에 가져온 혹은 가져올 변화의 물결을 본격적으로 다루는 연구서는 아니지만 이 책은 최소한 대학에서 조직에 대한 강의에서 학생들이 배워야 할 최근 변화의 방향과 흐름을 다루고자 했다. 


한준 연세대·사회학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스탠포드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조직사회학과 함께 예술사회학, 삶의 질에 대해 연구·강의하고 있다. 한국사회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 『신뢰: 한국사회의 제도에 대한 신뢰』, 『플랫폼 사회가 온다』(공저), 『커넥트 파워』(공저), 『4차 산업혁명, 일과 경영을 바꾸다』(공저) 등이 있으며, “20-30 대 청년세대의 결혼・출산 가치관의 잠재유형과 한국사회 인식 및 개인적 미래 전망의 관련성”(공저), “사회적기업 종사자의 이직/잔류 의도에 제도적 요인이 미치는 영향”(공저), “플랫폼 노동, 막다른 골목인가, 새로운 기회인가?”, “평가 지표는 대학의 연구와 교육을 어떻게 바꾸는가: 사회학을 중심으로”(공저)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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