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대결구도, 한국의 다차원적 외교전략으로 극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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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대결구도, 한국의 다차원적 외교전략으로 극복해야”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2.03.0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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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경기연구원, 〈2022 패권유지와 추격의 동아시아 대결구도〉
- 한국의 다자외교와 독자외교를 통한 동아시아 공동번영체제 모색
- 미국 자유주의와 중국 권위주의의 대결
-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전략’의 일본과 ‘강한 국가주의 체제’의 러시아도 국제체제 대결구도 내에서 충돌
- 한국, ‘다자외교’를 통한 절대적 이익 프레임으로의 전환과 장기적으로 ‘독자외교’를 통한 한반도 비핵화를 모색하는 외교전략 수립 필요

 

동아시아 국제관계에서 한국이 진영외교를 벗어나 다자외교를 통해 절대적 국익을 모색하고, 장기적으로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적극적・주도적 역할을 하는 독자외교를 실시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기연구원은 ‘2022 패권유지와 추격의 동아시아 대결구도’ 보고서(작성자: 이성우 연구위원 ) 발간을 통해 2022년 미・중 대결 구도를 경제・기술 분야에서 경쟁이 핵심을 이루는 ‘신냉전체제’로 규정하고 그에 대한 한국의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2022년 미⋅중 대결 구도는 이념에 기초한 군사적 대결의 미⋅소 ‘냉전체제’와 달리 군사적 대결과 함께 경제⋅기술 분야에서의 경쟁이 핵심을 이루는 ‘신냉전체제’로 규정할 수 있다. 자유주의와 권위주의가 대결하는 국제관계 상황 속에서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는 패권 경쟁에서 중국을 압도하기 위해 민주주의 연합을 통한 군사동맹과 국제사회의 지지에 기초하여 중국에 대한 전방위적인 봉쇄전략을 넘어 군사뿐만 아니라 경제, 기술, 무역 등 전 분야에서 변화를 압박하는 롤백 (rollback) 전략을 통해 글로벌 가치연대의 재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중국의 시진핑 정부는 장기 집권을 위한 당내 결속과 여론 지지 확보에 중점을 두고, 미국의 민주주의 가치에 대응하고 있다. 권위주의 국가들에 기술협력을 제공하고 협력관계를 강화해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에 대응하기 위한 세력 결집에 나선 상황이다.

또한 미국의 전방위적 압박과 헝다그룹 파산 위기와 같은 경제위기에 직면한 시진핑 정부는 국가 비전인 ‘중국몽(中国梦)’의 구체화를 통한 3기 집권의 안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국내적으로 공동부유론으로 민심을 달래고 대외적으로 ‘상호존중’, ‘평화공존’, ‘협력 공영’의 원칙을 내세워 국내 산업기반 확충, 일대일로 추진, 홍콩⋅신장⋅대만에 대한 외부 간섭 배제와 같은 핵심 이익의 관철을 추진하고 있다.

새로 출범한 일본의 기시다 정권은 공개적으로 미국 편승 전략을 통해 중국을 압박하면서 전략적 이익을 확보하려고 하고,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의 대통령선거와 같은 정치 일정을 고려해 완만한 접근을 추진하고 있다. 기시다 내각은 심화하는 미・중 대결에서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중국을 견제하며,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전략’의 지속적인 전개를 일본의 국익에 최선의 전략으로 판단하고 동아시아 전역에서의 역할 확대를 외교 최고목표로 설정했다. 또한 한반도 문제에 대해 아베 정권의 정책을 계승해 보수적 입장에서 한국 대선 이후 한일관계의 새로운 질서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한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안보위기 상황에서도 극동 러시아의 발전을 위해 한반도 평화협력을 통한 경제협력과 안보이익을 위하여 한반도에서 남⋅북한과 협력을 동시에 모색하고 있다.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이 약속한 ‘강한 러시아 건설’이 글로벌 패러다임 변화의 시대에서 ‘강한 국가주의’ 체제로 변질하며, 미국과 서구의 제재에 맞서 국내 여론의 단합과 국가를 강조하고 있다. 유럽과 달리 동아시아에서는 한반도의 남북협력이 극동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남・북・러 3자 협력에 관심을 두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동아시아 국제관계의 핵심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통한 평화협력체 제를 출발점으로 하며, 궁극적으로 경제적 번영을 공유하는 공동번영체제의 정착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장애물이 존재한다. 첫째, 안보 측면에서 한국 정부의 종전선언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비핵화 원칙론에 대하여 식량⋅에너지⋅생필품 부족을 겪고 있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통한 협상력 강화를 노리고 있다. 둘째, 경제 측면에서 중국의 제조업 부진, 중국발 인플레이션과 자산시장 붕괴위험이 코로나19 이후 경제 정상화 과정에 세계적 차원의 위협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보고서는 위와 같은 상황 속에서 한국이 친미와 친중이라는 주어진 선택지에서 벗어나 다자협력을 통한 선택지 확장을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자외교는 중견국인 한국의 협력관계 다변화를 가능하게 하며, 협력 의제의 다양화와 협력 조합의 확대는 상대적 국익보다 절대적 국익을 위한 대응 방안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자외교를 통한 국익 확대를 바탕으로 장기적으로 한반도 비핵화의 주도적 해결을 위한 한국의 독자외교 추진이 필요할 전망이다. 한국은 현재 교착상태인 남북관계를 돌파하기 위한 방안으로 유엔 제재를 우회하는 남북협력 의제를 선정하고, 지방정부를 활용하는 남북교류협력의 새로운 접근을 고려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와 같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우리 정부의 주도적 역할을 독자외교의 첫걸음이라고 규정했다.

이성우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한반도를 둘러싼 동아시아 국제관계의 핵심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통한 평화협력체제를 출발점으로 궁극적으로 경제적 번영을 공유하는 공동번영체제의 정착”이라며 “한국 외교는 2022년부터 진영외교로 안보 이익을 확보하는 기존 외교정책과 함께 다자외교로 상대적 이익의 프레임을 절대적 이익의 프레임으로 전환하고, 장기적으로 강화된 국력을 활용해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추진하는 독자외교의 출발점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필자: 이성우 경기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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