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김대중도서관, 유엔 가입 30주년 기념 김대중 대통령 구술 동영상 자료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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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김대중도서관, 유엔 가입 30주년 기념 김대중 대통령 구술 동영상 자료 공개
  • 이현건 기자
  • 승인 2021.09.21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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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태우 정부의 대북·외교 정책에 대한 긍정적 평가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관장 한석희)은 역사적인 유엔 가입 30주년(1991년 9월 17일)을 맞이해 노태우 정부의 대북‧외교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김대중 대통령의 구술 동영상 자료를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한 자료는 2007년 김대중 대통령의 구술 동영상 자료 2개로, 노태우 정부 통일 정책에 관한 김대중의 평가(3분 19초), 노태우 정부 외교 정책에 관한 김대중의 평가(1분 37초)를 담고 있다.

1991년 9월 17일 46차 유엔총회에서 남북한의 유엔 가입이 승인됐다. 그 이전에 한국 정부는 한반도에서의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논리를 내세워 유엔 가입을 신청했지만 소련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북한은 유엔 단독 가입을 분단 고착화라는 논리로 반대했는데 소련이 북한의 이와 같은 입장을 지지했기 때문이다. 냉전 시기에는 이와 같은 상황이 이어졌지만, 미소 냉전이 종식되면서 한반도에도 새로운 변화의 돌파구가 마련됐다. 당시 노태우 정부는 이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북방 정책으로 불린 노태우 정부의 대북 정책, 외교 정책은 1988년 7.7선언과 1989년 9월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 등으로 구체화됐다. 남북고위급회담이 지속적으로 개최됐고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1991년 9월 17일), 남북기본합의서 합의(1991년 12월 13일),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1991년 12월 31일) 등의 역사적 성과가 이뤄졌다. 이때는 김대중 대통령이 야당 총재로 활동하던 시기였다. 노태우 정부는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 등을 만들 때 1970년대부터 3단계 통일론을 제시했던 김대중 총재의 구상도 상당히 반영하는 등 기존 정부와 다른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를 통해 김대중 정부가 노태우 정부의 대북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공개 자료에는 김대중 정부의 대북·외교·안보 정책을 주도한 김대중 대통령과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의 증언 내용이 담겨 있다. 여기서 두 인물은 모두 노태우 정부의 대북·외교 정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역사적 의미가 큰 노태우 정부의 대북·외교 정책(소위 북방 정책)이 저평가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김대중 정부 주요 인사들의 위와 같은 평가는 의미가 크다. 

또한 현재 정치권에 주는 의미가 있다. 현재 정치권 내 적대적 대립이 심화되면서 상대의 역사적 기여와 장점을 인정하지 않는 문화가 팽배한 가운데, 다른 정파에 속한 전직 대통령의 역사적 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김대중의 모습에는 배울 점이 있다. 더군다나 노태우는 신군부 출신으로 김대중과는 악연이 매우 깊은 인물이었다. 그럼에도 김대중이 노태우 정부의 역사적 공헌 자체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인정하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1989년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만들 때 김대중의 3단계 통일론의 내용을 수용한 당시 노태우 정부의 태도도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공개 자료는 노태우 정부 대북·외교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이해에도 도움이 된다. 노태우 정부는 대중적으로 인기가 낮고 정치적 인맥 재생산도 이뤄지지 못해 전반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학문적인 영역에도 영향을 줘서 많은 부분들이 제대로 연구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할 때 이 사료의 학문적·역사적 가치는 크다. 이 자료에는 노태우 정부 시기 통일원(통일부의 그 당시 명칭) 차관을 역임한 임동원의 노태우 정부 북방 정책 추진 과정에 대한 몇 가지 중요한 증언이 담겨 있으며, 그런 면에서 이 자료는 역사적 가치가 있다.


* 동영상 자료

1. 노태우 정부 통일정책에 대한 김대중의 평가
https://drive.google.com/file/d/1eQxODIjuPPvDBON-s97YoAh4rQ_mC_VB/view

2. 노태우 정부 외교정책에 대한 김대중의 평가
https://drive.google.com/file/d/1BQk2oTV3BZGtZFFdQlD_taLIeghSOIZx/view


* 녹취문

(1) 공개사료 1: 노태우 정부 통일정책에 관한 평가

- 2007년 4월 24일 진행,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배석

임동원 :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이 나옵니다. 우리 정부의 안으로. 이것을 만들 때 각 정당 통일단체의 의견을 수렴해서 국회에서 청문회도 몇 번 거쳐가지고 만드는데. 노태우 대통령 시절입니다. 그때 김 대통령께서 무슨 당이죠? 야당의 안을 제시한 거예요. 그러면서 그 팸플릿 나온 게 있는데. 그때 이미 91년에 나온 이런 아이디어들이 거기에 밝혀지고 그 다음에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의 핵심을 이룬 것이 김 대통령님의 방안이었어요. 그렇게 연결되는데 그걸 한 번. 그 맞죠? 그렇게. 그러니까 88, 89년의 상황 그리고 90년의…….

질문 : 민족공동체 통일방안 속에 대통령님의 의견이 많이 들어 있는 거지요?

임동원 : 그렇죠. 그걸 수용을 한 거죠. 거의 그대로 수용을 한 거에요. 조금 모디파이(Modify) 한 것뿐이지. 그 때 이홍구씨가 통일원 장관을 하면서 추진을 했어요.

김대중 : 이홍구씨가 그 때 내 안에 대해서 긍정적인 얘기했어요. 

임동원 : 그래서 국회에서도 발언을 했어요. 김대중 총재님이 제시한 이 안을 토대로 해서 이걸 발전시켰다 하는 비슷한 얘기를 한 것이 있어요.  

김대중 : 그것 아주 중요한 점이에요. 

질문 : 네. 알겠습니다. 

임동원 : 저는 노태우 대통령 자신도 뭐 그런 생각이 계셨겠지만은 외교안보수석비서관 김종휘 박사 있잖아요? 김종휘. 그 사람이 모든 걸 주도했습니다. 이 통일분야. 그리고 이홍구 통일원 장관 그리고 서 무슨 안기부장, 서동권 안기부장이 그 분이 조금 전향적인 사고를 했어요. 이 세 사람이, 그 다음에 박철언씨, 이 네 사람이 그 당시에 정부 측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서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이며 남북고위급 회담 총리급 회담이며 하는 것 뒤에서 많은 역할을 한 분들이죠. 그 때 김 대통령님이 평소에 주장해 오시던 것이 많이 반영이 되는 거요. 세상이 변했거든요. 국제냉전이 끝나는 것이 90년이니까, 90년 전부터 동구권에서 하나씩 무너지기 시작한 이런 상황. 이런 상황을 배경으로 해서 노태우 대통령 정부가 전향적으로 나가는데 그것은 이미 김 대통령께서 그 전부터 주장하시던 것들이라 이거요. 이렇게 연관시켜서 봐야 맞을 거예요. 

질문 : 네. 알겠습니다. 

임동원 : 노태우 대통령은 그 참모들의 의견에 반대하지 않고 계속 따라가신 분이라고 저는 그렇게 봅니다. 저도 같이 참여를 했습니다만은. 

김대중 : 좌우간 노태우 대통령이 통일문제에 대해서 그러한 자세 취한 거나 또 소련이나 중국하고 국교한 것 그런 것은 아주 평가받을 일이라고……. 

임동원 : 그건 대단한 겁니다. 그 당시로서는. 그건 높이 평가해야 합니다. 

 

(2) 공개사료 2: 노태우 정부 외교 정책에 관한 평가

- 2007년 5월 1일 진행,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배석

임동원 : 7.7 선언은 사실상 역사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난 갖고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데 그 때 당시에 어떻게 국내정치적 상황과 맞물려서 이해되는가 하는 것은 별 문제로 치고 처음으로 우리 정부가 공산권에 대해서 문호를 개방을 하기 시작하고 사회주의국가들과 북한뿐만 아니라 그 다음은 남북 간의 방문, 교류협력을 공식적으로 허용한 선언이거든요? 여기서부터 대북포용정책이 시작되는 계기가 되죠. 그 이전 거는 별로지만. 그래서 사실상 대단히 중요한 선언으로 역사적으로 평가가 된다고 봅니다. 

김대중 : 그래서 7.7 선언은 이때까지 북한에 대해서 거부 일변도로 하고 북한과 어떠한 교류 접촉도 용납하지 않던 때인데 이제 그 길을 크게 텄던 거죠. 텃다고 봐야 하고. 또 그와 관련해서 중국, 소련하고 국교한 것 이것은 아주 역사적인 일이고 획기적인 일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런 문제에 있어서 노태우 대통령의 업적을 취한다면 그 세 가지를 취할 수 있다. 그렇게 한 일의 업적의 가치는 무시할 수 없어요.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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