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70주년, 그 역사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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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70주년, 그 역사와 과제는?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1.08.16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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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회의]_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70주년 국제학술회의
- 동북아역사재단,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70주년 국제학술회의 한․미․일 전문가 모여
- 한·미·일 전문가 모여 동아시아 평화공동체의 과제를 논하다

 

동북아역사재단은 12일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70년의 역사와 과제’를 주제로 재단 대회의실 및 온라인으로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하였다. [사진=동북아역사재단]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1951년 연합국과 일본이 체결한 평화조약인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이 올해로 70주년을 맞았다. 이 조약에서 일본이 한반도에 관한 모든 권리를 포기했으나, 냉전체제 하에서 일본을 교두보로 삼고자 하는 국면 속에서 독도 등 많은 문제를 남겼다.

동북아역사재단(이사장 이영호)은 8월 12일(목)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70년의 역사와 과제’를 주제로 재단 대회의실 및 온라인으로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했다. 76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개최된 이번 국제학술회의는 한국과 미국, 일본 전문가들이 1951년 체결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70년의 역사와 그로부터 파생된 현안문제를 비롯해 동아시아 평화공동체를 향한 과제를 세계사적 관점에서 조명했다.

이영호 재단 이사장의 개회사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축사에 이어 시작된 학술회의는 총 6편의 주제발표와 지정토론 및 종합토론으로 진행됐다. 
    

제1세션은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70주년과 역사적 의미의 재조명’이란 주제로 최승환 경희대 로스쿨 교수의 사회 하에 ▲알렉시스 더든 코네티컷대학교 교수의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의 유산을 둘러싼 논란’ ▲요시자와 후미토시 니카다 국제정보대학교 교수의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과 ‘전후 한일관계’의 원점’▲도시환 동북아역사재단 책임연구위원의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과 한일 역사현안의 국제법적 검토’ 등 총 3편의 주제발표가 있었다.

알렉시스 더든 코네티컷대 교수는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서 모호하게 처리된 일본의 영토와 관련하여 일본이 주장하는 ‘고유영토론’은 제국주의 문제와의 관련성을 배제하기 위해 동북아지역을 포괄하려는 영토정책의 산물이지만, 역사적인 측면에서 일본사(日本史)를 부정할 뿐만 아니라, 독도와 동중국해에 결부된 논리에서도 상충되어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1951년 9월 8일 딘 애치슨 미 국무장관이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 서명하고 있다. ⓒ미 국무부

요시자와 후미토시(吉澤文壽) 니가타 국제정보대 교수는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을 기초로 서브시스템으로 확립한 1965년 체제는 냉전 논리가 심어진 식민주의 체제라는 점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탈냉전 프로세스와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2018년 10월 30일 한국 대법원 판결은 식민지 지배의 합법화를 차단하여 1965년 체제를 질적으로 전환하는 임팩트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시환 재단 책임연구위원은 일본이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 역행하는 ‘전후 체제로부터의 탈각’과 ‘역사수정주의’ 정책기조 하에 ‘식민지배합법론’과 ‘한일협정완결론’의 역사왜곡 프레임으로, 일본군‘위안부 피해 등 인권문제 뿐만 아니라 한국의 영토주권을 침탈하는 ‘독도영유권’까지 주장하고 있는 점에서, 조약 전문에 명시된 ‘유엔헌장 원칙 준수’와 ‘세계인권선언의 실현’에 입각한 영토주권과 피해자중심주의에 따른 일본의 국제법적 책무를 규명했다.

제1세션의 지정토론에는 이병택 재단 연구위원, 유하영 재단 연구위원, 김동욱 해양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이 나섰다.
  
제2세션은 김재한 한림대 교수의 사회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70주년과 동북아 평화공동체의 과제”를 주제로 하여 ▲하라 키미에 워털루대 교수의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과 동아시아 영토계쟁의 기원’ ▲이성환 계명대 교수의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과 동북아 역토갈등의 해법’ ▲아베코기 메이지 카쿠인대학교 교수의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과 평화 커뮤니티의 과제: 일본의 관점에서’ 등 총 3편의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하라 키미에(原貴美恵) 워털루대 교수는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은 동아시아 지역에 있어서 미국의 압도적 영향력을 보장하고, 일본에 경제적 번영을 가져다주었던 반면, 대일 영토 처리에서 파생된 동아시아 영토문제는 샌프란시스코 체제의 구조적 지속성을 뒷받침해 온 지역 갈등으로서 ‘포스트 냉전’ 이후에도 대립구조가 붕괴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1975년 헬싱키선언 등 갈등해결 모델의 동아시아 지역에 대한 응용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이성환 계명대 교수는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을 기반으로 한 동아시아의 영토문제 해결 방안과 관련하여 첫째, 센카쿠 문제는 일본의 침략주의와 자원 관련 주장의 문제점과 대비하여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미흡한 측면에서 타협 가능성, 둘째 쿠릴열도 문제는 소련의 대일전 참전과 1956년의 일소공동선언 이전 합의 등 고려 필요성, 셋째 독도 관련 울릉도쟁계합의 및 태정관지령의 연장선상에서 일본의 독도 편입은 성립 불가하며, 러스크서한의 내용도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점에서, 독도는 한국의 영토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베 코기(阿部浩己) 메이지 가쿠인대 교수는 향후 과제와 관련하여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이 전제로 하고 있던 고전적인 평화가 아니라, 탈폭력을 희구하는 현재적인 평화의 관점에 입각하여, 동아시아 지역에 진정한 평화공동체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존엄에 근거하는 질서의 구축과 식민주의라는 구조적 폭력과의 대치 및 그 극복이 필수적인 과제라는 점에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이나 한일청구권협정 등이 남겨둔 부정의에 대해 일본은 진지하게 마주 앉을 책무가 있음을 강조했다.

제2세션 지정토론에는 정병준 이화여대 교수, 홍성근 재단 연구위원, 강병근 고려대 교수가 나섰다. 제3세션은 정영미 독도연구소 소장의 사회로 발표 및 토론 패널 전원이 참여하는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이번 국제학술회의는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70년의 역사와 과제에 대해 한국·미국·일본·캐나다에서 참여하는 이 분야 대표적인 전문가들로 패널이 구성되었을 뿐만 아니라 역사학, 국제법, 국제정치 등 다양한 시각의 학제적 연구로 동아시아 평화공동체 구축을 위한 다각적이고 심층적인 조명이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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