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무니없이 비싼 해외 논문 구독료…국부 유출과 지식사유화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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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무니없이 비싼 해외 논문 구독료…국부 유출과 지식사유화 심각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1.03.21 1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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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 “2021년 엘스비어(사이언스 다이렉트) 구독에만 27억원”
- 지식공유연대, ‘오픈액세스 운동과 학술지식의 공공성 회복’ 적극 추진

지난 2월 16일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장 김명환 교수가 전체 서울대 구성원과 연구자들에게 엘스비어 등 거대 학술지 출판사들이 독점하는 전자자료 구독료를 대학 재정으로 감당하기 어렵다고 토로하는 이메일 서신을 보내 오랫동안 한국 학계의 고질적인 문제가 되어온 상용 전자저널 구독 위기 문제를 일깨웠다. 

김 관장은 해당 메일에서 서울대는 “전자자료 구독을 유지하기 위해 매년 3~9% 정도로 인상되는 구독료와 환율 차이로 인한 손해액 등으로 누적 적자가 2020년까지 21억2천만 원에 이르렀다”며 “누적 적자 외에도 2021년 엘스비어(사이언스 다이렉트) 전자자료 구독만을 위해 27억 원을 지불해야 했는데 중앙도서관 전체 전자자료 예산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고 털어놨다. 2016년 구독료가 21억 원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엄청나게 빨리 오른 것이다. 매년 1억 원씩 인상하고 있는 셈이다. 감당이 안 되는 사정은 다른 대학들도 비슷한데, 이런 상황에서 덩달아 국내 상용 DB 업체들도 구독료 인상에 나서고 있다. 

이렇게 거액의 국민 세금이 드는데 해외 거대 논문 DB 회사는 약탈적 학술지 끼워팔기, 묶음판매 등의 횡포도 부렸다. 김 관장은 “해외 주요 대학의 도서관들이 거대 학술지 출판사들에 맞서 보이콧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서울대도 국내 다른 대학과 연대해 보이콧에 앞장서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는 올해 초 예산 부족을 이유로 의약학 분야 저널인 포틀랜드 프레스저널과 조선일보 아카이브 등 16개 전자자료에 대한 구독을 중단했다.

김 관장은 대학의 관련 예산 증액과 협상 능력 제고라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며,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학술지식과 대학의 공공성을 지키기 위해서 오픈액세스(OA) 중심의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과 이를 위한 연구자들의 이해와 협력을 호소했다. 

과학연구 정보 데이터베이스인 ‘웹 오브 사이언스’에 게재되는 논문의 절반이 세계적으로 가장 규모가 큰 엘스비어와 스프링어, 와일리 세 곳을 통해 출판된다. 그러나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이용 금액이 비싸다는 게 문제로 지적돼왔다. 김 관장은 외국 사례를 소개하며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공개접근(Open Access) 출판 운동을 대안으로 조심스레 제기했다.

17세기 근대 과학혁명 이후, 과학계의 새로운 과학적 지식은 주로 학술 저널을 통해 검증·공유되어 왔다. 이를 위해 연구자는 자신의 연구논문의 지적재산권을 학술 저널에 양도했다. 대신, 학술 저널은 검증 비용과 게재 후 출판·배포에 대한 모든 비용을 부담해 왔으며, 출판·배포 이후 발생하는 구독료 수익을 모두 가져가는 방식으로 학술논문의 학술지 게재와 학술출판 유통의 메커니즘이 발전되어 왔다. 

그러나 학술출판 산업이 소수의 출판사에 집중되기 시작하면서 학술출판물에 대한 구독료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구성원의 학술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학술출판물에 대한 제공 의무가 있는 대학교, 공공도서관은 매해 점점 막대한 구독료를 지불하게 되었으며, 대학교와 공공도서관을 통한 이용이 어려운 그 외 일반 대중은 높은 구독료를 지불하지 않으면 열람과 구독이 어려워졌다. 심지어 정부의 연구지원금이 투입된 학술논문마저 대형 학술출판사들의 독과점적 유통구조에 막혀 일반 일반대중은 접근이 어려운 것이 지금의 학술정보 시스템이다. 

이처럼 학술 저널의 새로운 과학적 지식에 대한 접근 제약이 높아지게 되자 대형출판사들에 대한 원망과 연구계 내부의 자성 목소리가 높아지게 되었다. 이러한 자성과 학술 저널의 지나친 상업화, 독과점 심화에 대한 대안적인 운동으로 누구나 모든 논문을 접근·이용 가능하게 하자는 ‘오픈 액세스(Open Access)’ 운동이 2000년대초 나타나게 되었다. 오픈액세스 출판 방식은 기존에 학술지 출판사가 논문 출판비용을 대는 것이 아니라, 연구자나 연구자가 소속된 대학 쪽에서 출판비용을 감당하는 대신 논문의 구독료를 ‘0’원으로 만드는 방식이다.

국내 대학 중에서는 가장 예산이 많은 서울대가 공개적으로 전자자료 구독 비용 부족을 토로하면서 ‘공개접근’ 방식의 논문 출판을 소개한 것은 이례적으로, 학계에서 변화의 움직임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부산대학교 도서관장을 지낸 이수상 부산대 교수(문헌정보학과) 역시 <한겨레>에 “코로나19 중에 학술자원이 인류의 지식으로 공공재라는 인식이 확산했고, 코로나19 관련 논문은 모두 공개접근 출판이 된 것도 영향이 있었다”며 “거대 학술지 출판사와 대학의 관계는 뉴스 전재 계약을 맺는 포털사이트와 언론사의 관계와 같아, 개별 대학 차원에서는 대응하기 어려우므로 국내 대학들의 연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유럽 등지의 오픈액세스 운동과 실천과정에서도 무수히 많은 대학의 학장과 도서관장들이 연구자들을 설득하기 위하여 공개서한을 보내 오픈액세스의 취지를 알리고 협력과 연대를 요청한 전례들이 있다. 이를 통하여 대학들은 오픈액세스 정책을 수립하고 상용 DB업체와 오픈액세스 전환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서울대 중앙도서관장의 서신은 국내 연구자와 대학이 참여하는 오픈액세스 운동의 새로운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큰 의미가 있다. 이는 전자저널 문제가 대학과 대학 내 연구자들이 학술지식 생태계 회복을 위하여 함께 해결해야만 하는 과제라고 명확히 제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동안 국내 학술지의 오픈액세스 전환과 학술 활동의 공공성 회복을 위해 활동해온 지식공유연대(새로운 학문 생산 체제와 지식 공유를 위한 학술단체와 연구자 연대, 공동대표: 박배균, 정경희, 천정환)와 문제인식을 같이한다.

작년 7월17일 지식공유연대가 국립중앙도서관 국제회의장에서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공식 출범을 선언했다

이에 지식공유연대는 서울대 중앙도서관장의 공개서신에 대해 논평문을 발표하고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식을 상품화하여 이익을 취하려는 거대 상용 DB 업체들의 횡포에 반대하고 학술지식의 공공성을 확대하는 오픈액세스 운동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식공유연대는 논평을 통해 “연구자들은 다른 연구자들과의 지적 교류를 위하여 학문적 성과를 발표하고 또한 사회에 널리 알려 연구자로서의 존재 의미를 얻는다. 그런데 학술 연구의 결과는 한 사람의 노력만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닌 사회적 축적과 협업의 결과이며, 연구자들이 얻는 보상과 보람 또한 돈이나 독점권 같은 것만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학술논문이 좁은 학계를 넘어 가능한 널리 더 자유롭게 이용될 때 이러한 보상과 보람은 더 커질 수 있으며, 동시에 사회도 더 많은 학술지식을 공유하여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학술논문의 개방적 접근을 의미하는 오픈액세스 운동은 연구 성과의 공짜 사용이나 저작권 포기가 아니라, 오히려 연구자가 주체가 되어 연구자의 권리를 지키고 연구 성과의 사회적 사용 가능성을 헐값으로 미국의 거대기업이나 한국의 디비피아·해피캠퍼스 같은 영리 업체에 양도해버리지 말자는 운동이다. 

대부분의 한국 연구자들은 영세한 학회를 운영하며 스스로와 학문후속세대를 착취하거나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고 있고, 대학들은 국내외의 상용 DB업체에 거액의 국민세금과 대학 예산을 지출하고 있다. 이런 문화와 관행은 학술지식 생태계의 발전은 물론, 한국사회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거대 상용 DB 업체의 지나친 영리추구와 연구자들의 무기력으로 인하여 크게 훼손되어온 한국의 학술지식 생태계의 복구는 개별 대학 혹은 대학도서관이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에 지식공유연대는 연구자들과 대학, 도서관, 연구비 지원기관, 정부 등이 학술지식 생태계 복원의 관점에서 협력하여 지식을 상품화해 이익을 취하려는 상용 DB 업체들의 횡포에 공동 대응할 것을 당부하면서 특히, 다음과 같은 공동의 노력을 촉구했다.

첫째, 우리 연구자들은 오픈액세스가 연구자 스스로의 주체성과 학술지식 생태계 회복을 위한 과정임을 인식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시적인 불편함을 이해하고 오픈액세스 운동을 지지해야 한다. 또한 자신의 논문에 대한 사회적 보상의 기회와 학술활동의 공공성을 확대하기 위해 오픈액세스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도록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 
 
둘째, 대학은 연구자들의 오픈액세스 출판을 의무화하는 정책을 수립하고 논문 출판비용을 지원할 수 있도록 오픈액세스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대학도서관은 상용 DB 업체와 오픈액세스 전환계약을 추진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은 개별 대학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동시에 대학 간의 연대를 통하여 진행되어야 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대학도서관연합회 등에 오픈액세스를 위한 연대 행동을 요청한다. 

셋째, 교육부는 학술지의 오픈액세스 발간과 오픈액세스 전환계약을 지원하는 사업을 전면 추진해야 한다. 그간 교육부는 거액의 국민세금으로 대학과 공공 도서관의 국내외 학술지 구독비용을 지원하고 있으나, 이는 밑 빠진 독에 물붓기격으로 국민세금만 더 많이 쓰고 오히려 지식의 사유화와 상품화만 강화하는 일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따라서, 교육부는 즉각 정책 방향을 전환하여 학술지 구독 비용이 아니라 오픈액세스 전환 사업을 지원하여야 한다.
 
김명환 교수의 공개서한은 학계에서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거대 상용 DB 업체들의 구독료 문제를 국내 최대 연구대학인 서울대 도서관장이 그 구성원들에게 공개적으로 제기하고, 최초로 지식 공공성의 관점에서 학술DB와 지식 사유화 문제의 해결책으로 OA를 제기하고 있기 때문에 큰 의의를 지닌다. 

지식공유연대는 앞으로 도서관과 정부 기관에 의해 OA 전환사업에 대한 지원이 본격화 될 것이며, 이에 따라 오픈액세스 운동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불공정한 학술정보 업체들과의 계약관계 전체를 재고하는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뿐만 아니라 국내 학술지의 오픈액세스 전환과 학술 활동의 공공성 회복을 위해 활동해온 지식공유연대의 활동을 통해 2021년 다시 연구자들이 학문 지식의 사유화와 독점 방지를 위한 연대와 협력에 동참하게 될 것이라 예상했다.

지식공유연대는 차후 문재인 정부가 천문학적 금액을 들여 추진하는 디지털집현전 사업 등 정부의 지식정보 관련 사업을 들여다보고 그 문제점과 이에 대한 대책 또한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 아래는 김명환 서울대 중앙도서관장 서한 전문

안녕하십니까? 설 명절 잘 지내셨을 줄 믿습니다.

전자자료 구독 문제와 관련하여 학내 연구자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고자 이렇게 편지를 드립니다. 중앙도서관에서는 지난해 말 학내 의견조회 등 절차를 거쳐 이용이 저조한 전자자료 상당수를 구독 중단했습니다. 이미 알고 계시듯이, 이는 예산 압박에 따른 조치였으며 다행히 구독 중단 대상 전자자료 중에서 각 학과(학부)에서 구독 유지 요청이 들어온 자료들은 빠짐없이 계속 구독하게 되었습니다.

중앙도서관의 전자자료 구독 문제는 지난 10년 이상 악화되어 온 뜨거운 이슈입니다. 자료구입 예산은 한정되어 있지만, 각 분야의 연구에 필요한 전자자료 구독 유지를 위해 해마다 3~9% 정도로 인상되는 구독료와 환차손 등으로 누적 적자는 작년 2020년까지 약 21.2억원에 이르렀습니다. 

누적적자 외에도 2021년 엘스비어(Elsevier)의 ScienceDirect 전자자료 패키지 구독만으로도 약 27억원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이는 중앙도서관 전체 전자자료 예산의 3분의1 이상을 차지할 정도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ScienceDirect에 대해 종량제 전환(학내 연구자 1명이 1년에 이용 가능한 논문 수를 제한하는 제도로서 부산대가 2년 전부터 시행)도 고민했지만, 다행히 대학본부가 5.1억원의 예산을 추가 지원하는 동시에 엘스비어 측도 구독 모델을 일정하게 변경해줌으로써 제한없이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도서관의 지속적인 예산 추가 요구에 대한 대학본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올해 법인 예산에서 자료구입비 6.4억 원을 증액했을 뿐만 아니라 20억이 넘는 누적적자를 일괄해서 해결했습니다. 그러나 예산 증액이 기존 전자자료를 모두 유지할 수 있는 규모가 되지 못해 부득이 일부 이용이 저조한 전자자료를 끊게 되었습니다. 물론 신규 자료들도 심의절차를 거쳐 일부 구독을 시작함으로써 새로운 학문적 요구에 부응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자자료 문제는 우리 서울대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국내 모든 대학과 연구소가 같은 고민을 안고 있으며, 지난 십여년간 KERIS, KISTI 등의 기관에서 컨소시엄 협상단을 구성하여 엘스비어, 스프링거, 와일리 등 해외의 거대 출판사를 대상으로 협상력을 강화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지난 2018년에는 서울대를 중심으로 거점국립대학교 도서관장이 모여 ‘전자저널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국회와 협력하는 등의 노력도 있었습니다.

해외에서도 거대 출판사의 독점적이고 일방적인 구독료 인상에 맞서는 동시에 지식의 공공성을 지키기 위한 오픈 사이언스 운동의 일환으로 2000년대 초반부터 활발하게 Open Access 운동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유럽의 경우 2018년부터 2020년까지 OA 출판 전환 계약을 조건으로 와일리, 엘스비어와 협상이 진행되었으며, 와일리는 독일, 스웨덴 등에서 2019년 OA 출판 전환 계약의 최종 모델인 PAR 모델로 계약을 체결하였고, 엘스비어의 경우 스웨덴, 노르웨이와 OA 출판 전환으로 계약이 체결되었으나, 독일의 경우 협상이 결렬되어 ScienceDirect 구독이 중단되었습니다. 

이렇게 각 국가에서 개별 협상이 진행됨과 동시에 2018년 9월 유럽의 12개국이 2021년까지 각국 정부와 공공기관의 연구비로 수행한 연구결과를 논문으로 출판 시 무조건 OA 로 출판한다는 ‘OA 2020’, ‘PlanS’와 같은 이니셔티브 아래 OA 확산을 위한 목표를 세우고 국가적 차원에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미국의 경우도 University of California의 10개 캠퍼스가 단결하여 출판비(APC)와 논문이용료를 통합하여 구독비용을 낮출 것을 엘스비어에 요구함과 동시에 캘리포니아 대학 소속 연구자의 연구논문을 OA로 이용하도록 추진했습니다. 그러나 2019년 2월 협상은 결렬되었고 2020년 7월 협상이 재개되었지만, 줄다리기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각 나라에서는 협상이 결렬되는 일이 잦고, 협상 결렬 후 독일의 연구자들은 엘스비어 관련 저널의 편집장과 편집, 자문위원회 등을 사임했고, UC 교수진 사이에서는 이메일을 통하여 Cell Press를 비롯한 엘스비어 관련 저널에 논문 투고를 거부하는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개별 도서관에서는 연구자가 필요한 논문을 다른 Open Access 사이트를 찾거나 상호대차를 이용하고, 심지어 필요한 논문을 개별 구매하여 연구자에게 신속하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엘스비어에 연간 수백만 달러를 지불해온 뉴욕, 노스캐롤라이나, 아이오와 주립대, 플로리다 주립대학 도서관 등 개별 대학들도 2020년 구독계약을 취소하고 개별 저널에 대해 선별적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플로리다 주립대학은 대학평의회에서 만장일치로 도서관과 엘스비어의 빅딜 계약 취소를 지지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으며, 소속 교수들은 도서관 예산의 확보가 중요함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국내와 해외의 고등교육기관과 정책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자자료 구독에 대한 논란은 뚜렷한 성과 없이 계속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올해 국내대학 도서관의 컨소시엄인 KCUE 협상단이 와일리와의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고, 서울대는 엘스비어와의 3년 계약이 끝나는 2023년에는 다시 어려운 협상을 시작해야 합니다.

해외 주요 대학의 도서관 책임자들은 결국 거대 학술출판사들의 전자자료에 관한 횡포에 맞서기 위해 보이코트 운동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이 보이코트의 성공 여부는 학내 연구자들의 이해와 지지임을 강조합니다.

우리 서울대도 국내 다른 대학들과 연대하여 보이코트에 앞장서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올해처럼 해마다 구독 중단 혹은 신규 구독을 결정하기 위해 각 학과의 우선순위를 요청하여 구독 순위를 결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작년에 실시한 구독 순위 평가기준을 보완하여 분야별로 꼭 필요한 저널이 중단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지만, 여러분들의 이해와 지지를 호소합니다.

전자자료 문제는 예산 증액과 도서관의 자구 노력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려우며, 이제는 대학도서관만이 아니라 국가적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 문제와 관련하여 자주 알려드릴 예정이오니 깊은 이해와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건강 조심하시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2021. 2. 16.

중앙도서관장 김명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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