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보편적 인권문제, 피해자 중심의 해결방안 모색해야
상태바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보편적 인권문제, 피해자 중심의 해결방안 모색해야
  • 대학지성 In & Out 기자
  • 승인 2021.03.07 20: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시사 리포트] 국회입법조사처_ [이슈와 논점] 제1805호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 현황과 향후 과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대한 피해 배상 청구권이 쟁점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위안부 문제를 한·일간 갈등 사안으로 바라보는 단순한 시각을 넘어서, 여성인권에 대한 침해, 보편적 인권문제로 바라보고 피해자 중심주의에 입각한 해결방안 모색을 위한 장기적 대안과 로드맵 마련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처장 김만흠)는 지난 2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 현황과 향후 과제>라는 제목의 [이슈와 논점 제805호] 보고서(작성자: 전윤정 입법조사관)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향후 진상규명, 피해배상 등을 위한 과제로서 ▲일본군 ‘위안부’ 진상규명, 명예회복, 역사왜곡 대책 마련 ▲가칭, 여성인권·평화재단 설립 ▲피해자 중심의 해결방안 모색 ▲지속적인 국제교류활동과 다각적인 외교적 노력이 필요함을 제안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1991년 정신대문제대책 협의회와 한국인 피해자 할머니들이 스스로 나서 문제의 해결을 호소하면서 공식화되기 시작했다. 이후, 명예회복을 위한 피해자 할머니들의 증언, 개별연구자와 시민단체의 활동, 국제사회를 통한 문제제기, 국내외적인 사법 절차 등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일본의 한국에 대한 강제적인 지배 즉, 식민 상태에서 지배국가가 피식민 국가 여성을 대상으로 한 강제동원, 인신매매, 성 착취, 극단적 인권침해의 문제로 정립되고 있다.

하지만 1991년 김학순 할머니의 문제제기 이후, 약 30년 동안, 정부 대응의 비일관성, 일본정부와의 관계, 국제사회의 시각에 따라 ‘위안부’ 피해 구제의 내용과 방법에 대해 논란이 많았다. 이것은 피해자와 가족, 정부, 민간단체, 한국과 일본 정부 간의 외교적 갈등과 대립의 원인이었다. 

게다가 최근 하버드 대학의 마크 램지어(Mark Ramseyer) 교수가 게임이론에 근거해 일본군 ‘위안부’를 태평양 전쟁 시기 공창에서 높은 임금을 받고 일본군에게 성매매를 한 여성〔prostitutes comfort women (ianfu)〕으로 규정하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논쟁이 촉발되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에 대한 정부의 피해자 지원과 피해구제 제도 및 현황을 검토하고 최근 서울중앙지법의 위안부 피해 배상 판결(서울중앙지법 2016가합 505902)로 쟁점이 되고 있는 배상청구권 문제를 고찰하여 향후 구체적인 대응방향과 입법정책 과제를 도출하고자 했다.

■ 피해자 지원 제도 현황

정부(여성가족부)에 등록된 피해자는 총 240명이고 이 중 225명이 사망하여 2021년 2월 기준 15명이 생존해 있다. 피해자의 평균연령은 92세로 대부분 고령인 상태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개별적 지원은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보호·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이하, 「위안부피해자법」)에 의거하여 집행되고 있다. 이 법에 의하면 국가는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에 따른 생계급여, 「의료급여법」에 따른 의료급여, 생활안정지원금의 지급, 간병인 지원, 장제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제4조). 또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임대주택을 임대하는 경우 우선 임대하도록 하고 있으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보호시설 운영비용을 지원할 수 있다(제5조의2). 그리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명예훼손 및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할 경우 그에 대한 비용을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제11조의4).

■ 피해 배상 청구권의 문제

▶ 피해배상 원칙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과 별도로 진상규명과 피해 배상의 문제는 피해자 관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일본군 ‘위안부’는 일본의 한국에 대한 강제적인 식민지배 상태에서 발생한 극단적 인권침해의 문제이므로 원칙적으로는 일본 정부에 진상규명과 그 배상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국제사회에서는 국제법상 ‘이행기 정의(Transitional Justice)’ 원칙에 기반하여 해결하도록 하고 있다. 이행기 정의 원칙은 구체적으로 1) 가해자 처벌과 과거청산, 2) 진상규명과 보고서 채택, 3) 보상, 명예회복 4) 인적청산과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개혁, 5) 추모사업·기념사업과 역사교육을 기본 내용으로 하고 있다. 독일 나치에 대한 유럽 국가들의 전후 대처, 미국의 홀로코스트 대응 등이 그 대표적 사례이다.

그동안 UN 등 국제사회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2차대전 시 자행된 체계적인 강간, 성노예 관행, 반인도적 범죄로 규정해 왔다. 1998년 6월, 게이 맥두걸(Gay McDougall) 유엔 특별보고관의 보고서를 필두로, 일본 제국은 납치, 기만적 모집, 가족에 대한 압력, 인신매매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하여 군 성노예제를 구축하고 운영함으로써 여성과 아동의 인신매매금지조약, 노예협약, 국제노동기구 강제노동에 관한 협약 등을 위반하였다는 연구 등이 발표된 바 있다.

더불어 2005년 UN 총회에서 결의된 「국제인권법의 중대한 위반 행위와 국제인도법의 심각한 위반 행위의 피해자들을 위한 구제 및 배상의 권리에 관한 기본 원칙과 가이드라인」 또한 원칙으로 정립되어 있다.

▶ 우리나라 법원의 판단

우리나라 헌법재판소와 법원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과 2015년 한일 외교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일제하 피해에 대한 개인 배상청구권은 아직 소멸하지 않았고 일본 정부의 책임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2011년 8월 30일 “한일기본조약 제2조 제1항에서 일본정부가 한국에 무상 3억불, 차관 2억불을 제공하는 것만으로 한국 국민의 피해까지 ‘최종적으로 완전히 해결되었다’고 규정한 것은 동 협정목적에도 위배되는 바, 우리정부가 동 협정 제3조에 따라 외교경로를 통해 일본국에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것은 국가가 국민의 권리보호에 대한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부작위로 위헌임을 확인한다”며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 등의 배상청구권 문제에 대해 구체적 해결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

또한 2018년 10월 30일 대법원은 강제징용피해자들이 신일철주금(현 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강제징용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려, 강제징용피해자에게 1인당 1억 원 등을 배상하도록 하여 개인 청구권을 인정하였다.

서울중앙지법은 2021년 1월 8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12명이 일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본정부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1억 원씩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는데 일본정부는 항소기간 내 항소하지 않아 1심 판결이 확정되었다. 이것은 위안부 손해배상에 대한 최초의 판결로 다음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첫째, 일본군 ‘위안부’는 전쟁수행을 목적으로 불법적으로 기획, 집행된 행위로서 국제법과 일본 형법을 위반하였음을 천명하고, 둘째, 일본국가의 주권적 행위였다 하더라도 국가면제를 적용할 수 없는 중대한 인권침해에 대해서 국제인권법을 수용하면서, 셋째, 대한민국 법원의 사법적 행위로서 국가폭력 피해자에 대한 재판권, 최종적 수단으로서 손해 배상 청구권을 보장하였다.

■ 향후 과제

▶ 진상규명, 명예회복, 역사왜곡 대책 마련

현재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정부지원이 피해자안정 및 생활지원과 같은 생계비, 의료비, 간병비지원, 주거지원 등에 치우쳐 있어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책임자 처벌, 역사·인권교육, 피해배상 청구 등에 대한 일관되고 구체적인 노력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역사적·법적 사실규명, 역사 왜곡의 관점에서 구체적 대책을 마련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국회에서는 지난 2020년 12월 10일 국제사법재판소(International Court of Justice, ICJ)에 회부하기 위한 노력을 정부에 권고하는 결의안을 발의하였다. 그러나 ICJ 회부와 관련하여 재판의 청구사유, 쟁점 등이 명확하게 합의되지 않아 국제법, 국내법 상황과 충돌하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어 실익을 고려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있다.

또한, 양기대 의원 대표발의로 「일본군위안부피해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안」(의안번호: 2100608) 등이 제출되어 있는데, 특별법 도입에 대해서는 학문과 표현의 자유 침해에 대한 논란이 있어 합리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 가칭 여성인권·평화 재단 설립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독립성과 지속성을 보장하는 전담 기관의 설립이 필요하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의 성과를 체계적으로 수집, 정리, 보존, 관리, 연구, 교육하기 위한 (가칭) ‘여성·인권 평화재단’과 같은 기념관, 연구소를 포괄하는 통합적 기관 설립에 대한 요구가 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위안부 관련 자료와 연구, 보존, 집적 실태 등은 피해자와 민간단체, 교수 등 개별 연구자들의 자발성에 기대어 일회적이고 단선적인 사업과 활동, 연구조사에 의존해 왔다. 지금까지 연구와 운동의 성과가 체계적이고 공식적으로 정리되고 축적되지 못하고 인력과 예산의 제약이 심각한 수준이다.

여성가족부는 지난 2018년 8월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산하에 일본군위안부문제연구소를 설립하고 ‘위안부’ 관련 기록사료 집적·분석·아카이브화 및 역사교육·홍보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일본군위안부문제연구소의 법적 근거가 미비하여 인력, 예산, 사업 등에 있어 지속성, 독립성 등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위안부 피해자 문제해결과 기념사업의 지속성, 독립성, 포괄성을 확보하여 연구를 수행하고, 역사관, 추모관, 기념관, 교육공간으로서의 기능을 포괄하는 가칭 “여성인권·평화재단”과 같은 기관 설립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법적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 피해자 중심의 해결 방안 모색

‘위안부’ 피해자들은 30년 넘게 일본정부의 공식인정, 진상규명, 공식 사죄, 법적 배상, 역사교육, 추모비와 사료관 건립, 책임자 처벌을 주장해 왔다.

그러나 오랫동안 일본정부는 강제동원, 인신매매, 성착취 문제와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개인 간의 자발적인 선택의 문제, 사기업-개인 간의 고용의 문제로 접근하여 무력한 피해자들의 합의, 가해자에 대한 동의와 관용, 사건의 빠른 종결을 강요해 왔고 이를 피해자들이 거부하고 있는 상태에 있다. 또한 과거 일본정부와 민간피해자기금이 피해자가족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피해당사자들의 요구를 무시한 채 문제해결을 시도해 피해자들의 강력한 반발을 산 바 있다.

따라서 2011년 헌재, 2018년과 2021년의 법원의 판결 등을 참고하여 향후 피해자 배상을 위한 실질적 조치들을 검토해 마련해야 한다. 사실 인정과 법적 책임, 배상과 교육 등에 대해 피해자중심 시각을 견지하고, 관련단체, 국민 등의 의견을 수렴하여 구체적인 절차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 지속적인 국제교류 활동과 다각적인 외교적 노력

‘위안부’ 강제동원과 성폭력 등 인권침해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일본정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제법, 동아시아 역사와 정치, 외교적인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다각적인 대응과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그리스 정부는 미국 National Archives 등으로부터 40만 장의 자료를 수집, 분석하여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가 저지른 과오(대규모 양민학살, 강제수용소 등)에 대해 2천890억 유로(375조 원)의 배상을 주장하고 있다. 외국의 사례 등을 참조하여 역사적 사실과 국제법 등의 원칙에 기반하여 문제해결을 위한 다양한 활동과 외교적 노력을 펼쳐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