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을 수 있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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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을 수 있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 이명아 기자
  • 승인 2021.02.1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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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성과]
- 10,000회 반복 접은 후 성능 유지, 차세대 휴대용 에너지원 활용 기대
                (좌로부터) 부산대 전일 교수, KIST 이필립 박사, 펜실베니아주립대 윤정진 박사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전일 교수(부산대학교), 이필립 박사(KIST) 연구진이 한일공동연구를 통해 탄소나노튜브-폴리이미드로 구성된 투명전도성 필름을 개발하고 이를 적용한 접을 수 있는 태양전지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휴대용 디바이스의 기술 흐름은 스마트폰을 넘어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로 확장 되고 있다. 사물인터넷(internet-of-things, IoT)으로 표현되는 이 기술은 다양한 폼 팩터(form factor)를 갖는 디바이스 기술의 수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 등장한 폴더블 스마트폰과 롤러블 디스플레이가 대표적인 예이다. 이처럼 정보 디바이스 기술이 다양한 폼 팩터를 가짐에 따라 이에 대응되는 에너지 기술 수요 또한 증대되고 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유무기 혼합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를 광 흡수체로 사용하는 태양전지이며, 최근 광전변환효율이 25.2%에 도달하였다. 이는 상용화된 실리콘 태양전지의 수준에 해당한다. 또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유연화가 가능하다. 이는 휴대용 전력원으로서 상기 IoT 기술에 대한 에너지 기술 수요를 충족할 잠재성을 가진다. 

유연 태양전지의 하부 투명전극으로 사용되어 온 인듐주석산화물(indium tin oxide, ITO)은 소재 자체의 취성(깨짐성)으로 인하여 디바이스의 유연성을 제한하였다. 이를 대체하기 위한 대안 투명전극 연구가 이루어져 왔으나 유연성을 충족하면서 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 호환되는 대안 투명전극을 찾는 것이 숙제였다.

한편 탄소나노튜브(육각형의 탄소원자 격자로 구성된 그래핀이 수 나노미터의 원통 형태로 말려있는 나노재료. 우수한 물리적 특성으로 활용성이 높다)는 유연성과 투명성을 동시에 지닌 좋은 전극 후보 물질이지만, 내부의 빈 공간들과 거친 표면 때문에 하부 전극으로 활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단일벽 탄소 나노튜브(single-walled carbon nanotube, SWNT)가 박혀있는 형태의 폴리이미드(polyimide, PI)로 구성된 투명 전도체(SWNT-PI) 필름을 개발하여 접을 수 있는(폴더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구현하였다. 

본 필름의 구조적인 특징 덕분에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아주 높은 재현성으로 형성할 수 있다. SWNT-PI의 표면은 아주 부드러운 표면[제곱평균제곱근(root-mean-square, rms) 거칠기 0.456 nm]을 가져 이 위에 디바이스를 재현성 있게 형성할 수 있다. 기존의 방법대로 외부로 노출된 SWNT 위에 디바이스를 제작하는 경우 거친 SWNT 표면 때문에 디바이스의 구성층들을 균일하게 형성하는 것이 어려웠다.

본 복합체의 완성을 위한 열처리 과정에서 MoO3를 이용한 SWNT의 전기적 특성 조절 효과(도핑)가 극대화된다. 강력한 도핑 효과는 섭씨 300도 이상의 산소가 차단된 환경에서 나타난다. PI 필름이 SWNT와 MoO3을 덮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작업이 필요 없이 SWNT가 대기의 산소로부터 차단되며, PI의 높은 열적 내구성 덕분에 섭씨 300도 온도에서 SWNT의 전기 전도도를 효과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기존의 유연 기판 (PET, PEN)으로는 낮은 열 내구성으로 인해 도핑 효과가 제한되었다.

이를 기반으로 15.2%의 광전변화효율을 갖는 폴더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구현하였다. 이는 발표된 탄소 나노튜브 기반 유연 태양전지 중 최고 수준의 효율에 해당한다. 

7 마이크로미터 두께를 갖는 SWNT-PI 복합체 필름의 뛰어난 기계적 특성 덕분에 유연 태양전지는 접음 조건(굽힘 반경: 0.5 mm) 10,000회의 반복 사이클에도 성능을 동일하게 유지하였다.

한편 전기전도도 향상을 위해 첨가한 몰리브데넘삼산화물(MoO3)은 산소가 차단된 고온 조건에서 그 효과가 극대화된다. 탄소 나노튜브를 감싸는 본 전도체 필름의 구조와 열 안정성 덕분에 추가적인 작업 없이 전극의 전기전도도 향상 효과가 극대화되었다.

이 연구로 탄소 나노튜브-폴리이미드 복합체 필름의 개발을 통해 탄소 나노튜브 위에 박막 디바이스에 구현하면서 따랐던 재현성 문제를 완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높은 유연성을 갖는 폴더블 태양전지를 구현하였다.

연구팀 관계자는 “접거나(foldable) 말 수 있는(rollable) 다양한 폼 팩터를 갖는 휴대용 스마트 디바이스의 에너지원으로 적용됨으로써, 사물인터넷 (IoT) 기술의 발전을 한 단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본 투명 전도체 필름은 유연 태양전지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포토디텍터, 박막 트랜지스터, 발광 다이오드를 비롯한 다양한 박막 전자소자에 적용되어, 이들의 경량, 유연성 특성을 극대화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선도연구센터사업,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 및 글로벌프론티어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사이언스 (Advanced Science)’에 2월 8일자로 게재되었다. 

* 논문명: Foldable Perovskite Solar Cells Using Carbon Nanotube-Embedded Ultrathin Polyimide Conductor
* 저자명: 전일 교수 (교신저자/부산대학교), 이필립 박사 (교신저자/한국과학기술연구원), 
마루야마 시게오 (Shigeo Maruyama) 교수 (교신저자/도쿄대학교), 윤정진 박사 (제1저자/펜실베니아주립대학교)
* DOI: 10.1002/advs.202004092

그림 1. 탄소나노튜브-폴리이미드 투명 전도성 복합체 제작 및 표면 거칠기 특성
본 연구에서 개발된 탄소 나노튜브-폴리이미드 복합체는 탄소 나노튜브들의 빈 틈을 폴리이미드로 채우고, 이를 경화시킴으로써 제작된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이 복합체의 표면은 제곱평균제곱근 (root-mean-square, RMS) 거칠기 0.446 nm의 매우 부드러운 표면을 갖는다. 이는 엉킨 머리카락과 같은 형태를 가진 탄소 나노튜브 필름 내부에 존재하는 빈 공간과 7.040 nm의 RMS 표면거칠기로 인해 탄소 나노튜브 위 박막 태양전지 형성을 어렵게 한 점을 완화하였다. (그림 및 그림설명 출처: 부산대학교 전일 교수)
그림 2. 폴더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유연성                     
본 연구의 복합체 필름을 기반으로 구현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접음 조건 (굽힘 곡률 반경: 0.5 mm)에서 10,000회의 반복 사이클 이후에도 처음과 동일한 성능을 보임으로써 폴더블 에너지원으로써의 잠재성을 보였다. 디바이스의 높은 유연성은 전도성 복합체의 기계적 유연성에서 기인한다. (그림 및 그림설명 출처: 부산대학교 전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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