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만 개 국내 외국계 기업…학벌 너머 실력과 역량 중심 채용의 희망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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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만 개 국내 외국계 기업…학벌 너머 실력과 역량 중심 채용의 희망을 보다
  • 대학지성 In & Out 기자
  • 승인 2020.12.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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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특집] (재)교육의봄_ 창립기념 5차 포럼 〈국내 진출한 외국계 기업의 채용 실태를 살핀다〉

- 외국계 기업은 지원자가 많아도 ‘직무 관련 키워드’로 지원자 1차 선별
- 간판보다 ‘실력’, 단순 지식과 기술보다 ‘빠른 학습 능력,’ ‘문제해결능력’ 등 역량 중요
- 국내 공기업 평균 면접 3.8분, 민간기업 12분…외국계 기업, 45분 면접 3-5차례 실시
- ‘지적 겸손,’ ‘선한 영향력’ 등, 팀원이 함께 성장해가는 것이 외국계 기업의 핵심가치
- 국내 외국계 기업, 국내 고용의 5.5%를 차지…정보 부족으로 지원율 저조
- 아이들 코딩교육 의무화보다 역량을 키워주는 교육이 더 중요

(재)교육의봄은 대한민국 기업 채용의 실상을 파악하기 위해 창립기념 6회 연속포럼을 기획하고, 지난 12월 9일 광화문 1번가 소통공간에서 ‘국내 진출한 외국계 기업의 채용 실태를 살핀다’라는 주제로 제5회 포럼을 진행했다.

지난 2차 포럼에서는 대한민국 대기업의 채용 실태를, 3차 포럼에서는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IT 기업의 선도적인 채용 현실을, 그리고 12월 2일 열린 4차 포럼에서는 금융권 기업의 채용 실상을 다뤘다. 이번 5차 포럼에서는 국내 외국계 기업의 채용 실태를 살펴봤다.

제1 발제자로 글로벌 HR서비스 분야의 선두 주자인 아데코코리아의 브랜든 리 실장이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기업의 현황과 전반적인 채용의 방식에 대해서 발표했다. 제2 발제자로는 마이크로소프트 글로벌 인플루언서팀의 이소영 이사와 구글코리아의 민혜경 한국 HR총괄, 그리고 전 아데코코리아 대표였던 김용구(부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실장이 각 기업 채용의 실제적인 절차와 내용에 대해서 발표했다. 그리고 커리어브릿지 이하영 대표가 지정토론자로서 발제자들의 내용을 보충하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5차 포럼을 통해 외국계 기업들은 채용에 있어서 ‘인재상,’ ‘중요 요소,’ ‘절차’와 ‘방식’까지 국내 기업들과는 확연히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었다.

▲ 지원자가 많아서 학벌과 스펙으로 선별? 외국계 기업은 지원자가 많아도 ‘직무 관련 키워드’로 지원자를 1차 선별함.

이날 모든 발표자는 외국계 기업에서 학벌은 중요하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사실, 이전 포럼을 통해서 국내 기업에서도 학벌의 중요성이 낮아지는 추세는 어느 정도 확인되었지만, 실제 학벌은 여전히 채용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나타났다. 브랜든 리 실장에 따르면, 외국계 기업도 학벌을 전혀 안 보는 것은 아니지만, 학벌보다 경력(경험), 역량, 실력을 더 중요시한다. 이소영 이사는 최근 국내 진출한 외국계 기업들은 아시아 본사에서 직접 채용하는 추세인데, 그 채용담당자들은 한국 대학의 간판이나 순위의 의미를 잘 몰라 이에 관심이 없다는 점을 언급했다.

학벌이 중요하지 않다는 점은 외국계 기업의 서류 전형에서 뚜렷이 드러난다. 일반적으로 국내 기업은 서류 단계에서 지원자 수가 많다는 이유로 학벌 등의 스펙으로 지원자를 선별하는 것을 불가피한 것으로 보는 면이 있다. 하지만, 민혜경 총괄에 따르면, 구글은 해당 직무와 관련된 키워드를 중심으로 1차적으로 지원자를 선별한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도 서류에서 해당 직무와 관련된 경력이 중요사항이고, 학위나 학벌은 단순 참조사항이다. 이러한 점은 그 기업이 인재 채용을 위해 실제로 무엇을 중요시하고 있는지를 보여줌과 동시에 지원자가 많다는 것이 곧 학벌로 1차적 선별을 해야 하는 구실이 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이소영 이사는 과거 학벌은 채용의 기회를 만드는 데 가장 중요했던 요소였지만, 현재는 다양한 경험과 활동, 리더십, 역량 등이 기회의 요소로서 더 중요함을 강조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과거 학벌 중심, 엘리트주의적 분위기에서 과도한 경쟁의 분위기가 강했지만, 인도의 평범한 대학 출신인 사티야 나델라 회장이 회사를 경영하기 시작하면서, 실력 위주, 성장 가능성을 보는 채용과 인사를 단행하여, 불과 4년 만에 회사가 10배가 넘는 성장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 간판보다 ‘실력’이, 단순 지식과 기술보다 ‘빠른 학습 능력,’ ‘문제해결능력’ 등의 역량이 중요함.

학벌의 중요성이 떨어지는 것과 맞물려, 외국계 기업들은 지원자들의 직무 전문성, 역량을 중시하고, 간판보다는 실력 위주의 채용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구글코리아의 경우, 해당 직무에 적합한 사람을 찾기 위해, 직무 설명서(Job Description)를 꼼꼼히 준비하여 직무의 역할과 책임, 그리고 직무수행을 위해 필요한 자격요건, 직무수행에 필요한 경험과 기술 등을 명확히 제시한다고 한다. 브랜든 리 실장은 한국 대기업들은 헤드헌터를 통해 사람을 추천받을 때, 보통 어느 정도 이상의 학벌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지만, 외국계 기업은 학벌과 상관없이 그 기업에서 찾는 직무에 가장 적합한 사람을 추천해줄 것을 부탁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하영 대표는 정규대학을 나오지 않고, 사이버 대학을 나와도 직무역량이 충분히 갖추어진 지원자는 외국계 기업에 취업하는 사례가 많다고 언급했다.

사실, 직무가 중요하다는 점은 국내 기업들도 강조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국내 기업의 경우 직무 중심이라고 할 때, 주로 직무에 대한 지식(전공)과 기술(자격증)에 무게를 두는 반면, 외국계 기업은 단순 지식과 기술을 넘어, 그 사람이 가진 역량을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혜경 총괄에 따르면, 구글의 경우 면접 단계에서 4 가지(종합인지능력, 업무관련지식, 리더십, 구글다움)를 평가하는 데, 그 중 종합인지능력은 단순 지식과 기술이 아닌 ‘빠른 학습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 등, 그 사람이 가진 역량에 해당한다. 또 다른 요소인 업무관련지식의 경우, IT나 기술 분야처럼 특수 전문지식과 기술을 요구하는 분야가 아니라면, 업무마다 유연성 있게 지원자를 선발한다. 왜냐하면, 역량이 뛰어난 사람들은 빠르게 지식과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소영 이사는 현재의 국제 시장은 모바일, 네트워크 기술의 발달로 빠르게 다변화, 소규모화하고 있어 기업도 부서 간 경계를 허물고, 필요에 맞게 소규모 팀으로 운영하는 애자일 조직(agile organization)으로 변화해감을 지적하면서, 그때그때 빠르게 학습하고,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인재가 중요해짐을 강조했다.

▲ 국내 공기업 평균 면접 3.8분, 민간기업 12분에 불과하지만, 외국계 기업은 45분의 면접을 3-5차례 실시.

구체적인 절차와 방식에서도 외국계 기업의 채용은 많은 차이를 보였는데, 무엇보다 두드러진 차이는 면접 전형이었다. 국내 기업들도 면접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보고가 꽤 있다. 하지만, 지난 2차 포럼에서 이병철 대표는 우리나라 기업의 면접시간은 평균적으로 공기업 3.8분, 민간기업 12분 정도로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외국계 기업의 경우, 기업이 원하는 소양을 갖추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꼼꼼한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구글의 경우, 서류 단계에서 통과된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3-5회 면접을 하며, 1회 평균 면접시간이 약 45분 정도가 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아, 해당 팀의 팀원, 팀장과 임원 등이 총 3-5차례의 강도 높은 면접을 한다.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하지만, 외국계 기업들은 지원자의 평판 조회를 하는 경우가 많다. 지원자의 전, 현직 직장에서 지원자의 평판을 조사하기도 하고, 최근에는 SNS상에서의 활동과 발언 등을 조사하는 디지털 평판 조회를 하는 예도 있다. 채용 방식은 대부분이 수시·경력 채용이지만 공채보다는 내부추천으로 채용되는 경우가 많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소영 이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생소한 업무들이 많아 지원자들이 지원을 꺼리는 것도 하나의 이유라고 한다.

▲ ‘지적 겸손,’ ‘선한 영향력’ 등, 팀원이 함께 성장해가는 것이 외국계 기업의 핵심가치.

이날 포럼에서 흥미로웠던 한 가지 사실은 국내 기업에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던 몇 가지 키워드들이 이날 발표자들에게서 반복적이고 중요하게 언급되었다는 점이다. 첫 번째 키워드는 ‘지적 겸손’이다. 지적 겸손이란 나의 공을 다른 사람에게 돌리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나이, 경력, 학벌 등과 상관없이 열린 마음으로 누구에게든 배우려는 자세라고 민혜경 총괄은 말했다. 이러한 점은 외국계 기업이 학벌보다 직무를 중요시하는 점과 맞닿아 있다. 학벌이 과거의 산물이라면, 직무역량은 끊임없는 노력과 배움을 통해 키워갈 수 있기 때문이다. 빠르게 변해가는 글로벌 환경에서 외국계 기업들은 열린 배움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해 갈 사람들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지적 겸손과 함께 자주 언급된 또 다른 키워드는 ‘선한 영향력’이었다. 배움에 열려 있는 것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자신의 가진 지식과 기술을 나누어주어 다른 사람의 성장에 기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 예로,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과거에 개인성과로 연봉과 승진이 결정되었다면, 이제는 다른 사람의 성공에 기여한 사실이 직원 평가의 핵심이 되었다고 한다. 즉, 외국계 기업들은 본인만의 성공, 성취가 아니라, 팀원이 함께 성장하는 것이 기업에도 유익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중요한 키워드는 ‘다양성과 포용성’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러한 가치를 우선 사항으로 여기고 성별, 인종, 나이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채용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장애인 고용에도 상당한 준비와 노력을 하고 있었다. 다양성과 포용성의 가치는 단지, 사회적 책임으로서 행하는 것이 아니고, 그것이 기업에 실제로 유익이 되기 때문이었는데, 민혜경 총괄은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일을 할 때, 더 좋은 성과를 낸다는 실험의 결과를 그 예로 들었다.

▲ 국내 진출 외국계 기업 15,000개, 국내 고용의 5.5%를 차지하지만, 정보의 부족으로 유명 기업을 제외하면 지원율이 저조함.

2019년 기준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은 약 15,000개에 이르며, 국내 전체 고용의 약 5.5%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한국 경제에 기여도가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 이미지출처: 김용구, 교육의봄 6차 포럼 자료집
▲ 이미지출처: 김용구, 교육의봄 6차 포럼 자료집

국내 진출한 포브스 글로벌 1000대 기업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 기업이 33%로 가장 많았고, 일본(22%), 독일(11%), 프랑스(8%), 영국(6%) 순이었다.

▲ 이미지출처: 김용구, 교육의봄 6차 자료집
▲ 이미지출처: 김용구, 교육의봄 6차 자료집

외국계 기업의 선진적인 채용 방식과 가치관, 그리고 국내 경제에 끼치는 영향 등에도 불구하고, 외국계 기업은 지원자들에게 아직까지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듯하다. 브랜든 실장에 따르면,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몇몇 기업을 제외하면, 상당수의 외국계 기업들은, 각 산업군에서 세계적인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지원자의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무엇보다 외국계 기업에 대한 정보 부족과 업무의 생소함으로 인해 지원자들이 도전을 꺼리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브랜든 리 실장에 의하면,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 학생들 사이에 많이 유통되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면, 영어구사능력과 좋은 학벌이 외국계 기업 지원을 위해 필수라고 여기는 지원자들이 많은데, 학벌은 위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중요하지 않고, 영어도 직무와 관련이 없는 경우는 필수가 아니다. 브랜든 리 실장은 구직자들이 적극적으로 정보를 찾지 않는 문제점도 있음을 지적한다. 한 예로, 외국계 기업 채용 박람회를 열면, 이름이 익숙한 기업들에는 사람들이 몰려도, 이름이 생소하면 그 산업군에서 유명하고 연봉이 높아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소영 이사는 정보를 찾는 것도 하나의 능력이라며, 구글링이나 링크드인을 통해서 적극적으로 정보를 찾고 네트워크를 쌓아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외국계 기업 채용이 주는 시사점: 아이들 코딩교육 의무화보다 역량을 키워주는 교육이 더 중요.

외국계 기업의 채용 방식이 한국 기업이 따라야 할 채용의 유일한 모범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한국 기업과 교육에 던져주는 중요한 시사점이 분명히 있다.

먼저, 한국 기업이 점점 직무에 강조를 두는 현재의 추세는 바람직하나, 지식과 기술 차원을 넘어서 역량에 더욱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날 포럼에 참석했던 모든 발표는 단순 지식과 기술보다 급변하는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고, 새로운 것을 학습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등의 역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역량에 대한 관심은 외국계 기업뿐 아니라, 3차 포럼에서 살펴보았듯 4차 산업의 제일 선두에서 변화를 이끌어가는 IT기업들도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부분이라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크다고 여겨진다. 지식과 기술은 배울 수 있지만, 역량의 크기는 단기간에 늘릴 수 없다는 점에서, 교육적 차원에서도 새로운 접근과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4차 산업의 대두로 코딩교육을 초등학교에서 의무화시키는 것이 일면 필요해 보이지만, 그러한 지식과 기술을 활용하여 성과를 낼 수 있는 역량에 대한 교육적 접근도 중요할 것이다.

▲ 이미지출처: 이하영, 교육의봄 6차 포럼 자료집
▲ 이미지출처: 이하영, 교육의봄 6차 포럼 자료집

또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기업들이 구성원들의 경쟁을 통한 성과 보다, 팀원이 함께 성장하기 위해 ‘지적 겸손’과 ‘선한 영향력’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사람을 기업과 해당 직무를 위한 하나의 도구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의 성장이 곧 기업의 성장이라는 철학이 그 밑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은 지나친 경쟁이 사회 전반에 뿌리내려 있는 한국 사회에 좋은 시사점을 제공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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