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적 마음’의 탐색, 우리 모두의 근원적 변화를 위한 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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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적 마음’의 탐색, 우리 모두의 근원적 변화를 위한 시발점
  • 대학지성 In & Out 기자
  • 승인 2020.10.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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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 갈라진 마음들: 분단의 사회심리학 | 김성경 지음 | 창비 | 328쪽

한국사회의 성원 모두는 분단 문제에 자유롭지 못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70년간의 분단은 단순히 정치적ㆍ경제적 분단에만 머무르지 않고 인식과 감정의 분단을 만들어냈으며, ‘종북’ ‘빨갱이’ 등의 기표가 지칭하듯 한국사회의 갈등과 분열의 근원에 분단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이제껏 북한/분단 관련 담론이 주로 정치외교적 관점에서 다뤄진 것에 비해 저자는 분단 문제를 사람들의 경험, 인식, 감정 등의 층위에서 분석하면서, ‘분단적 마음’이 현 상태를 재생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밝힌다. 분단체제가 한반도 주민에게 남긴 영향을 일상과 정동의 영역에서 세밀하게 분석하는 이 책은 정치외교적·민족주의적 관점에서 주로 논의되어왔던 분단 문제에 심리/문화/여성의 관점을 도입하는 데 중요한 계기를 제공한다.

남과 북은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서로를 적으로 규정하며 살아왔다. 경제성장을 통해 체제 우위를 선점하려 한 한국과, 식민 청산과 반제국주의를 앞세운 정치시스템으로 자신들의 우월성을 증명하려 한 북조선 모두에서 체제경쟁이 격화될수록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은 피폐해졌다. 무한경쟁에 내몰린 한국의 시민들이나 반제국주의 투쟁이라는 미명하에 생존과 자유를 억압받는 북조선의 인민들이나 그들의 힘겨운 삶은 분단이라는 동일한 원인에 기반을 두고 있다.

저자는 분단이라는 한반도적 경험과 사회구조는 이 공간에서 살아가는 구성원들로 하여금 ‘분단적 마음’을 공유하게 했음을 역설한다. 이는 단순히 북조선에 대한 적대감 같은 정치적 차원에만 머물지 않고,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와 인식, 이념이라는 문제에 지독히도 매몰되는 습성, 외부의 영향을 위협으로 인식하는 민감한 감각, 과도한 민족주의적 감성, 불안정한 개인성과 집단 의존성의 공존, 거기에 분단 문제에 대한 의도적인 무관심까지 한반도를 살아가는 구성원의 생활세계 곳곳에서” 작동한다.

이 같은 문제적 마음을 생산하는 분단은 일상에 깊게 내재되어 있다. 사회 전반에서 ‘별 생각 없이’ 이루어지는 수많은 상호작용이 실상 분단이라는 규범 아래 수행되고 있는 실천인 것이다. 그리하여 저자는 일상 속에 내재되어 있는 분단을 포착하여 드러내는 작업을 중심으로 한국 시민의 분단적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탐색해간다. 이를 위해 인류학적 연구방법을 활용한 관찰, 연구 참여자와의 심층면접, 조·중 접경지역 현지조사 등의 자료를 분석해 활용했다. 또한 한국의 대중문화 속에 암호화되어 있는 분단적 마음의 일면을 분석하거나, 북조선의 문학작품, 기록영화, 방송 보도 등에 포함되어 있는 특정한 마음의 발현을 포착했다.

분단적 마음은 한반도 주민들의 삶을 규율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분단이 구조적 수준에서 완전히 해체되지 않는 한 분단적 마음의 궁극적인 변화 또한 요원하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동시에 분단적 마음의 약화 없이는 분단이라는 사회구조를 문제시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그렇다면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지금 남북 주민이 해야만 하는 일은 바로 분단적 마음에 균열을 만들어내는 것, 즉 서로를 향한 적대와 혐오를 공감과 연대감으로 전환하는 일일 것이다. 도덕감정을 복원하고 윤리적 실천의 정치화를 이뤄냄으로써 분단구조 그 자체의 내파를 도모하는 것이다. 저자가 연구과정에서 만난 수많은 북조선 사람들, 조선적 자이니찌들, 중국 동포들은 결국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주었다고 말한다. 분단이 우리들의 마음을 아무리 헤집어놓아도, 낮은 자리에 있는 누군가는 다른 마음으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분단이 만들어낸 마음이 있다면, 그것을 바꿀 자원 또한 우리 안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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