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세 개 그리고 꽃삽으로 인류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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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세 개 그리고 꽃삽으로 인류를 말하다
  • 임병태 기자
  • 승인 2020.09.13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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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 돌 세 개와 꽃삽: 사라진 문명을 역사로 만드는 발굴 이야기 | 에릭 H. 클라인 지음 | 정소영 옮김 | 인테쿨타  | 524쪽

고고학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그들은 왜 고고학자가 되었으며 어떤 일을 하는가. 18세기 초기 고고학과 고고학자들에 관한 이야기에서부터 오늘날 고고학자들이 최첨단 과학기술을 통해 일구어 낸 발견들까지, 고고학이 걸어온 길을 명쾌하게 알려주는 책이다. 히타이트, 미노스, 미케네, 트로이, 아시리아, 마야, 잉카, 아즈텍, 모체 등 고고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초기 인류와 사라진 문명의 유적들을 폭넓게 다루고 있으며,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아 여전히 조사가 진행 중인 여러 발굴 사례들도 소개한다. 그리하여 고고학자들이 발굴 현장에서 마주치는 크고 작은 유물과 잔해들이 마치 퍼즐의 한 조각처럼 어떻게 과거의 인류 문명을 재구성하는 목격자가 되는지를 생생한 언어로 들려주는 한 편의 다큐멘터리와도 같다.

소위 ‘고고학’이라 불릴 수 있는 발굴 작업이 처음 시작된 18세기부터 현대의 최첨단 과학기술을 기존의 연구방법에 접목ㆍ응용하는 현재까지 고고학의 기술적 발전은 경이로울 정도이다. 하지만 우리가 놓치면 안 될 것은 예전부터 지금까지 꽃삽과 치과용 솔 같은 아주 소소한 도구들이 항상 고고학자들의 주머니에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현재 이러한 전통적인 발굴 방법이 현대적 기술과 어떻게 접목되어 현장에서 발견된 소위 ‘증거물’이 즉석으로 디지털 자료로 입력되고 실시간으로 본국에 있는 센터로 전송되어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지는 지는 실로 경이로울 뿐이다. 이에 덧붙여 저자는 현재 고고학에서 사용하고 있는 방사성탄소 연대측정법과 다양한 종류의 레이더 측정 기술과 같은 최첨단 과학기술의 작동원리를 알기 쉽게 설명하는데, 이는 고고학이라는 분야가 과연 어떠한 작업을 하며 어떠한 기술을 이용하는지 궁금해 하는 독자에게 명쾌한 답이 될 것이다.

▲ 돌 세 개와 꽃삽의 저자 Eric H. Cline
▲ 저자 Eric H. Cline

이 책은 ‘고고학이 뭔가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쓰인 책이다. 저자는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지난 수 세기 동안 고대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신대륙 중앙아메리카 지역까지 펼쳐진 고고학 발굴 프로젝트와 그것에 참여한 고고학자들의 발굴 현장과 그 뒷이야기들을 아무 가감 없이, 그리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언어로 풀어냈다. 그리고 그에 덧붙여 ‘고고학 더 깊이 파보기’라는 장을 별도로 마련하여 우리 누구나 궁금해 하지만, 어쩌면 쉽게 물을 수 없는, 또는 물어볼 사람이 없는, 질문들에 아주 알기 쉽게 답변 해준다.

“조지워싱턴 대학교의 내 연구실에는 어머니가 주신 슐리만에 대한 저서 두 권과 함께 벽에 붙여놓은 자동차용 스티커 두 개가 있다. 하나엔 간단하게 ‘고고학: 난 땅을 파고 싶다’라고 적혀 있고, 다른 하나엔 ‘고고학: 세상에서 가장 멋진 직업. 난 과거를 되살리는데, 당신은 무슨 일을 하나요?’라고 적혀 있다. 자동차용 스티커가 으레 그렇듯이 그것은 고고학에 대한 내 감정의 간결한 표현이다. 그러니까 난 정말 땅을 파고 싶을 뿐이다. 하지만 그것은 세상에 대한 도전적 질문이기도 하다. 고고학은 단지 남겨진 과거 문명의 존재를 찾아내는 일이 아니다. 고고학은 또한 미래 세대를 위해 그 남겨진 존재를 보존하고 관리하는 일이기도 하다.”

어쩌면 영원히 사라졌을 수도 있는 인류의 과거 문명을 복원하고 보존하는 것, 그리하여 과거와 미래를 잇는 매개체가 되는 것. 이 책은 온 세계 고고학자들이 만들어낸 인류 역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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