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반환 소송으로 돌아보는 대학재정' 국회 토론회 개최
상태바
'등록금 반환 소송으로 돌아보는 대학재정' 국회 토론회 개최
  • 김한나 기자
  • 승인 2020.07.24 16: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높은 등록금 의존율, 회계 불투명성 등 문제로 제기
- “정부책임형 사립대 통해 사립대 등록금 의존 낮춰야”
- 등록금 반환 여력 충분한 사립대들...대학 적립금은 어디에?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에 따른 등록금 환불 문제, 학습권 침해 등을 두고 대학과 학생 간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재난 상황에서 고액의 등록금을 지불하고도 온라인강의로 인한 수업의 질 하락과 학사일정 변경으로 마땅히 누려야 할 교육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한 대학생들이 학습권 침해를 항의하며 ‘등록금 반환’을 요구했다. 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투쟁과 함께 대학의 재정 운용 방식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 가운데 사립대 재정의 문제점과 해결책을 논의하기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국회 교육위원회 박찬대 의원(인천 연수구갑)은 23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등록금 반환 소송으로 돌아보는 대학재정>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국회 교육위원회 강득구, 김철민, 박찬대, 서동용, 윤영덕, 이탄희 의원, 반값등록금운동본부, 예술대학생네트워크, 코로나119, 청년하다, 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가 공동 주최했다.

정부는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목소리에 공감하여 대학의 자체적인 노력을 전제로 대학 등록금 반환 간접 지원 예산으로 1천억 원을 3차 추경 예산에 편성했다. 하지만 이 금액은 학생 1인당 10만 원에도 못 미치는 금액으로 학생들이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금액이 아니며, 구체적으로 배정된 금액이 수혜자인 학생들로 가는 과정 속에서 절차들이 많아 직접 와 닿는 요소도 약하다. 게다가 대학의 높은 적립금과 반환에 대한 적은 호응으로 대학 등록금 갈등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대학의 재정 운용 방식에 대해 여러 문제가 제기되면서 등록금 반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대학들이 실제로는 상당 금액의 적립금을 쌓아두고 있다는 언론의 지적이 나왔다. 높은 등록금 의존율, 과도한 누적 적립금 등 사립대학의 고질적인 재정 문제가 드러나게 됐다. 이번 토론회는 코로나19와 등록금 반환 소송으로 대두된 대학재정을 되돌아보고 관계 단체와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청취하고 해결책을 마련하고자 개최되었다.

▷ 발제는 김효은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이 맡아 「코로나19로 돌아보는 사립대학 재정, 문제점과 개선방안」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김 연구원의 발표는 대학교 재정 운용의 문제점과 앞으로 고등교육이 만들어나가야 할 공공성과 투명성 확보에 대한 방안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김효은 연구원은 “코로나19가 계기라고 할 수 있지만, 등록금 반환 요구의 근본적 배경은 수익자부담원칙과 재정 운용의 비합리성, 불투명성에 있다. 수익자부담원칙은 교육을 서비스, 대학을 공급자, 학생을 수요자로 간주하고, 교육서비스의 효용을 얻는 학생이 그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논리며, 등록금은 교육서비스의 질에 따라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논리에 따르면 등록금 책정 당시 약속한 교육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했기에 학생들의 등록금 일부 환불 주장은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나온 주요 문제는 사립대학 재정의 문제점으로 등록금 의존율이 높다는 점이었다. 자료에 의하면 2018년 교비회계 수입총액에서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53.8%(9조 8450억 원)로 대학 재정의 절반 이상이었다. 5년 전인 2014년(54.6%)과 비교해 0.8%p 감소했는데, 학령인구가 줄어든 것에 비해 큰 변화가 없는 편이다.

김효은 연구원은 2019년 사립대 학생 1인이 내는 등록금은 743만 원에 달한다고 밝히며, 인문사회 646만 원, 자연과학 775만 원, 공학ㆍ예체능 828만 원, 의학 1,037만 원으로 미국, 호주, 일본에 이어서 세계 4위를 기록했으나 미국과 호주가 국공립대학 비율이 각각 68%, 92%로 높기에 사실상 일본과 우리나라가 세계 1, 2위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만큼 우리나라 사립대학은 등록금 의존율이 높고, 학생들은 높은 금액의 등록금을 지불하고도 질 낮은 교육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짐을 뜻한다.

이에 김효은 연구원은 “학생과 학부모의 높은 등록금 부담과 동시에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에 대학이 적절히 대응하기 어렵고 학생 수 감소는 곧 대학 재정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등록금수입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학생 충원이 용이한 서울 주요 대학을 제외한 거의 모든 대학이 재정적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개선 방안으로는 정부책임형 사립대학 운영을 들었다. 정부가 전체 사립대 재정의 절반 이상을 책임져 등록금에 의존해온 재정 구조를 바꾸고 고등교육의 공공성을 확대하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등록금 의존도가 높은 현재 구조가 학령인구 감소라는 대외적 변화를 맞아 야기할 폐해를 고려하면 결코 무리한 제안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대안으로 “정부책임형 사립대학 운영으로 고등교육의 공공성을 확보하고 사립대 법인의 책무성 강화”를 들었다.

▷ 이어진 토론에서 고등교육과 대학재정에 관한 교육부의 현황 및 정책적 방향성을 밝힌 설세훈 교육부 대학학술정책관은 고등교육 재정 문제 해결에 대한 키워드로 ‘혁신’을 꼽았다. 설 정책관은 “대학 기본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대학의 자율 혁신을 통해 국가 혁신성장의 토대가 되는 미래형 창의인재 양성을 지원하는 일반재정지원사업의 집행 자율성과 지원 규모를 지속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학령인구 감소, 지역인재 유출 등 지역 위기 상황에서 지역대학과 지자체를 중심으로 지역혁신 체제를 구축하여 자율적 지역혁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역혁신 플랫폼’을 통한 통합 지원이 절실하다”고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황홍규 사무총장은 사립대학 재정 운용의 현실에 대해서 토론했다. 황 사무총장은 “고등교육의 사적 의존성을 낮추고 공적 부담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에 기본적으로 동의한다.”고 언급하며 “현재 자라나는 세대가 초저출산이고, 사람 외에는 다른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가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르기까지 국가가 국민의 세금으로 총체적 책임을 지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황 사무총장은 등록금 환불 요구에 대해 “수업료 의존도가 높은 사립대학에서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학 당국과 학생들 간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며 “수업료 회계 공개는 물론, 중요한 의사결정에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대학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사립대학은 공공성을 가진 공적 자산이다. 그럼에도 조세당국에서는 사립대학법인이 사법인이라는 이유로 각종 세금을 부과하고 있는데 국립대학과 같이 보고 국립대학 수준에서의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 대학생들은 회계 운영 과정에서의 불투명성을 대표적인 문제로 꼽았다. 학생으로서 느끼는 등록금에 대한 현실적인 벽을 토로한 장소현 예술대학생네트워크 운동팀장은 “등록금 책정 과정에서의 불투명성은 그간 끊임없이 문제로 제기된 부분”이라면서 “그러나 그때마다 책임자들은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며 “기존 체제의 무책임한 회피”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4월 대교협과 미팅을 통해 실습수업은 사실상 환불밖에 없다는 대답을 들었음에도 후속 조치는 없었다. 또 “대학은 수익자부담원칙을 종용하며 학생을 소비자 취급하지만 정작 소비자의 권리는 제대로 지켜주지 않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원격수업 전환이 그러한 예”라고 했다.

김 운동팀장은 “단순히 대학 교육을 ‘서비스’로 보지 않고, 등록금 반환 요구 자체가 교육의 공공성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학 교육이 설령 ‘서비스’라고 해도 불공정거래와 같다. 등록금 의존율이 80%가 되는 학교도 있는데, 최대 주주인 학생들이 경영권 행사에 참여할 수도 없다”라는 말로 일갈했다.

▷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 겸 반값등록금국민본부 집행위원장은 대학교육연구소가 2019회계연도 사립대학 교비회계 결산서를 확인한 결과 누적 적립금 1천억 원 이상 대학은 20개교, 100억 원 이상 대학은 87개교로 전체 사립대학 153교의 56.9%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등록금 반환 여력이 충분하다는 증거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많은 대학들이 적립금을 쌓아둘 수 있는 것은 매년 적립할 수 있는 적립금 한도액이 정해져 있지 않을 뿐 아니라 관련 법령을 어겼을 경우에 대한 강력한 제재 조치도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밝혔다.

▷ 안현효 대구대 일반사회교육과 교수는 고등교육 재정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제시했다. 안 교수는 “GDP 대비한 1인당 고등교육비는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고 OECD 평균의 반에 못 미치고 있다”며 이 문제는 고등교육의 질 저하와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즉, 고등교육비에 대한 공적 부담이 매우 낮다는 말이다.

안 교수는 “고등교육에 대한 공적 부담을 확대하는 것에서 실마리를 찾아야 하지만, 국립대의 비중이 20% 수준이므로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국립대와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사립대의 비중을 늘려 정부 지원 확대를 유도해야한다는 의미다. 안 교수는 “이번 정부의 공약에도 ‘공영형 사립대학’ 정책으로 반영돼 있지만 구현되지 못하고 있다”며 현 상황을 짚었다.

안 교수는 “이러한 내용은 이번 정부의 공약에 공영형 사립대학이라는 내용으로 반영돼 있지만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며 “어떤 전략적 단계를 거쳐 정책을 실현할지를 함께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립대 20%에 공영형 사립대학 30% 정도가 되면 정부가 책임져야 하는 공적인 고등교육의 비중이 과반수에 달하게 된다”며 “증가한 정부의 재정지원 규모로는 등록금 자체를 낮추는 방향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좌장을 맡은 박찬대의원은 “<등록금 반환 소송으로 돌아보는 대학재정> 토론회는 등록금 환불 요구로 촉발된 대학재정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개선방안을 토론하는 자리”라며, “이번 토론회를 통해 대학은 교육 개혁의 주체로서, 학생은 교육의 정당한 주체로서, 정부는 고등교육의 든든한 지원자로서 서로 신뢰받는 파트너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등록금 반환 소송으로 돌아보는 대학재정> 토론회는 ‘코로나19로 돌아보는 대학의 현실 및 해결 방안 연속토론회’의 1회 토론회이다. 2회 토론회인 <사학개혁 왜 어려운가?>는 8월 18일 화요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열릴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