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세밀하게 바라본 19세기 유럽 문화 발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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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세밀하게 바라본 19세기 유럽 문화 발전사
  • 김한나 기자
  • 승인 2020.06.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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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 유러피언: 세 사람의 생애로 보는 유럽 문화의 탄생 | 올랜도 파이지스 지음, 이종인 옮김 | 커넥팅 | 912쪽
 

19세기 프랑스가 낳은 위대한 작가 빅토르 위고는 1849년 파리에서 개최된 국제평화회의에서 연설을 통해 하나 된 유럽을 말했다. 이후 영국의 위대한 정치가 윈스턴 처칠 또한 1946년 스위스 취리히 대학교에서 하나의 유럽을 외쳤다. 유럽의 명사들이 하나의 유럽을 말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울프슨 역사상, WH 스미스 문학상, NCR 도서상 등 여러 도서상을 수상한 유명 역사학자 올랜도 파이지스는 이 책을 통해 유럽 연합이란 하나 된 국가공동체가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이었던 ‘유럽 문화’와 ‘국제주의적 문화’의 형성 과정을 이반 투르게네프, 폴린 비아르도와 루이 비아르도 부부의 생애와 국제사 관점에서 바라본 유럽사로 살펴본다.

오늘날 우리는 콘텐츠의 홍수 속에 살아가고 있다. 기술의 발전은 점점 인간의 일자리를 줄여갔지만 그만큼 여가 시간을 점점 늘려왔다. 19세기 유럽도 마찬가지였다. 철도의 발전은 유럽 대륙을 하나의 연결 공간으로 만들었다. 각 유럽 국가는 서로 교류하기 쉬워졌으며, 그 속에서 충돌과 연계가 끊임없이 생겨났다. 이 책은 이러한 격변의 시대를 살아간 빅토르 위고,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투르게네프, 플로베르, 에밀 졸라, 모파상, 헨리 제임스와 같은 인물들이 한데 섞여 등장한다. 이같은 역사적 인물들이 유럽 문화를 형성하는 과정 속에서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 살아 숨 쉬듯 생생하게 보여준다.

▲  올랜도 파이지스 교수
▲ 올랜도 파이지스 교수

올랜도 파이지스 교수는 철도로 연결된 19세기 유럽 대륙을 문화적 이동, 번역, 교환이 이루어지는 커다란 공간이자 매우 광대한 문화, 예술 시장이었음을 말한다. 발전한 인쇄술로 인해 수많은 신문과 책이 신속하게 생산되어 각지의 사람들에게 판매될 수 있었고 그 속에서 가장 유럽적인 문화, 예술이 무엇인지 판가름할 수 있는 있는 예술 경제가 등장했다. 오늘날 문화 산업이 눈부시게 발전할 수 있었던 근간에는 중요한 토대가 있음을 깨닫게 한다.

이 책은 매우 세세하게 문화 예술 발전 과정의 역사를 다루면서도 당시 시대를 아우른 민족주의와 국제주의의 대립과 역사적 인물의 충돌과 연계의 역사도 다룬다. 유럽의 명사들이 하나 된 유럽을 외칠 수 있었던 토대는 바로 이러한 갈등과 연계 속에 있다. 천재 작가였지만 슬라브주의자였던 도스토옙스키와 같은 반열에 있는 천재 작가이면서 국제주의자였던 투르게네프의 갈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관점의 갈등은 오늘날에도 그대로 전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첨예한 관점의 갈등과 대립을 살펴보고 좋은 관점을 취할 유익을 준다.

각 장을 살펴보면, 제1장 '1843년의 유럽'에서는 유럽에 철도가 부설되어 사람과 사물의 교환이 활발하게 늘어난 배경을 간단히 설명한다. 제3장 '기계 재생 시대의 예술'은 1851년 사진 기술이 발명돼, 화가들의 그림이 대량 복제되어 팔리는 상황을 설명한다. 또 인쇄술이 발달해 소설가들의 작품도 대량 출판되는데, 이 복제 그림이나 소설책들이 철도를 통해 유럽 전역으로 퍼져 나가는 과정을 서술한다. 제4장 '이동 중인 유럽인'에서는 철도 덕분에 각국에서 생겨난 해외여행의 높은 인기를 서술한다. 19세기 문화의 총체적 그림을 담아낸 이 책은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투르게네프, 플로베르, 에밀 졸라, 모파상 등 우리가 잘 아는 유명한 예술가들에 관해 알고 싶은 사람에게 모두 유용한 교양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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