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대학을 사유화하는 재단의 불법적 학사개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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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대학을 사유화하는 재단의 불법적 학사개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라
  • 정용태 청암대학교·응급구조과 교수
  • 승인 2020.05.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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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수노동조합 - 대학지성 in&out 기획 칼럼]_ 위기의 대학 ③

교학상장(敎學相長)의 자율적 공동체인 대학은 교양교육을 통한 지적 자원의 공급원으로 그리고 학문적 진리를 추구하는 지성의 보루로서 자리매김해 왔다. 그러나 시장논리가 대학에 확산되면서 대학(교육)은 물질주의에 빠지고 반(反)지성주의를 양산하고 있다. 국가와 기업에 휘둘린 채 정체성과 자율성을 잃고 피폐해진 오늘의 한국 대학으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대학이 나라의 미래를 만든다. 대학이 변해야 교육이 살며, 대학이 바뀌어야 나라가 바뀐다. 교수노조는 대학의 공공성, 민주화, 그리고 교권 확립을 위해 대학현장의 차별, 탄압, 비리 등 부정의(不正義) 사례를 고발하고 그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전남 순천에 위치한 청암대학교는 설립자인 故 강OO 전 총장 시절에는 안정적이고 발전지향적인 간호보건 중심의 선도적 지방대학이었다. 교직원이 일치단결하여 교육부 재정지원을 지속적으로 받았던 건실한 대학으로 특성화, 해외취업 등 각종 지표에서 호남의 명문 직업전문대학으로 성장하여왔다.

그러나 학교 설립자의 장자라는 이유로 2011년 취임한 강OO 전 총장이 2017년 9월 배임죄로 구속되면서, 그 여파로 청암대학교가 수행 중이던 전문대학특성화사업과 기관인증이 취소되었다. 국고지원사업의 중단은 대학의 재정적 어려움을 심화시켰고, 재정투자의 부족으로 인해 구조개혁평가에서도 하위등급을 받게 되어 지역사회에서의 이미지 추락으로 학생모집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되었다.

청암대학교의 예전 위상을 되찾기 위해 대학구성원들은 2017년 10월 후임인 서OO 현 총장의 부임을 계기로 학교 재건에 노력하였고, 그 결과로 1년여 만에 유예되었던 평가인증을 회복하고, 2018년 교육부 ‘대학 기본역량진단’ 최종 결과 발표에서 최고 성적인 ‘자율개선대학’에 선정되는 등 대학 정상화의 기틀이 마련되었다. 하지만 14억의 교비를 횡령하여 대학재정에 심각한 재정적인 타격을 준 강OO 전 총장은 작년 3월 만기 출소 후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자는 형이 종료된 날부터 5년 동안 임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한 사립학교법에 따라 교육부로부터 임원취임 승인 취소를 받았음에도, 현재까지 불법적으로 학사에 개입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현 총장에 대한 사임압력과 불법면직 처분이다. 출소 다음 날 학교를 방문한 강OO 전 총장은 서OO 총장과의 면담 중 “면회를 자주 안 왔다”는 등을 이유로 사직서를 쓰게 하고 이사회 의결 없이 서OO 총장을 의원면직시켰다. 면직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2020.1.17. 광주고등법원 무효결정)에서 받아들여지면서 현재 서OO 총장은 총장업무를 수행 중에 있지만 총장실을 폐쇄하여 직무 복귀를 방해하고 교내 교육용 건물을 불법적으로 점거하며 사무실로 쓰는 등 강OO 전 총장의 학교경영 장악 시도는 거침없다.

나아가 강OO 전 총장은 자기 아들을 이사장으로 선임하는 등 이사회 구성 및 운영에 대한 부당한 압력으로 학교법인 청암학원 이사회는 파행으로 치달았다. 이사회 심의·의결이 필요한 학사 현안들이 산적되어 학내 불만이 쌓이고 관할청으로부터 경고를 받자, 이사장은 7월 말 민법상의 긴급처리권을 적용한다면서 2019년 12월까지 6차례에 걸쳐 교육부의 지침에 어긋나는 변칙적인 이사회를 개최하였다. 교육부 방침인 ‘긴급처리권 처리 시 이사회 개최일로부터 가까운 시점에 임기만료 또는 사임한 구 이사들에게만 최소한의 범위에서 인정된다’는 규정을 어기고 권한이 없는 이사를 참석시키면서 이루어진 이사회 의결은 이사들이 묵인한다고 하더라도 추후 민원제기나 각종 평가를 통해 위법성이 밝혀질 경우 학교가 받게 될 피해는 명약관화하다. 따라서 전국교수노동조합 청암대학교 지회와 교수협의회는 이사회가 법령과 교육부 지침에 따라 자격 있는 이사들의 참석 하에 개최되도록 하는 것이 절대 필요하다고 주장하였으나 이사장은 이를 무시하였다.

이러한 학내 부조리와 이사회의 파행적 운영의 결과로 청암대학교는 전문대학 평가 인증원으로부터 2019년 12월 23일 대학인증효력이 1년간 정지됨으로 인하여 정부재정지원금마저 중단될 위기에 처해있다. 대학 정상화의 길이 가로막히고 행정제재 조치로 다시 재정적 위기에 처하면서, 그 피해를 학생, 교직원, 그리고 지역사회가 감내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사학비리 엄중 척결을 약속한 교육부 장관에게 요구한다. 청암학원 재단 설립자 일가가 자행하는 대학의 사유화에 강력하게 대응하고, 현 이사장의 임원승인을 취소하라. 감독기관인 교육부는 안정적이고 정상적인 학교 운영을 가로막는 강OO 전 총장의 불법적 행태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을 통해 민주사학 청암대학교를 교직원과 학생 그리고 지역사회에 되돌려주라. 


정용태 청암대학교·응급구조과 교수

2019 – 현재  전국교수노동조합 청암대학교지회장
2018 - 현재  전남남도지사 전라남도 정책자문위원회 안전분과 위원
2018 - 현재  행정안전부 재난관리평가 중앙재난관리평가단 위원
2019 – 현재  대통령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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