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하는 관찰자가 아닌 관찰하는 참여자를 추구한 고프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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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하는 관찰자가 아닌 관찰하는 참여자를 추구한 고프먼
  • 이현건 기자
  • 승인 2024.03.30 0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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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빙 고프먼의 사회이론 | 미카엘 H. 야콥센·쇠렌 크리스티안센 지음 | 박형신 옮김 | 한울아카데미 | 336쪽

 

어빙 고프먼은 전후 사회학에서 가장 뛰어난 사회사상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 그의 저작은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쳐왔으며, 전통적인 학계 밖에서도 계속해서 많은 독자의 주목을 받아왔다. 최근 몇 년 동안에는 ‘고프먼 열광증(Goffmania)’이라고 할 정도로 고프먼의 저작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되살아났다.

주류 방법론을 따르지 않았던 고프먼의 독특한 연구방식은 후대의 사회학자들과 사회이론가들의 이론 구축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고, 다양한 사회 영역에서 이루어진 수많은 경험적 연구에도 큰 영감을 주었다. 

이 책은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대면 행동을 연구하는 어빙 고프먼 특유의 접근방식과 핵심적인 요소에 대해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고프먼의 방법론, 상호작용 사회학, 일탈사회학, 자아이론을 차례로 다루고 있으며, 다른 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프레임 분석, 광고, 젠더리즘, 담화에 이르기까지 고프먼의 사회학 세계를 빠짐없이 다루고 있다. 

‘사회이론’이라고 하면 흔히 자기 나름의 설명 법칙, 엄격한 개념 장치, 방법론적 함의, 비판적인 시대 진단 등을 통해 사회의 특정 부분이 어떻게 보이는지를 포괄적·체계적·추상적·일관적으로 기술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고프먼은 이러한 개념과 무관하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는 결코 사회에 대한 ‘거대 이론’ 자체를 제시하고자 하지 않았다.

대신에 그는 참여하는 관찰자보다 관찰하는 참여자되어, 사회학이라는 학문이 왜 사회생활의 사소한 일에 대해서까지 명확히 개념화해야 하는지를 이해시키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얼굴 작업, 인상 관리, 역할 거리, 예의 있는 무관심 등 수많은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냈고, 그중 많은 것이 현재 사회학의 표준 어휘를 이루고 있다.

고프먼의 전반적인 연구 의제는 그가 ‘상호작용 질서’라고 칭하는 것을 탐구하는 것이었다. 이 책은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대면 행동을 연구하는 어빙 고프먼 특유의 접근방식에 대해 철저하게 설명한다. 더 나아가 고프먼의 연구가 후대의 사회학자들과 사회이론가들의 이론 구축에 어떠한 영감을 주었는지도 보여준다.

수많은 고프먼 탐구서 가운데 이 책을 번역 대상 서적으로 선택한 것에 대해 역자는 다음과 같이 밝힌다. 첫째, 야콥센과 크리스티안센만큼 고프먼에 대해 계속해서 집중적으로 연구해 온 학자가 없기 때문이다.

둘째, 고프먼의 견해는 때로는 서로 모순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이 두 저자는 이 서로 다른 고프먼이 어디에서 생겨났는지, 그리고 고프먼의 그러한 모습들이 현대의 이론에서 어떻게 재현되고 있는지에 대해 고프먼을 ‘거슬러 올라가며’ 독해하고 ‘앞으로 나아가며’ 독해함으로써 고프먼 소개서가 갖추어야 하는 기본 조건을 충실히 충족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이 책은 초보자들에게도 충실한 안내서가 될 수 있도록 고프먼의 방법론, 상호작용 사회학, 일탈사회학, 자아이론(이른바 연극학적 이론)을 차례로 다루고, 다른 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프레임 분석, 광고, 젠더리즘, 담화에 이르기까지 고프먼의 사회학 세계를 빠짐없이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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