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대만 총통 선거 결과 및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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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대만 총통 선거 결과 및 시사점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4.01.20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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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밤 대만 총통 선거에서 이긴 라이칭더 민진당 후보가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지난 13일 치러진 제16대 대만 총통선거에서 집권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賴淸德·65) 후보가 승리를 거뒀다. 독립·반중 성향의 민진당은 대만에서 1996년 직선제 총통 선거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12년 연속 집권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한-중 관계 등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14일 한국 외교부는 선거 결과에 대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유지되고 양안 관계가 평화적으로 발전해나가기를 기대한다. 우리 정부의 대만 관련 기본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 정부가 그동안 존중해온 ‘하나의 중국’ 원칙에서 큰 변화없이 대만과의 비공식적 관계를 유지해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종의 ‘미중 대리전’ 성격을 지녔던 이번 선거에서 친미 성향 라이칭더 후보의 당선이 미중 갈등 구도로 이어지며 미국, 일본과의 밀착 공조를 해왔던 한국 정부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대만 총통 선거 결과 및 주요국 반응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과 시사점을 제시한 보고서 <2024년 대만 총통 선거 결과 및 시사점>(저자: 허재철 세계지역연구1센터 일본동아시아팀장 외)를 16일 발간했다.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아래 발췌 소개한다.

 

▶ ‘친미, 반중, 독립’ 성향의 민진당 라이칭더 후보가 14대 총통으로 당선되어 민진당이 3연임에 성공 

ㅇ 2024년 1월 13일(토)에 실시된 총통 선거 결과, 민주진보당(民主進步黨, 이하 민진당)의 라이칭더(賴清德) 후보가 558만 6,019표(40.05%), 중국국민당(中國國民黨, 이하 국민당)의 허우유이(侯友宜) 후보가 467만 1,021표(33.49%), 대만민중당(台灣民眾黨, 이하 민중당)의 커원저(柯文哲) 후보가 369만 466표(26.46%)를 획득함.

ㅇ 대만 사회에서 중국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가운데, 민진당 라이칭더 당선자의 ‘민주 vs. 강권주의(極權主義)’ 프레임과 야당의 후보 단일화 실패가 선거 결과에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평가됨.

ㅇ 라이칭더 총통 당선자는 현임 차이잉원 총통보다 더 강경한 독립 지향 성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샤오메이친 부총통은 미국과 견고한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짐.

ㅇ 총통 선거와 동시에 실시된 입법위원(국회의원 격) 선거 결과, 여소야대의 구조가 형성되어 라이칭더 신정부의 정책 추진력이 차이잉원 정부에 비해 다소 약화될 것으로 보이며, 민진당(51석)과 국민당(52석) 사이에서 민중당(8석)이 캐스팅 보터로서 역할을 하며 존재감을 높일 것으로 전망됨.

▶ 주요국 반응

ㅇ 중국 - 라이칭더 후보의 당선이 결정되자 중국 정부는 짧은 논평을 통해 “선거 이후 양안관계의 구도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대만 독립 반대’에 대한 입장을 강조함.

ㅇ 미국 - 라이칭더의 총통 당선을 축하하며 향후 미국-대만 간 비공식 관계를 지속한다는 입장을 발표함.

ㅇ 일본과 유럽, 우리 정부도 축하 인사와 함께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기원한다는 입장을 밝힘.


▶ 라이칭더 신정부는 ‘평화 4대 지주 행동 방안(和平4大支柱行動方案)’과 ‘혁신과 번영의 대만(創新繁榮的台灣)’ 비전을 바탕으로 외교·안보 및 통상·무역 정책을 전개할 것으로 전망

ㅇ 급진적인 독립 정책을 추진하지는 않겠지만, 기본적으로 차이잉원 정부의 양안관계 정책을 계승할 것인바, 양안관계의 냉각 상황은 지속 또는 심화할 것으로 보임. 중국을 위협으로 인식하는 가운데, 대만의 독자적 정체성을 보다 강조함.

ㅇ ‘경제안보가 곧 국가 안보’라는 인식하에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줄이고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고자 함. 혁신 성장과 포용 성장, 녹색 성장을 지향하는 한편, 양안 협력보다 국제사회와의 통상협력을 강화하면서 경제 발전을 도모해갈 것으로 전망됨.

ㅇ 중국과의 경제협력은 현 정부와 같이 현상 유지를 기조로 하되, 대등한 협력관계와 민주적 절차를 강조함. 차이잉원 정부의 신남향 정책과 국제 통상협력 추진 방침을 계승하면서 주요국과의 경제협력 관계를 더욱 심화할 계획임.

ㅇ 미국은 대만과 안보, 경제 분야에서 연대를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이나, 미중 관계의 관리 필요성 및 국제정세의 불확실성 증대 등을 고려하여 대만과의 협력 수위를 조정할 것으로 예상됨.


▶ 비록 민진당이 재집권에 성공했지만 입법원에서 여소야대의 구조가 형성되어, 라이칭더 신정부의 정책 추진력이 차이잉원 정부(여당이 과반수 차지)에 비해 다소 약화될 것으로 예상됨.

ㅇ 급진적인 독립 정책을 추진하지는 않겠지만, 기본적으로 차이잉원 정부의 양안관계 정책을 계승할 것이므로 양안관계의 냉각은 지속될 전망임.

ㅇ 전반적으로 현 차이잉원 정부의 기조를 이어받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며, 양안 협력보다 국제사회와의 통상협력을 강화하면서 경제 발전을 도모할 것으로 전망됨.

ㅇ 미국은 대만과 안보, 경제를 중심으로 연대를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이나, 미중 관계 및 국제정세의 불확실성 증대를 고려하여 협력의 수위를 조정해 나갈 전망임.

▶ 양안관계가 한층 더 냉각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우리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모색하는 동시에 대만해협의 불확실성이 초래할 수 있는 대외경제환경의 변화를 선제적으로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 

ㅇ 특히 대만해협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경우 우리 경제가 입게 될 피해가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해 선제적으로 분석하고 상황별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음.

ㅇ 라이칭더 신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중국의 다양한 경제적 강압이 예상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라이칭더 신정부 또한 경제안보 정책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는바, 이러한 상황이 우리 경제에 어떠한 기회 및 도전 요인으로 작용할지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과 대응 방안 마련이 요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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