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의 등장은 새로운 성장 기회인가, 기자의 업業을 위협하는 재앙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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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등장은 새로운 성장 기회인가, 기자의 업業을 위협하는 재앙인가?
  • 이명아 기자
  • 승인 2023.07.17 0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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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저널리즘: 챗GPT 시대, 언론 미디어 산업의 대전환 | 박창섭 지음 | 두리반 | 304쪽

 

전 세계 주요 언론사들이 인공지능과의 공존을 시작했다. AP통신의 ‘워드스미스’, [뉴욕타임스]의 ‘에디터’, [워싱턴포스트]의 ‘헬리오그래프’, [로스앤젤레스타임스]의 ‘퀘이크봇’ 등 오늘날 수많은 언론사가 이미 오래전부터 AI 프로그램으로 기사를 작성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연합뉴스, SBS, MBN 등 여러 언론사에서 인공지능을 이용해 자동화된 기사를 생산하고, 또 활용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기자가 할 일을 대체하며 언론 미디어 산업의 대전환을 일으키고 있는 이 시점에서 우리 언론과 언론인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 저자 박창섭 교수가 소리 없이 AI 전쟁을 펼치고 있는 세계 언론의 현재와 우리 저널리즘의 미래를 새롭게 조명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언론 미디어 산업에서 기자의 자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AI 기자가 인간 기자를 대체하기 시작하면, ‘기자’라는 직업은 안전할 수 있을까? 언론사들이 AI에 의존하기 시작하면서 기자의 일자리 감소는 실제로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언론 미디어 산업의 업황에도 영향을 받았겠지만, AI가 인간 기자들의 일을 상당 부분 대신하고 있음을 그대로 증명해준다.

 많은 언론 미디어 일자리가 최근 위험에 처한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에서는 언론사들의 일자리 감소를 자동화 때문이라기보다는 독자들과 광고주들이 전통적인 매체에서 인터넷으로 이동하면서 발생한 현상으로 보고 있다. 언론 전문가들도 현재로서는 AI가 인간 기자의 일자리를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현재 AI 저널리즘은 기자들의 업무를 획기적으로 돕고, 시간적·경제적으로 기사 생산 비용을 크게 줄이는 역할을 한다. 이는 기자들이 좀 더 깊이 있는 탐사 보도를 할 수 있는 여력을 만들어주고, 더 양질의 기사를 쓸 수 있도록 작용할 수 있다.

AI 저널리즘의 큰 문제 중 하나는 저널리스트에게 영향을 미치는 저작자, 신뢰성, 품질, 저널리즘 윤리 위반 등 윤리적 문제들에 대한 체계적인 고찰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특히 AI의 편향성, 책임, 투명성과 관련된 윤리적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다. AI가 사회적 편견을 강화하고 특정 목소리를 억압하며 심지어 여론을 조작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① AI에도 편향이 존재할까?
기본적으로 원론적으로 기계나 AI가 편향성을 지닐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동화 프로그램은 편견과 편향을 가질 수 있는 인간에 의해 설계되기에 AI의 공정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들은 AI가 공정한지, 특정한 목표를 노리고 작동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한다. 따라서 저널리즘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이 없는 개발자, 프로그래머들이 만든 자동화 시스템을 믿을 수 없다는 지적은 일리가 있다.

② AI 기사의 오류는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자동화 저널리즘을 둘러싼 또 다른 윤리적 문제는 책임이다. AI의 오류 기사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프로그램을 만든 제작자일까? 아니면, 해당 언론사일까? 그것도 아니면 AI 프로그램 자체일까? 단순히 해프닝으로 끝날 실수라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사회적·정치적 편향을 담은 오류라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다.

③ AI는 기자보다 투명할까?
투명성은 현대 저널리즘의 중요한 특징이다. 일부에서는 자동화된 기사를 만드는 규칙이 정밀하게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자동화 저널리즘은 인간 저널리즘보다 더 투명하다고 주장한다. 인간 저널리즘의 투명성과 견줘볼 때, 자동화 저널리즘에만 높은 투명성을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자동화 저널리즘의 과정을 공개하는 것은 뉴스 산업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요즘처럼 언론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고 있는 시점에서 투명성 확대는 반길 일이다. 언론사들이 AI를 통해서 자동화된 기사가 어떻게 취재되고 출고되었는지 설명한다면, 뉴스 소비자들로부터 더 신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 시대, 저널리즘의 미래는 어떻게 변하고 진화하게 될까? 컴퓨팅 성능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빅데이터 분석 기술은 고도화됨에 따라 자동화된 기사를 생산할 수 있는 자연어 생성 기술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이는 AI가 저널리즘 속으로 더 깊이 파고들 것은 예견하게 한다. 언론의 영역으로 성큼 들어온 AI는 기자의 업무 편의를 높였지만, 기자들에게 과제도 안겼다.

기자들은 이제 AI와 더불어 살기 위해, AI를 이해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사고방식에 대한 전환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즉, 기자들은 전통적인 업무인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쓰는 데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AI를 다룰 수 있는 컴퓨팅 사고와 기술도 습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뉴욕 시립대학교 저널리즘스쿨 대학원 교육 이사인 제러미 캐플란은 “저널리즘 스쿨은 언론인들이 자동화 서비스가 윤리적이고 건전한 저널리즘 원칙에 따라 운용될 수 있도록 하고, 자동화 서비스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도록 학생들을 준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대학 저널리즘 과정에서 학생들이 자동화 서비스를 개선하거나 구축하는 데 필요한 코딩 및 디자인 기술을 가르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리자이너 러트렐과 그의 동료들은 강의실에서 AI를 다루기 위한 다섯 가지 고려 사항을 제시했는데 다음과 같다.

1) AI 관련 윤리
2) AI 이론과 실습의 결합(예: 고전적인 미디어 이론을 논의하기 위해 AI 기술을 사례로 사용)
3) AI 전문성을 가진 강사의 고용
4) 학생들이 AI 플랫폼에 접근할 수 있도록 기업들과 파트너십 구축
5) 학생들의 미디어 리터러시 향상

기자들은 어떤 형태의 저널리즘을 실천하든, 기사에서의 인간적 측면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한다. 저널리즘은 인간의 권리와 이익, 관심을 위한 정보 서비스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자동화 저널리즘 역시 ‘인간’을 가장 중시하는 기사를 작성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의 프란체스코 마르코니는 “기술은 변한다. 오늘은 AI, 내일은 블록체인, 그리고 10년 후에는 다른 무언가가 나올 것이다. 변하지 않는 것은 저널리즘의 기준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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