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연구의 단계별 연구 방법 및 실제
상태바
융합연구의 단계별 연구 방법 및 실제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3.04.15 18: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NRF 이슈 리포트] 융합연구의 단계별 연구 방법 및 실제

 

최근 융합연구에 대한 관심의 증가와 함께 다양한 측면에서 융합연구에 대한 담론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시대의 가속화와 함께 사회⋅경제적 현상이 복잡 다양한 형태로 변화함에 따라 단일 학문 분야의 지식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각 학문들 간의 제도적 울타리로 인해 학문 간 소통의 부재로 초래되는 문제가 적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융합연구의 역사는 17세기 과학 혁명 이후 19세기 후반까지 이루어진 개별 학문 및 과학 기술들의 특수화, 세분화, 그리고 전문화를 배경으로 시작되었다고 주장되고 있다. 코페르니쿠스 시대 이후 세분화되어 온 학문 분야들은 독립적으로 문화적·관념적·철학적 관점이 상이하게 발전되어 오면서 서로 다른 학문적 배경을 가진 연구자들이 상호 지식을 공유하기 어려운 장애 요인을 많이 내포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들 연구자들이 학문 간 지식을 공유하며 통합적 관점에서 새로운 지식이나 아이디어의 창출을 통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관점에서 융합연구가 시작됐다.

이에 한국연구재단은 융합연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분야 간 소통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연구 현장에서 나타나는 실제적인 사례를 중심으로 제시하는 이슈 리포트 <융합연구의 단계별 연구 방법 및 실제>(저자: 노영희 건국대학교 교수)를 4월 5일 발간했다. 

최근에는 전 학문 분야가 융합연구를 하고 있다고 할 만큼 어떤 학문을 하든 다른 학문 분야의 연구 방법론을 적용하거나 새로운 정보 기술을 접목시켜 소속 학문 분야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이처럼 새로운 학문과의 접목을 위해 융합연구를 하고자 할 때 연구자들이 겪을 수 있는 상황들을 실제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와 설문 조사, 그리고 문헌 분석을 통해서 파악하여 융합 시작 단계에서 결과 발표 단계까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 융합연구의 시작 단계

▶ 융합연구 어떻게 시작되는가?

사석에서 융합연구를 우연히 시작하게 된 경우도 있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융합연구를 시작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융합연구가 특별한 것은 아니며, 복잡한 현실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다양한 시각이 필요하고, 기술적인 발전과 함께 인간의 내면에 대한 고찰 없이 적용되는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측면에서 나타나는 하나의 형태일 뿐이라는 의견도 있다.

▶ 융합연구 주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융합연구의 경우 연구 주제의 특성상 문제 해결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고, 주로 사회적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춘 연구 주제를 선정하는 측면이 강하다. 또한 여러 학문 분야의 연구자가 참여해 새로운 해결 방안을 창출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연구 문제나 목적이 좀 더 유연하고 포용적이며 다차원적으로 설정되어야 하고, 연구 문제는 지속적·발전적으로 수정·보완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융복합적 과제이기 때문에 참여 연구진도 그에 맞게 적절하게 구성되어야 하고 철저하게 전공을 고려해 역할 분담이 처음 단계에서 명확히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융합연구를 실시한 연구팀의 역할 배분에 대한 예시>

■ 융합연구의 진행 단계

▶ 융합연구 방법론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연구 방법론의 주요 기능은 어떤 공통 경험을 공유하기를 원하는 연구자들 사이에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이며, 과학적 방법론은 추론된 지식의 논리적 기초를 명백하게 밝혀 준다. 

ㅇ 공동의 기반 구축을 위한 연구 방법론

융합연구는 공동의 기반 구축이 중요하다. 이는 연구에 참여한 학문 분야 간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으로, 연구 문제에 대한 핵심 개념을 이해하고, 다른 학문 분야와 지식을 배우며, 자신의 학문 분야에서 사용하는 전문 용어를 탈피하여 연구자들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언어의 기반을 구축하는 것을 포함한다.

ㅇ 단계별 과정을 통한 연구 방법론

연구 방법론의 설정에 있어 전체와 부분의 상관성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방법론의 도출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수직적이면서 수평적인 시각과 미시적이면서 거시적인 시각을 결합하여 연구 방법론을 검토해야 한다.

ㅇ 1차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한 연구 방법론

융합연구를 진행하다 보면 1차적 연구 결과를 토대로 새로운 연구 방법론이 필요할 수 있다. 인문사회기반 융합연구팀 또는 융합연구자들은 융합연구 과제를 수행하여 1차적인 기반 연구를 다져, 이를 확장하여 연구를 수행한다. 즉, 1단계 연구의 연장선상에서 다양한 융합연구를 폭넓게 수행해야 한다.

▶ 융합연구를 위한 자료는 어떻게 수집되는가?

ㅇ 융합연구 문헌 조사

융합연구는 다양한 분야의 연구가 집합되어 있어 문헌 조사의 과정이 개인 연구보다 복잡한 과정을 거치게 된다. 특히 관련 분야의 문헌들을 모두 검토하고, 타 분야의 용어를 배우고, 논의의 과정도 거쳐야 하므로 훨씬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ㅇ 데이터 수집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법에 있어 융합연구만을 위한 특별한 방법은 없다. 다만 사회 문제의 해결이라는 연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데이터 수집에 적합한 연구 방법을 선택하여 사용하면 된다. 즉 전통적인 양적 방법론을 사용하거나 질적 방법론을 사용할 수 있으며, 패러다임의 관점이 동일한 두 개 이상의 방법론을 사용하거나, 양적 연구 방법과 질적 연구 방법의 혼합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법 등 어떤 방법론을 사용하고,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대한 제한은 없다.

그 외 설문 조사와 심층 인터뷰, 참여 관찰과 실험 조사, 혼합 방법 등이 있다.

 

■ 융합연구 완료 단계

▶ 융합연구의 결과 분석 및 해석 방법은 무엇인가?

ㅇ 융합연구의 결과 분석

융합연구는 하나의 관점에서 분석 및 해석이 이루어질 경우 완전한 결과를 도출하기 어렵다. 따라서 융합연구는 방법에 따라 다양한 분석 방법을 사용한다. 분석 방법으로는 1차 결과에 대하여 연구자들과 교차 점검을 실시하기도 하고, 세미나 및 자문을 통해 외부 전문가에게 연구 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요청하기도 한다. 또한 다양한 이용자 피드백을 통해 연구 결과에 대한 점검을 진행하기도 한다. 

이같은 방법을 통하여 데이터의 타당성과 신뢰성을 구축하는 상호 주관성을 획득할 수 있다. 융합연구에서 상호 주관성을 획득한다는 것은 다양한 학제적 관점들이 모여 각자의 학제적 역량을 초월했다는 뜻으로 상호 주관성은 융합연구의 주요 성과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ㅇ 학제적 관점의 다양한 연구 결과에 대한 해석

데이터의 해석에 대한 융합연구의 접근은 다수의 문헌 집단을 사용하게 된다. 초기에 실시한 집중적인 다양한 문헌 조사가 해석 과정에서도 유용하게 사용된다. 이 과정에서 거시적 수준의 이론들을 이용하여 미시적 수준의 데이터를 이해할 수 있다. 

연구자들은 각자 자신의 학제적 관점에 대해 성찰적인 태도가 중요하다. 협력적 융합연구에서는 다양한 해석들에 대해 열린 태도가 필요하며, 누구의 의견이 옳다는 것이 아닌 대안적인 해석을 끌어내는 수단으로써 생산적인 논쟁이 필요하다.

▶ 융합연구의 결과 발표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ㅇ 융합연구의 결과 발표 형식의 다양화

융합연구의 실질적 목적이 현실 세계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임을 볼 때, 연구 결과가 단순히 학술 논문 및 전문 저널 등의 학술적 목적에만 국한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매우 제한적인 독자들이 읽고, 고도로 전문화된 저널에만 출판하는 통상적인 학술 출판 관행에서 벗어나는 것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융합연구 결과에 대해 연구자들은 해당 연구 결과가 누구에게 가장 필요할 것인지를 파악하고 그와 함께 어떤 형식으로 발표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지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일반적 성과인 학술 논문 및 전문 자료를 넘어 신문 기사, 방송 매체, 콘텐츠, 대중 강연, 작품 전시, 영화, 시스템 개발 등 다양하고 새로운 발표 양식 및 경로를 개발해야 한다.

ㅇ 콘텐츠와 방송 매체의 융합연구 성과

연구의 파급력을 높이고 학문적 대중화를 불러오기 위해 텍스트, 이미지, 영상 등으로 다양하게 제작된 콘텐츠들은 서적, 논문, 방송, 인터넷 등의 여러 매체를 통해 연구 성과와 결과를 가시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융합연구의 성과는 YouTube 영상 콘텐츠, 교육 프로그램 동영상 콘텐츠, 애플리케이션 콘텐츠, AR/VR 콘텐츠, 음악 콘텐츠 등으로 개발되어 다양한 매체를 통해 연구 결과의 활용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ㅇ 다목적 미디어 공간 전시의 융합연구 성과

전시를 통한 연구 결과 발표는 연구자의 의도에 따라 학술적 전시, 교육적 전시 등의 특징을 지니며, 대부분의 연구 결과 발표는 전시물과 주제, 전시 공간의 물리적 특성(시간성, 공간성 등)으로도 구분될 수 있다. 이러한 전시를 통한 연구 성과는 관람자들이 직접 경험하고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으며, 많은 인원이 접할 수 있기 때문에 효율적이다.

ㅇ 시스템 및 프로그램 개발의 융합연구 성과

융합연구의 목적과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이론과 연구 방법론을 구축하고 이를 실질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모델, 시스템 구축, 응용 프로그램 개발 등을 통해 연구 결과를 형태로 구체화 시키고 있다. 지정된 정보 처리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상호 작용 시스템, IT 기술 또는 빅데이터를 접목시킨 시스템 개발, 데이터 기반 분석 프로그램, 애플리케이션, 플랫폼 개발 등 다양한 시스템 및 프로그램들이 융합연구를 통해 연구 결과로 도출되고 있다.

ㅇ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후학 양성의 융합연구 성과

융합연구의 과정에서 축적된 데이터, 시나리오, 연구 성과 등은 학술적 측면은 물론, 실용적 측면에서도 효과가 크다. 융합연구의 결과는 연구의 저변 확대에 따른 새로운 학문 분야를 개척시키고 있으며, 무엇보다 관련 분야의 후학들을 양성시키며, 연구진, 대학(원)생 등의 성장을 확장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 융합연구자들이 말하는 융합연구 개선점

ㅇ 융합연구 지속의 어려움

기존 융합연구지원사업의 기간 확장과 융합연구지원 프로그램의 지속성 담보 등 해결책이 필요하다

ㅇ 융합연구 예산 규모 및 지원의 문제

연구비 규모와 활용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융합연구 연구비 규모 확장, 한국연구재단의 연구비 활용 관련 Q&A 진행 등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해결책 마련이 필요하다.

ㅇ 연구 결과 평가 과정에서 고려되는 문제

대학을 비롯한 연구비 지원 기관들은 연구 성과를 각기 다른 점수 체계를 통해 언제나 양적으로 지표화시키고 평가한다. 그러나 스펙트럼이 넓은 융합연구 분야에서는 더욱 세밀하게 체계화·지표화되어야 한다. 연구 성과 및 가시적 결과물의 경우 역시 논문, 컨퍼런스, 심포지엄, 전시회 발표, 저서 출간 등이 다양하게 인정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실제 많은 연구비 지원 기관에서 이들 각각을 모두 의미 있고 유효한 결과물로 인정하지 않는 부분도 검토될 필요가 있다. 

연구 성과가 논문으로 나오는 것이 그 일차적 성과물이 되기도 하지만, 연구팀의 연구 주제와 방법에 따라서는 연구 실험 및 실험 설계, 사용자 조사, 프로토타입 제작 등이 그 일차적 성과물이 될 수도 있다. 이때 이러한 일차적 성과물에 대한 논문 방식의 소개, 정리, 발표는 그 이차적 성과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처럼 연구 프로젝트가 제작과 개발이 보다 일차적이며, 중점 목표가 되는 경우, 여전히 이러한 연구 프로젝트의 결과를 논문 중심의 실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타당한지 재고되어야 한다.

ㅇ 융합연구 공저 논문에서 검토되어야 할 문제들

현재 많은 대학에서는 단독 혹은 소수의 저자가 함께하는 연구를 더욱 높게 인정하고, 이에 반해 다수의 저자들이 참여하는 연구는 인정하지 않거나 저자 수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낮게 인정하곤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동연구 논문을 쓴다는 것은 공동연구에 참여하는 각 개별 연구자에게 불리한 상황일 수밖에 없다. 공동연구는 늘어나는데 저자 수에 관련해서는 여전히 과거의 기준과 잣대, 평가 체계가 적용되는 점은 심각하게 재고되고 개선될 필요가 있다. 

ㅇ 공동 연구에 대한 인식의 변화 필요

오늘날 공동 연구가 더욱 확장되고 융합연구가 활발해지는 상황에서 하이퍼 저자권 논문은 많은 분야에서 등장할 수 있다. 하이퍼 저자권까지는 안 가더라도 수십 명의 공동 연구자들이 함께하는 논문은 얼마든지 여러 분야에서 나올 수 있다. 따라서 학계와 대학 그리고 연구비를 지원하는 기관에서는 이에 대해 미리 고민하고 함께 준비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학제간 융합연구에서 점차 범위가 확대되고 있기에 더욱 시급히 논할 필요가 있다. 

ㅇ 융합연구자의 소통에 대한 문제

현재 융합연구자들 간 소통의 창구가 부족하며, 이는 융합연구의 확장에 적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HubCon 컨퍼런스라든지, 세미나, 콜로키움 등을 통한 소통 및 논의 자리가 추가로 필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