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공존해야 할 작품 사회의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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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과 공존해야 할 작품 사회의 도래
  • 김평원 인천대학교 교수·국어교육과
  • 승인 2023.04.0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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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GPT로 유명해진 생성형 인공지능(GAI, Generative Artificial Intelligence)이 최근 그 성능이 파격적으로 고도화되면서 많은 관심과 더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GAI)을 사용하는 것은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아이언맨 슈트를 사용하는 것과 같다. 한 인간이 슈트를 입고 아이언맨으로 강화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생성형 인공지능을 통해 부족한 능력을 보강하거나 업무 능력을 파격적으로 높일 수 있다. 이른바 증강 지능(augmented intelligence)이 실현되는 것이다.

생성형 인공지능의 시대에는 지식을 생성하는 주체를 인간과 인공지능으로 구분해야 한다. 인간은 자료를 찾고, 구조화시켜서 정보를 만들고, 정보를 누적하여 지식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인지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이 발달한다. 개념 정의가 불명확한 한계는 있지만 DIKW(Data, Information, Knowledge and Work) 계층 구조는 생성형 인공지능이 지식을 생성하는 과정을 인간의 지능과 비교할 수 있는 유용한 프레임워크이다. 

정보 사회는 정보 통신 혁명으로 인한 광범위한 사회·조직적 변화를 통해 형성되었다. 지식 사회는 정보가 인간의 창의성과 결합되어 지식이 새로운 생산 요소로 발전하는 사회이다. 지식 생성 이후의 단계를 작품 생산으로 규정한다면 정보 사회와 지식 사회와 대등한 위치에서 작품 사회의 개념을 만들 수 있다. 작품 사회는 지식보다는 지식을 활용해 창작한 작품에 가치를 부여하는 사회로 생성형 인공지능의 시대에 적합한 개념이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이미 완성된 지능이 아니라 사람과의 상호 작용을 통해 끊임없이 발전하는 거대 지능이다. 따라서 생성형 인공지능을 사용한다는 것은 엄청난 규모의 사람과 상호 작용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생성형 인공지능을 이용하면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는 것을 개선하면서 실수와 일상적인 작업을 줄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교육 현장과 업무 현장에서 각각 다른 모형으로 적용되어야 한다.

먼저, 생성형 인공지능 활용 작업(GAIAT, Generative Artificial Intelligence Assisted Task) 모형은 인간이 자료, 정보, 지식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Chat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이 생성한 자료, 정보, 지식을 참조하는 방식으로, 결국 인간과 인공지능이 협업하는 모형이다.

생성형 인공지능 활용 작업 모형에 따르면, 인간은 생성형 인공지능을 비서 또는 동료로 활용하는 셈이며, 혼자 수행했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탁월한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이 모형을 토대로 교수·학습을 설계한다면 AI와 함께 일하고 사는 법을 배우는(learning to work and live with AI) 것이다. 

생성형 인공지능 활용 학습(GAIAL, Generative Artificial Intelligence Assisted Learning)은 인간이 먼저 지식을 구성한 후 인공지능이 생성한 지식과 비교하면서 인공지능이 생산한 텍스트의 생성 과정을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인간이 만든 지식을 반성적 사고를 통해 스스로 되돌아보는 사고력이 메타인지라면, 인공지능이 지식을 생산하는 알고리즘을 추론하는 것은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XAI)’ 리터러시를 키우는 과정이다.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XAI) 리터러시는 인간이 스스로 생성한 데이터, 정보, 지식과 생성형 인공지능이 생성한 데이터, 정보, 지식을 비교 평가하면서 키울 수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에서 생성된 데이터, 정보 및 지식의 신뢰성과 유효성을 평가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지 못한 상태에서 처음부터 생성형 인공지능에 과의존하게 되면, 인공지능과 함께 일하면서 공존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키울 수 없다. 사회로 진출하기 전 학생들이 Chat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에 과의존하면 텍스트 생산자가 아닌 텍스트 편집자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자료, 정보, 지식의 과잉 시대에는 이들의 신뢰성과 타당성을 선별할 수 있는 눈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작품 사회로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추어 생성형 인공지능 활용 학습(GAIAL)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목표를 포함할 것을 권장한다. 

 

김평원 인천대학교 교수·국어교육과

고려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국어교육과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읽기, 쓰기, 듣기, 말하기 교육에 적합한 텍스트는 한 분야를 깊이 파고든 전문적인 지식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가 융합된 지식이라는 신념 아래 인문·사회·자연·공학 등 여러 학문 분야의 글쓰기와 말하기 교육을 연구해 왔다. 『엔지니어 정약용』(2017), 『임진왜란과 거북선 논쟁의 새로운 패러다임』(2022) 등은 인문학과 공학을 융합한 범교과적 독서, 작문, 화법 교육용 텍스트로서, K-MOOC를 통해 강의를 공개하였다. 인천대학교 교육혁신원장으로서 메타버스 활용 교육, AI 교수 활용 교육, 인공지능 활용 교육 등 미래 혁신 융합 교육을 대학 현장에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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