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다양성보고서…성차별·제도 문항에 성별 인식 차이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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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다양성보고서…성차별·제도 문항에 성별 인식 차이 커
  • 이명아 기자
  • 승인 2022.04.0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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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대학교 다양성 현황과 변화: 발간
- 국내 사립대 최초 고려대 다양성위원회, 3년간 활동과 조사 결과 발표

 

교수 사회에서의 성차별 유무를 묻는 질문에 고려대 남성 교수와 여성 교수의 응답이 큰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수 사회에 성차별이 없다’는 문항에 동의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고려대 남성 교수는 6점 만점에 4.12점으로 후한 점수를 준 반면 여성 교수는 2.96점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줬다.

고려대의 여성 교수 비율은 2년 전인 2019년에 비해 1.1% 포인트 상승했지만 여전히 전체 교수의 17.2%에 불과해 성별 불균형이 뚜렷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 학부생 비율은 46.1%로, 서울캠퍼스만 놓고 보면 절반에 가까운 48.8%에 달한다.

고려대 다양성위원회는 5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고려대 다양성보고서 2021'을 발표했다. 2019년 교내 다양성 수준을 진단하기 위해 출범한 다양성위는 매년 학교 부처와 전 구성원을 대상으로 다양성 현황 조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는 다양성위가 지난 3년간 이어온 교육·연구·문화 활동과 2021년 실시된 2차 다양성 현황 조사 결과가 담겼다.

학부생을 대상으로 ‘젠더 다양성을 위한 제도가 우수하다’는 문항에 동의하는지를 물었을 때는 남학생은 4.34점, 여학생은 3.67점을 줬다.

장애인은 교수, 직원, 학부생, 대학원생 집단 모두에서 2%가 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은 대학원생 집단에서 8.9%로 0.5% 포인트 상승했다.

학부생은 코로나19 여파로 휴학생이 늘면서 3% 줄어든 반면 대학원생은 2019년 대비 1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외에도 이번 보고서에서는 ▲교과와 비교과를 아우르는 학부생 대상 다양성 교육 ▲대학원생 대상 다양성 연구공모전과 발표회를 통한 다양성 연구 ▲월간 '디베르시타스'와 단행본 '다름과 어울림'을 통한 다양성 저술 ▲다양성을 주제로 한 영상 제작의 성과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고려대의 다양성을 증진하고 보호하기 위한 '총장 직속 정책 자문기구'인 다양성위원회가 그간 제안한 다양성 관련 정책과 그 실행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2021 고려대 다양성 현황의 주요 결과>

▶ 생태학적 다양성 지수(KUDI-I)의 경우, 고려대학교의 모든 구성원인 교수, 직원, 학부생, 대학원생 중, 학부생과 직원은 2019년과 유사하였으나 교수와 대학원생 지수는 증가하였다. 교수의 경우 서울캠퍼스를 중심으로 여성 교수가 증가한 결과가 반영된 것이고, 대학원생의 경우 전체 모수가 증가하면서 국적을 비롯한 다양성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 학교 다양성 평가 지수(KUDI-II)는 학부생이 가장 높고, 대학원생, 교수, 직원 순으로 나타났다. 교수의 경우 다양성 요소 중 형평성, 포용성에 대한 평가는 향상되었으나, 개방성에 대한 평가는 낮은 점수의 답보 상태로 나타났다. 교수의 인적구성의 다양성이 증가한 것과 달리, 구성원들은 학교의 다양한 인력 채용과 교류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점에 주목해야 한다.

다른 집단에 비해 학교 다양성 평가가 낮았던 직원은 특히 세종캠퍼스보다 서울캠퍼스에서 형평성이 개선되기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학부생의 경우 2019년 평가보다 상승하였고 특히 서울캠퍼스에서 긍정적으로 변화하였다. 대학원생 역시 2019년 대비 상승하였고 서울과 세종캠퍼스 간 차이는 유의미하지 않았다.

 

▶ 다양성 교육 및 연구 환경 체험은 모든 구성원 집단에서 2019년 대비 크게 향상된 결과를 보였다. 이는 2020년 이후 펼쳐온 다양성 가치 증진을 위한 교육, 연구, 문화 활동의 결과라고 할 것이다. 

학부생의 경우 실제 교과, 비교과 활동의 수혜가 컸던 서울캠퍼스에서 큰 폭으로 상승한 결과를 보였다. 다양성 가치 증진을 위한 활동이 부족했던 직원들은 다양성 교육 및 연구 환경 체험에 대한 평가가 다른 집단에 비해 높지는 않았다. 직원과 대학원생을 위한 별도의 다양성 교육이 필요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 다양성 교육, 연구, 조직문화 활동의 결과로, 대체로 구성원의 다양성 수용도는 증가한 결과를 보였다. 교수의 경우 정서적인 면이 증가하여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과 수업하는 것이 즐겁다’라는 항목에서 2019년 대비 동의의 정도가 증가하였다. 

직원의 경우 다양성 수용도는 낮은 편이지만 2019년과 비교하여 인지, 정서적인 요인에서 소폭 상승하였다.  학부생의 경우 정서, 행동 중심으로 크게 증가하였고, 서울캠퍼스 학생들에서 긍정적 변화가 두드러졌다. 

 

▶ 학교생활만족도는 교수의 경우 2019년과 유사하였고 직원은 가장 낮은 만족도를 보였다. 학부생의 만족도는 서울캠퍼스에서만 높아졌고, 대학원생의 경우 2019년과 유사했으며 서울캠퍼스에서 상대적으로 긍정적이었다.

모든 구성원 집단에서 학교 다양성 평가는 학교생활의 만족도를 높이는 선행지표라는 것이 밝혀졌으며, 학부생과 대학원생의 경우 다양성 수용도 역시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학 가운데 구성원의 다양성 현황과 인식 변화를 추적 조사한 곳은 고려대가 처음이다. 다양성위원회가 설치된 대학은 서울대와 카이스트, 경북대, 고려대 등이다.

김채연 고려대 다양성위원장은 “사회뿐 아니라 대학에서도 구성원의 다양성을 키우는 것이 창의성과 생산성의 중요한 요소가 됐다”며 “2년마다 실시하는 조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학내 다양성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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