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조절하는“양자현상”... 새로운 메타물질 변형 기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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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조절하는“양자현상”... 새로운 메타물질 변형 기술 나왔다!
  • 김한나 기자
  • 승인 2021.04.04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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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IST 김대식 특훈교수팀, 메타물질 기능 결정하는 미세구조 변형 기술 개발
- 고민감도 생체분자 검출 센서·6G통신 등에 응용가능 .... Nano Letters 게재
(좌측부터) 윤형석 연구원(공동 제1저자), 이덕형 연구조교수, 김대식 교수, 바마데브 다스 연구원(공동 제1저자)

메타물질⁕의 기능은 이 물질 표면의 미세구조가 결정한다. 미세구조 재료가 고가인데다 만들기도 어려워 한 번 만든 미세구조를 여러 번 변형해 쓰는 게 상용화 관건이다. 국내 연구진이 손으로도 쉽게 변형 가능한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UNIST(총장 이용훈) 물리학과의 김대식 특훈교수팀은 메타물질에 압력을 가해 표면 미세구조를 변형시킬 수 있는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 미세구조에 얇은 틈을 만들어 압력으로 틈을 여닫는 방식이다. 손으로 가볍게 구부리기만 해도 변형이 가능하고 반복적인 변형에도 메타물질이 손상되지 않는다. 연구진은 이 기술로 다양한 전자기파의 특성을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

메타물질을 활용하면 전자기파(빛)⁑의 주파수나 파장, 위상 등을 바꿀 수 있다. 전자기파를 이 물질에 쪼이는 것만으로 이러한 현상이 가능하다. 메타물질 표면을 채운 미세구조가 전자기파와 특정 상호작용을 하게 설계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세구조가 고정되면 작동하는 전자기파 파장 영역이나 조절 가능한 전자기파의 특성(주파수, 파장, 위상 등)이 제한되는 한계가 있었다.

김 교수팀이 개발한 기술은 메타물질 미세구조를 선형, 사각형 링 구조 등으로 다양하게 바꿀 수 있다. 미세구조에 낸 수십 나노미터(10-9m) 너비의 틈 덕분이다. 미세구조는 유연 플라스틱 기판 위에 제작됐으며 기판을 움직여 압력을 가하면 틈이 열리고 닫혀 미세구조 모양이 바뀐다. 미세구조 틈 넓이는 압력을 가하는 정도에 따라 피코미터(10-12m) 수준까지 조절할 수 있다. 터널링(tunneling)과 같은 양자 현상 조절도 가능하다. 

해당 기술을 적용한 메타물질은 다양한 파장 영역의 전자기파(가시광선, 테라헤르츠파, 밀리미터파 등)의 주파수, 세기, 위상(파동의 모양), 편광 등 빛 고유 특성을 제어할 수 있다. 실험 결과 가시광선을 비롯한 대부분 영역에서는 공진주파수⁂가 2배 이상 바뀌었으며, 6G 통신주파수로 꼽히는 테라헤르츠 영역대에서는 빛의 세기를 99.9% 이상 조절할 수 있었다. 빛의 위상과 편광 제어도 가능했다.

공동 교신저자인 이덕형 연구조교수는 “개발된 메타물질의 공진주파수 특성을 쓰면 혈당변화측정, 바이러스 검사 등에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놨다. 바이러스 표피의 단백질 같은 생체분자는 고유의 진동수가 있는데 이 진동수를 메타물질의 공진주파수를 이용해 증폭하고 검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변 공진주파수의 경우 한 번에 검사 가능한 물질 종류가 다양해질 수 있다.

김 교수는 “이 메타물질 변형 기술은 가시광선, 테라헤르츠영역 등 다양한 파장 영역대 전자기파의 특성을 바꿀 수 있어서, 6G 통신기술, 3D 홀로그램 기술 등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다솜 연구원, 윤형석 연구원 등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나노과학 분야 국제저널인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에 3월 12일 자로 온라인 출판됐다. 연구수행은 한국연구재단(NRF)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UNIST, 서울대, 인천대, 서울과학기술대의 공동 연구로 수행되었다(논문명: Topology-Changing Broadband Metamaterials Enabled by Closable Nanotrenches).

⁕ 메타물질: 빛의 특성을 특수하게 바꿀 수 있어 공상과학 영화에 나오는 3D 홀로그램(빛의 위상과 파장 동시제어), 투명망토(빛의 굴절률조절) 등을 구현할 물질로도 꼽힌다.

 ⁑ 전자기파(electromagnetic wave): 물질 또는 진공에 전해지는 전자기장 파동. 파동이 1초 동안 몇 번 진동(파장) 하느냐(주파수)에 따라 감마선부터 전파(radio wave)까지 구분된다. 흔히 빛이라고 하는 가시광선도 전자기파의 한 종류다. 

⁂ 공진주파수: 공진(증폭)현상이 일어나는 특정 주파수. 외부에서 가해지는 진동 주파수가 그 물체의 고유 진동 주파수와 일치하는 것을 공진이라함. 공진 현상을 이용해 센서로 사용 가능함. 

 

개발된 메타물질 변형 기술의 성능 (빛 세기 및 광역 주파수 변화)
개발된 메타표면 미세구조 변형 기술 및 변화된 미세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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