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블라인드 채용…'편견 요소 제거'와 '적격자 선발' 채용 가능성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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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블라인드 채용…'편견 요소 제거'와 '적격자 선발' 채용 가능성 확인
  • 대학지성 In & Out 기자
  • 승인 2021.03.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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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특집] (재)교육의봄, 채용 포럼 시즌 2_ 1차 포럼 〈대한민국 ‘공기업’의 채용 현황을 살핀다〉
- 공공기관 블라인드 채용으로 지난해 취업 경쟁률 128.1 대 1
- 블라인드 채용 도입으로 공정성과 다양성 확보
- 블라인드 채용 도입 이후, NCS 기반 필기시험 난이도 높아져
- 사회적 책임 위해 ‘지역 인재 채용,’ ‘사회적 약자 채용,’ ‘투명한 채용’ 시행

(재)교육의봄은 지난해 채용포럼에서 확인하지 못했던 5개 영역의 채용 현황을 추가적으로 파악하고자 채용 포럼 시즌 2를 기획하고, 지난 3월 2일(화) 광화문 1번가 소통 공간에서 공기업 채용의 현황을 살펴보는 첫 번째 포럼을 진행했다. 

이날 총 4명의 발표자들이 참여했는데, 제1 발제자로 Getjob 컨설팅의 박규현 대표와 커리어연구소의 임호근 대표가 공기업의 전반적인 채용의 동향과 특징에 관하여 발표했다. 이어 제2 발제자로는 한국남부발전의 손승현 차장과 한국우편사업진흥원의 임동환 주임이 각 기업의 채용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했다. 이번 1차 포럼을 통해, NCS(National Competency Standards: 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의 블라인드 채용이 현재 어디까지 와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었고, 공공기관의 채용이 공정성, 투명성, 포용성의 측면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들을 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 공공기관 채용 규모의 확대로 ‘취업의 황금시대’가 열렸고 학벌을 따지지 않은 블라인드 채용으로 공기업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져 취업 경쟁률도 지난해 128.1 대 1을 기록함.

공공기관이란 정부의 투자, 출자 혹은 정부의 재정 지원으로 설립 혹은 운영되는 기관을 말하며, 공기업, 준정부기관, 기타 공공기관으로 분류된다. 2020년 기준으로 중앙정부에서 운영하는 공공기관이 350여 개 존재하며, 여기에서 약 42만 명 정도의 인원이 근무하고 있어 국내 고용에서 적지 않은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현 정부에서 공공부문 채용을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공공기관 채용의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정규직만을 볼 때, 2017년 21,995명을 채용했고 2019년에는 33,130명, 2020년에는 코로나 사태로 채용 규모가 줄긴 했지만 2017년보다 많은 27,280명의 인원을 채용했다. 이러한 채용 규모는 2015년(18,917명)과 비교할 때 많게는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이에 대해 박규현 대표는 “공공기관 취업의 황금시대”가 열렸다고 언급하였다.

다른 한편으로, 구직자들의 공공기관 취업 경쟁 역시 심화하고 있다. 한 예로, 지난해 청년재단이 1,96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가장 취업하고 싶은 곳으로 48.8%가 공공기관을 꼽았고, 이는 두 번째로 높았던 대기업(19.8%)보다 두 배가 넘는 수치였다. 또한, 잡알리오의 공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공공기관 경쟁률이 무려 128.8 대 1에 달했다. 이러한 구직자의 높은 관심은 공공기관이 ‘안정적인 일자리,’ ‘좋은 복지와 근무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박규현 대표는, 이에 더하여 블라인드 채용의 도입으로 지원의 진입 장벽이 낮아진 것이 또 하나의 이유라고 언급했다.
 
▲ 블라인드 채용을 일반적으로 학벌 같은 편견 요소를 배제한 채용으로만 보고 ‘깜깜이 채용’이라 비판하지만, 편견 요소를 제거한 후, 직무 능력을 갖춘 적격자를 찾기 위한 여러 단계의 채용 절차(상세한 직무 기술서 제공, NSC 기반 시험, 다단계 면접 등)를 밟고 있음.
 
정부의 정책에 따라, 모든 공공기관은 2017년부터 블라인드 채용하고 있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블라인드 채용의 핵심은 두 가지로 채용 단계에서 차별을 일으킬 수 있는 ‘편견 요인을 배제’하는 것과 ‘직무능력 중심’으로 채용하는 것이다.
 
편견 요인을 배제하기 위해서 채용 설계 시에 편견이 개입될 요소들을 미리 검토하여 제외하게 된다. 일부에서 블라인드 채용은 지원자들의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깜깜이 채용’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블라인드 채용은 지원자의 정보를 무조건 제거하는 것이 아니고 차별을 일으킬 요소를 기본적으로 배제하되, 직무상 꼭 필요한 경우 포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편사업진흥원은 채용 시에 무분별한 스펙 항목은 배제하지만, 국제 업무 관련 지원자처럼 언어 능력이 필요하다면 어학 성적을 기재할 수 있다고 임동환 주임은 말했다.
 
또한 차별적 요소는 배제하지만 적격자를 찾기 위한 과정은 매우 엄밀하고 치밀하게 진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1단계 서류 전형에서 학벌에 따른 불이익을 없애고, 2단계에서 직무능력 중심으로 지원자를 선발하기 위해서 2015년부터 도입됐던 NCS(국가직무능력표준)를 활용하여, 지원자의 ‘직업기초능력’과 ‘직무수행능력’을 평가하고 있다. 직업기초능력은 직장인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소양과 역량으로 10가지 영역을 평가하게 된다. 직무수행능력은 해당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능력으로 소위 ‘전공’과 비슷하지만, 단순 전공 지식이 아니라 실제 직무에 필요한 지식을 말한다. 이외에도, 공공기관은 채용공고를 낼 때, 상세한 직무 기술서를 제공하여 해당 직무에서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를 명시하고 직무 위주로 지원자를 선발하려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우편사업진흥원의 경우, 직무를 세분하여 총 207개나 되는 맞춤형 직무 기술서를 개발하여 제공하고 있다.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합격 후보자가 2~3배수 이내로 좁혀지면서, 3단계 면접 단계에서 다양한 면접 방식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걸려내고 있었다. 물론 이 단계 역시 출신학교를 보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 블라인드 채용 도입으로 공공기관의 채용에서 공정성 확보에 매우 성공적임. 학교, 지역, 전공, 성별, 연령 등 전 영역에서 다양성이 확보됨. 여성과 고졸자 입사자 늘고, 전공 영역의 다양화, 50~60대 연령 입사자도 생김. 추후 블라인드 채용 후 입사자의 업무 성과 변화 확인 작업도 필요할 것임.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한 지 약 3년이 지난 지금, 그 성과를 단정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블라인드 채용의 두 가지 측면을 통해 그 효과를 살펴볼 때, ‘편견 요소 배제’는 대부분 공공기관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편견 요소 배제의 결과, 블라인드 채용 이후 입사자들의 학교, 지역, 성별 등에서 다양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 보고되고 있다. 임동환 주임은 블라인드 채용 도입 이후 우편사업진흥원은 여성과 고졸자의 비율이 늘어났고, 입사자의 전공도 기존 12개에서 35개로 증가했으며, 기존에 없던 50, 60대의 지원자가 입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블라인드 채용의 ‘직무중심’ 측면에서 보면, 일부 긍정적인 보고들이 있었으나, 그 효과를 확인하는 데에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손승현 차장에 의하면, 블라인드 채용 도입 이후 직무 위주로 사람을 채용한 결과, 신입 직원 교육 기간이 단축되는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블라인드 채용으로 입사한 사원들의 성과에 대해 체계적으로 정량화된 데이터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우편사업진흥원에서 블라인드 채용 이후 입사자들의 업무성과와 업무 목표 달성률이 이전보다 다소 높아졌다는 자료를 제시했지만, 그 차이가 미미하여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는 아닌 것으로 보였다. 업무 성과를 확인하는 것은 블라인드 채용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정부 차원에서 체계적인 정보 수집과 결과 정리를 위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블라인드 채용 도입 이후, NCS 기반 필기시험 난이도가 높아졌고, 필기시험이 채용의 당락을 좌우하고 있는데, 필기시험이 직무 역량을 판단하는 자료로서의 적합성엔 고민.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한 이후 공공기관 채용에서 나타나는 한 가지 특징은 필기시험 난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공공기관 채용 절차의 구조 속에서 필기시험이 강화되는 이유를 발견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공공기관 취업 경쟁률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반면에, 박규현 대표에 따르면, 블라인드 채용의 도입으로 기존에 반영하던 요소들이 배제되면서 공공기관의 서류전형 탈락률이 전반적으로 낮아졌다. 즉, 원서를 내면 대부분 학생이 필기시험을 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간상의 이유로 많은 지원자에게 면접의 기회를 주기는 어렵다. 임호근 대표에 따르면, 보통 공공기관은 최종 합격자의 2-3배 수가 필기시험에 합격하여 면접의 기회를 얻는다. 따라서 필기시험이 공공기관 채용의 당락을 결정하게 되고, 이에 맞물려 시험의 난이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필기시험이 블라인드 채용에서 결정적인 위치를 점하게 될 때, ‘과연 필기시험이 직무역량이 뛰어난 사람을 선별하는 적절한 도구인가’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제기될 수 있다. 이날 종합토론에서도 NCS 기반 시험의 타당성 문제가 중요하게 부각되었다. 이에 대해서 박규현 대표는 NCS 기반 시험이 단순 지식을 확인하는 시험은 아니며, 실제 직무에서 수행될 여러 가지 상황을 가정하여 그에 맞는 지식과 능력을 확인하는 방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임호근 대표는 NCS 기반 시험으로 미래의 역량을 측정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하면서, 그것은 지원자의 현재 준비 정도를 확인하기 위한 도구라고 언급했다. 또한, 현실적으로 많은 지원자를 걸러내기 위한 도구는 필요하지만, NCS 기반 평가를 대체할 마땅한 도구가 없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발표자들은 지적했다. 블라인드 채용의 효과를 확인하고 민간 영역으로 확산하기 위해서 직무역량 평가 도구의 타당성 문제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 공공기관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지역 인재 채용,’ ‘사회적 약자 채용,’ ‘투명한 채용’을 시행하고 있음. 특히 탈락자들의 이후 취업 준비를 돕기 위해 필기와 면접 점수를 분석한 강·약점 보고서를 제공하는 한국남부발전의 ‘탈락자 보듬 채용’은 매우 인상적임.
 
블라인드 채용 외에도, 공공기관은 ‘지역 인재 채용’과 ‘사회적 약자 채용’을 시행하는 등, 여러 가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340개의 공공기관 중 192개가 지방에 이전해 있고, 그중 118개의 기관이 ‘이전 지역 인재 채용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는 할당제가 아닌 목표제로, 「지방대학 및 지역 균형 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에서 35%의 지역 인재를 뽑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손승현 부장에 의하면, 부산에 위치한 한국남부발전의 경우는 최근 몇 년간 지역 인재 채용률이 낮게는 30%, 높게는 50%에 달했다. 이와 함께 공공기관은 장애인, 국가유공자, 고졸인력, 여성인력을 우대하는 채용을 통해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있다.
 
또한, 공공기관은 채용의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여 채용 비리를 근절하고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임호근 대표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채용의 규모, 각 전형 단계(서류, 필기, 면접)에서 지원자를 평가하는 기준, 최종 합격자의 선발기준까지 세세하게 공개하고 있다고 한다. 임동환 주임은 지난해 공문을 통해, 합격자의 점수와 커트라인까지 공개하라는 권고를 받은 적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한, 공공기관은 채용 이의 신청 제도를 두고 있어 지원자가 자신의 탈락 요인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더 나가, 한국남부발전은 탈락자의 이후 취업 준비를 돕기 위해 필기와 면접 점수를 분석한 강·약점 보고서를 제공하는 ‘탈락자 보듬 채용’을 시행하고 있어, 포럼 참석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처럼 이날 포럼은 공공기관 채용이 일으키고 있는 여러 긍정적인 변화와 성과들을 살펴볼 수 있었고, 앞으로도 바람직한 채용 문화의 확산을 위해 공공기관의 역할을 중요할 것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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