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외톨이 급증…“지역 유대 강화하고, 1인 가구 및 가족지원 정책 활성화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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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형 외톨이 급증…“지역 유대 강화하고, 1인 가구 및 가족지원 정책 활성화 해야”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4.01.13 1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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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I 이슈&진단]
- 경기연구원, 발간
- 고립·은둔 원인 가정 내 불화, 학교 폭력, 취업 실패, 우울증, 기질 문제 등 각기 다른 개인의 여건과 경험만큼 다양해
- 대부분 은둔형 외톨이, 은둔에서 벗어나 사회와 관계를 맺고 소통하길 원하지만 의지대로 실천 못 해

 

친구 없이 사회에 참여하지 않거나 혹은 수개월 이상 집안에 머물며 사회에 접촉하지 않는 ‘은둔형 외톨이’를 지원하기 위해 지역적 유대를 강화하고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는 1인 가구 및 가족지원 정책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경기연구원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청년의 고립·은둔, 진단과 대책’ 보고서(작성자: 오재호 자치행정연구실 연구위원)를 발간했다고 9일 밝혔다.

경기연구원은 보건복지부의 2023년 7~8월 실시한 전국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전국 은둔형 외톨이 청년 54만 명), 국무조정실의 2022년 청년 삶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경기도 19~34세 청년 인구 278만 명의 5%인 13만 9천 명을 은둔형 외톨이로 추산했다. 

보건복지부 실태조사에서 정의한 ‘고립 청년’은 타인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지 못하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없거나 요청하기 어려운 청년이다. ‘은둔 청년’은 방이나 집 등 제한된 장소에 머물면서 타인 및 사회와의 관계 및 교류가 거의 없는 청년을 뜻한다.

과거에는 잘 드러나지 않았던 은둔형 외톨이가 급증한 배경에는 크게 달라진 사회적 요인들이 작용한다.

첫째, 달라진 양육 형태로 인해 약해진 정서조절 능력이다. 1980년대부터 맞벌이 부부가 크게 늘면서 주양육자와의 애착관계 형성이 원만하지 않았을 수 있다. 

둘째, 인터넷 발달과 배달 문화 등 적절한 은둔 여건이 체계적으로 갖추어졌다. 대가족이 한 방이나 거실에서 함께 지내다가 핵가족화하면서 각자 방에서 개인용 컴퓨터로 인터넷을 활용해 온라인 활동을 하고 배달을 통해 식사를 해결하게 되었다.

셋째, 강화된 개인의 영역과 느슨해진 공동체성이다. 다양한 유형의 공동체가 대부분 와해하였다. 가족, 학교, 지역에서 다양한 공동체는 소속한 구성원 삶에 온정적으로 개입하였지만, 사생활을 보장하고 인권이 부상하면서 결속이 대체로 느슨해졌다. 

은둔형 외톨이는 기질, 양육 환경, 확고한 개인의 영역, 약해진 공동체성, 개인 경험이 복합적 요소로 작용한 결과에서 비롯한 새로운 삶의 유형이다. 따라서 어느 한 가지를 지배적 요인으로 지목할 수 없다. 대부분의 은둔형 외톨이는 은둔에서 벗어나 사회와 관계를 맺고 소통하길 원하지만 의지대로 실천하지 못하며, 불가피하게 ‘은둔’을 선택했더라도 은둔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움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연구원은 경기도의 은둔형 외톨이 지원 방안으로 ▲ 법·제도적 근거 마련 ▲ 정서적으로 유대하는 다양한 지역 공동체 활성화 ▲ 애착 형성과 정서 안정을 뒷받침하는 중장기 가족지원 정책 추진 ▲ 육아휴직 유급 급여 지원제도를 단계적으로 보완함으로써 영유아와 주 양육자 간 건전한 유대 형성 ▲ 주 양육자를 지정하여 조기 퇴근을 보장하는 제도 도입 ▲ 예비 부모 교육 활성화 ▲ 은둔형 외톨이 고령화에 대비한 1인 가구의 정책 모델 실험 ▲ 은둔을 새로운 삶의 유형으로 인정하고 자립을 지원하는 정책 비전 수립 등을 제시했다.

오재호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당장은 은둔형 외톨이가 안전하다고 여겨 다가서고자 하는 지역적 유대를 활성화해야 한다. 투입 예산 대비 성과를 내야 하는 공공 위탁사업보다 당사자들의 자발적인 자조모임 형식이 바람직하며, 크고 작은 지역 공동체의 초기 구심점이 될 전문가들의 동반 활동도 필요하다”며 “중장기적으로는 부모 역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건강한 가족을 구성하도록 예비부모교육을 활성화함으로써 개인의 고립과 은둔이 더 이상 확산하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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