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제자 24명의 삶과 수행, 그리고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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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제자 24명의 삶과 수행, 그리고 깨달음
  • 이현건 기자
  • 승인 2023.08.27 02: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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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님의 위대한 제자들: 제자들의 삶과 수행, 그리고 유산 | 냐나뽀니까 장로·헬무스 헥커 지음 | 비구 보디 엮음 | 김충현 옮김 | 운주사 | 728쪽

 

부처님 당시 제자들이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떻게 수행했으며, 어떻게 깨달음을 성취해 갔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그들의 삶과 수행은 부처님의 가르침이 제시하고 있는 해탈과 깨달음이라는 목표가 보통 사람은 이룰 수 없는 환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그들도 처음에는 우리와 같은 고통과 번민, 망상에 휩싸인 평범한 존재였다. 그러나 부처님과 가르침을 믿고 정진을 함으로써 모든 한계를 뛰어넘어 진정한 깨달음과 해탈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이다.

불교에는 흔히 삼보(三寶)로 불리는 세 가지 보물이 있다.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 그리고 이를 따르는 승가이다. 이 책은 부처님 당시 부처님과 함께하며 그의 가르침에 따라 정진한 수행자들 중 가장 뛰어난 제자 24명의 삶과 수행, 그리고 깨달음의 과정을, 빨리 경전과 주석서들의 기록을 토대로 풍성하고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신분, 성별, 나이, 계급, 재산, 배움, 영적 능력 등에 있어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부처님을 만나 어떻게 번뇌를 여의고 깨달음을 얻게 되는지를 보여준다. 그들의 삶과 깨달음의 과정이야말로 부처님의 가르침이 올바른 진리의 길임을 증명해준다. 그리고 그 길은 출가자에게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우리 자신도 그 가르침을 따라 수행하고 실천한다면 충분히 열반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메시지이다.

번뇌와 윤회로부터 벗어나는 것, 즉 열반이야말로 부처님의 목표이면서 모든 불자들의 목표이다. 부처님이 발견하고 가르치신 진리(담마)는 합리적이고 논리적이고 지적이며 정확하다. (심지어 과학적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를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 바로 영원한 행복, 열반의 길을 찾아 자신을 찾아온 이들을 통해 증명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부처님은 자신을 따르는 수많은 제자들의 사유와 실천과 영적 능력을 바꾸어 열반으로 이끌어줌으로써 이를 증명하였다.

그 결과 삼보가 탄생한 것이다. 스승이자 영적인 지도자이신 부처님(佛), 존재의 실상(實相)을 밝히고 해탈에 이르는 길을 보여주는 가르침(法), 지혜롭고 청정한 공동체를 구현한 수행자들의 모임인 승가(僧伽)가 그것이다. 이처럼 이 책은 생로병사로 인한 괴로움을 겪던 이들이 어떻게 부처님을 만나고 어떤 가르침을 받았으며, 어떤 수행과 실천을 통해 열반에 이르게 되었는가를 보여준다.

이 책이 소개하고 있는 24명의 제자들은 모두 수행의 마지막 단계인 아라한을 성취한 이들이다. 아라한은 모든 번뇌를 완전히 끊은, 해탈을 이룬 사람으로 부처님도 자신을 아라한이라고 하였다. (물론 아라한이 되기까지, 성인의 길에 들어선 이들은 보통 예류·일래·불환의 과정을 거친다.)

여기에 소개되는 24인의 제자들을 보면, 부처님의 상수제자로서 지혜제일로 불리는 사리뿟따(사리불)와 신통제일로 불리는 마하목갈라나(대목건련), 부처님 열반 후 승단을 이끌어간 마하깟사빠(대가섭), 부처님의 시자이자 법의 보물창고 역할을 한 아난다(아난), 천안제일 아누룻다(아나율), 논의제일 마하깟짜야나(대가전연)를 비롯하여, 여성 제자들로는 가장 위대한 후원자로 꼽히는 위사카, 부처님께 꽃을 공양하고 왕비가 된 말리까, 지혜가 으뜸인 비구니 케마, 빠르게 최상의 지혜를 이룬 밧따 꾼달라케사, 죽은 아이를 안고 약을 찾아다닌 끼사고따미, 자녀들에게 버림받은 쏘나, 세존의 여동생 난다, 자비의 화신 사마와띠 왕비, 계율에 정통한 비구니 가운데 으뜸인 빠따짜라, 몸 팔던 여인 암바빨리, 청정한 믿음을 지닌 웃따라와 기녀 시리마, 세 명의 남편에게 버림받은 이씨다씨 등을 소개하고, 이어서 살인자였던 앙굴리말라, 부처님의 가장 위대한 시주자였던 아나타삔디까(급고독 장자), 마지막으로 법을 설하는 데 으뜸인 찟따 장자, 여섯 번 환속하고 일곱 번 출가하여 끝내 아라한과를 성취한 찟따 비구, 부부로서 사랑과 수행의 조화를 보여준 장자 나꿀라삐따와 아내 나꿀라마따가 그들이다.

이처럼 이 책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태어난 배경도, 살아온 과정도, 직업이나 나이, 성별도 다르고, 처해 있는 상황도 겪고 있는 괴로움도 다르다. 하지만 부처님 가르침 안에서, 참된 지혜를 갖춰 무명에서 벗어나 모든 번뇌로부터 해탈한 존재로서 하나가 된다. 그렇다고 해서 각자의 특성이나 개성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부처님은 제자들의 상황과 근기에 따라 다르게 가르침을 폈다. 이른바 대기설법이다. 이들은 출발점은 달랐지만 결국은 같은 목표점, 즉 열반에 도달했다. 그리고 이들을 목표점에 도달케 한 가르침은 팔정도, 사성제이다. 이들은 모두 불완전한 존재로서 현재의 우리와 하등 다를 바 없는 존재였다. 하지만 그들은 부처님이 제시하는 길을 따라 수행하여 열반을 성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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