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원은 본인을 교육자로 인식하는가, 연구자로 인식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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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원은 본인을 교육자로 인식하는가, 연구자로 인식하는가?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3.06.2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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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DI BRIEF]
- KEDI, 배경특성에 따른 대학교원의 정체성 차이 분석 결과 발표

 

스스로를 교육자로 인식하는가 혹은 연구자로 인식하는가 등을 의미하는 대학교원의 역할 정체성은 전문적 활동 및 성과, 직업 만족도, 직업 스트레스 등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대학교원의 역할 정체성과 교수·학습 활동과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대학교원의 역할 정체성이 대학에서의 교수·학습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다양한 요인들과 함께 살펴보고, 교수·학습 질 제고와 대학교원의 역할 정체성의 관계에 대해 분석한 KEDI 브리프 13호 〈대학교원의 역할 정체성과 교수·학습 특성〉(작성자: 민윤경 부연구위원)을 6월 22일 발간했다.

브리프에 따르면, 분석 결과 대학교원의 교육 정체성이 연구 정체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평균을 보였다. 교육 정체성의 경우 여성, 비수도권 대학, 교육과 예체능 계열, 비전임 교수, 비정년 트랙, 석사 및 박사학위 소지자, 50대와 60~65세의 평균값이 유의하게 높았다. 

또한, 연구 정체성의 경우 수도권 대학, 조교수, 학내 보직이 없고, 박사학위 소지자, 30대의 평균값이 유의하게 높았다.

브리프에 의하면, 교육 정체성과 연구 정체성은 대부분의 경우 교수·학습 특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며 역할 정체성 간에도 유의한 정적 상관이 존재한다. 이는 두 역할 정체성이 상호작용하여 긍정적 결과를 이끌어낼 가능성이 존재함을 시사한다. 이에 보고서는 대학교원이 두 역할 정체성을 모두 발현할 수 있게 하는 고등교육 환경 조성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반면, 현재 대학의 지원 및 인센티브는 대학교원의 교수·학습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므로 교수·학습을 제고할 수 있는 대학교원의 내재적 동기요인 지원 및 성과보상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브리프는 제안했다.

다시 말해, 현재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교수들의 교육활동에 대한 지원이 외재적 요인보다는 내재적 동기를 지원해주는 방향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교육에 대한 인센티브는 교수들에게 교육적 ‘지원’보다는 ‘통제’로 인식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대학의 성과보상제도가 교수들에게 교육적 지원으로 인식될 수 있는 방안이 요구된다고 브리프는 제언했다.

 

◇ 이 브리프는 2022년 한국교육개발원 기본연구로 수행된 「대학의 교수·학습 질 제고 전략 탐색 연구(X)」(조옥경 외, 2022)의 ‘Ⅳ장의 2절 교수의 역할 정체성과 교수-학습 특성 간의 관계’ 가운데 일부 내용을 발췌·정리한 것이다. 주요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 배경특성에 따른 교수의 역할 정체성 차이

전반적으로 교육 정체성(가르치는 것을 선호하는 것, 평균값 3.43)이 연구 정체성(연구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 평균값 3.12)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평균을 보였으며, 배경특성에 따라 교수의 역할 정체성에 차이가 나타남

▶ 교육정체성

o 교육 정체성의 경우 여성, 비수도권 대학, 교육과 예체능 계열, 비전임 교수, 비정년 트랙, 석사 및 박사학위 소지자, 50대, 60-65세의 평균값이 유의하게 높음

• 교육 정체성의 경우 성별, 대학 소재지, 전공계열, 직위, 정년 보장 여부, 최종학위, 연령 등 학내 보직 여부를 제외한 모든 특성에 따라 유의한 집단 간 차이를 보임.
• 성별의 경우 여성(3.495)이 남성(3.400)에 비해 유의하게 높은 교육 정체성을 보였고, 재직 중인 대학의 소재지가 비수도권(3.453)일 경우 수도권(3.381)에 비해 교육 정체성이 높았음.
• 전공계열별로는 교육 분야(3.545)와 예체능 분야(3.529)의 교육 정체성 인식 수준이 공학 계열(3.381)에 비해 높았음.
• 직위에 따라서는 비전임 교수일 경우(3.498) 조교수(3.416)와 부교수(3.387)에 비해 교육 정체성이 높았으나, 교수(3.445)와는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음.
• 정년 보장 여부에 따라서 볼 때에는 비정년트랙(3.504)의 평균값이 정년보장 정년트랙(3.418)과 정년 미보장 정년트랙(3.374) 모두에 비해 유의하게 높았음.
• 최종학위에 따라서는 석사학위(3.469)와 박사학위(3.438)가 전문학위(3.097)보다 높은 평균을 나타냄.

▶ 연구정체성

o 연구 정체성의 경우 수도권 대학, 조교수, 학내 보직이 없고, 박사학위 소지자, 30대의 평균값이 유의하게 높음

• 연구 정체성의 경우 대학 소재지, 전공계열, 직위, 학내 보직 여부, 최종학위, 연령에 따라 유의한 차이가 있음. 
• 대학 소재지가 수도권일 경우(3.174), 비수도권(3.109)에 비해 연구 정체성 평균이 높았음.
• 전공계열에 따라서는 F검정은 유의했으나 사후검정 결과 집단 간 유의한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음.
• 직위에 따라서는 조교수(3.237)가 비전임교원(3.071), 부교수(3.116), 교수(3.050) 모두에 비해 연구 정체성이 유의하게 높았음. 
• 또한 학내 보직이 있을 경우 (3.0 97)에 비해 없을 경우 (3.14 6) 연구 정체 성 평균 값 이 높았고, 최종 학위가 박사 (3.147)일 경우, 석사(2.949)와 유의한 차이를 보였음.
• 연령대별로는 30대(3.362)가 가장 높은 평균을 나타냈고, 40대(3.208)는 30대에 비해 유의하게 낮았으나 50대(3.060)와 60-65세(2.978)에 비해서는 유의하게 높았음.

■ 대학교원의 역할 정체성과 교수·학습 특성

o 교육 정체성과 연구 정체성은 대부분의 경우 교수·학습 특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남

• 이는 두 정체성이 배타적 성격을 갖지 않으며, 이에 따라 두 역할 정체성이 상호작용하여 긍정적 결과를 이끌어낼 가능성이 존재함을 시사함.

o 교육에 대한 지원은 교수·학습 특성에 대부분 유의한 영향을 보이지 않음

• 이는 대학의 교육에 대한 지원 수준이 교수들이 원활한 교수·학습 활동을 수행하는 데 충분하지 않거나 적절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해석됨

▸교육에 대한 인센티브는 몇몇 종속변수에 대해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남

• 이는 대학이 교육 활동을 증진하기 위해 도입하고 있는 여러 인센티브 제도들이 실질적으로는 긍정적인 효과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함

■ 정책적 제언

대학교원의 교육 정체성과 연구 정체성은 서로 긍정적 영향을 주고받으며 교수·학습에 유의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반면, 현재 대학의 지원 및 인센티브는 대학교원의 교수·학습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된다. 

연구진은 이러한 분석 결과를 토대로 대학교원의 교육 정체성과 연구 정체성 모두를 발현할 수 있게 하는 고등교육 환경 조성과 교수·학습을 제고할 수 있는 대학교원의 내재적 동기요인 지원 및 성과보상제도 개선을 제안했다.

ㅇ 교수에 대한 장기적인 종단 연구의 필요성
ㅇ 교육 정체성과 연구 정체성이 서로 긍정적 영향을 주고받을 가능성이 있는 바, 대학교원의 역할 정체성을 일차원적 개념이 아닌 상호보완적인 것으로 보고 이를 모두 발현할 수 있게 하는 고등교육 환경이 요구됨.
ㅇ 교수들의 교수·학습 동기를 자극하기 위해서는 내재적 요인으로서 동기요인을 지원해줄 필요가 있음.
ㅇ 교수들에게 ‘지원’으로 인식될 수 있는 성과보상제도 마련이 요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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