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한국 법체계 발전 메커니즘 규명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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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한국 법체계 발전 메커니즘 규명에 나선다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3.06.17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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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주용-박태정 교수 연구팀, 법조문끼리의 연결 네트워크를 분석하여 우리나라 법체계의 구조와 발전 메커니즘 규명할 계획
- 2023년 6월 1일부터 3년간 그래프 기반 법률 DB 구축 및 시각적 검색서비스 개발
- 법체계의 안정성을 위한 지능화된 법령 정보 제공 기술 개발
- 리걸테크(Legal Tech) 활성화를 위한 ‘법령 그래프 데이터 베이스’ 구축

 

                         KAIST 문화기술대학원 박주용 교수(좌), 문술미래전략대학원 박태정 교수(우)

우리나라의 법률은 지난 30년간 법령 개수, 조문, 글자 수 등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미국 연방 법전보다도 더욱 복잡해지며 법률 접근성이 떨어지고 있어 법령정보 제공의 지능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현 법체계의 복잡성과 강건성(robustness)을 규명하고, 시대별 분석을 통해 우리 법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알아냄으로써 미래 입법 방향을 예측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KAIST 문화기술대학원 박주용 교수(복합계 물리학), 문술미래전략대학원 박태정 교수(법 발전학) 공동연구팀은 국내 법령 데이터와 국제 조약 데이터를 전수 수집한 뒤 복합계 네트워크로 구성하여 분석하는 ‘포스트 AI 시대 법 발전학’ 연구를 수행해 우리 법체계의 안정성을 제고하고 대중의 법률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섬세한 시각화가 가능한 그래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계획임을 16일 밝혔다. 

법 발전학은 국가 발전을 위한 적절한 법과 제도를 설계하는 학문으로서, 법∙과학기술∙문화가 국가 발전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예측하고 과학적 입법시스템을 고안하기 위한 노력이 국제적으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도 빅데이터, SNS, AI 등 생활 밀착형 정보 과학기술의 발달과법에 대한 대중들이 관심과 접근성이 증대하는 현실에서 과학과 법학이 함께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우리나라 법령데이터를 전수 수집하여 법률 사이의 연결관계를 나타내는 ‘복합계 네트워크’를 분석한 뒤 이를 기반으로 법률 전문가와 일반 국민이 원하는 법률정보를 손쉽고 빠르게 검색할 수 있는 그래프 형태의 데이터베이스를 2023년 6월 1일부터 3년에 걸쳐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법학과 과학기술의 결합으로 법에 대한 일반 국민의 이해도를 높임으로써 일상생활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조금 더 전문적인 과학기술기반 법률 서비스를 일컫는 ‘리걸테크(LegalTech)’ 분야에서 새로운 산업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AIST 포스트 AI 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이론물리학자 박주용 교수는 “법령끼리 서로를 인용하는 상호연결성에 주목해 법체계를 분석할 수 있는 과학적 방법론으로서 복합계 네트워크 과학, 기계학습∙자연어 처리 등의 AI 기술을 사용해 모든 일상생활에서 법의 적용을 받는 대중들이 사용하고 이해하기 쉬운 융합형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법학자 박태정 교수는 “우리나라 법학계는 법의 적용과 해석에 관한 연구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고 입법학, 법정책학 및 법경제학 등 법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미진한 편”이라고 지적하며 “법의 방향성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법체계의 과학적 진단이 필수적이며 이러한 연구가 우리나라 입법 제도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될 예정이며, 연구팀은 특히 학생과 젊은 연구원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국제심포지엄 개최 등을 통한 국제화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 연구개요


1. 연구 배경

• 법 발전학(Law & Development)이란 국가의 발전을 위한 적절한 법과 제도를 설계하고 예측하여 해당 국가의 사회문화를 반영하는 과학적인 입법 시스템이 무엇인지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임

• 사회제도의 복잡도가 증가함과 동시에 AI, 네트워크 DB에 익숙한 대중들의 지능형 법률서비스(Legal Tech)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증가하고 있어 이의 기반이 되는 법학과 과학을 아우르는 학제간 연구가 필요함

• 상호연결성(interdependency)를 핵심으로 하는 법체계를 분석할 수 있는 과학적 방법론으로서 복합계 과학(네트워크 과학), 기계학습, 자연어 처리 등의 AI 기술과 대중의 피드백 참여가 융합된 미래형 연구를 진행함

• 지난 30년간 한국 법률의 복잡도(조문, 글자수, 인용 등)의 성장속도는 미국 연방법전보다 높으나 법률의 복잡성 증대는 법률 접근성을 저해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법에 의한 지배(Rule of Law)를 방해하는 원인이 되므로 법령정보 제공의 지능화가 필요함

• 법률 네트워크 전체의 인용관계를 분석하여 현 법체계의 복잡성과 강건성(robustness)을 규명하고, 시대별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법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알아냄으로써 미래 입법 방향을 예측함

• 그래프 기반 법률 DB 구축과 시각적 검색 서비스(graphical search and navigation)로 전문가와 일반이 법체계의 구조와 역사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기존 단순 법령정보 서비스보다 발전된 법률 서비스 기초 기술을 개발하고 입법과정에서 사회 및 국가에 걸맞은 적절한 법과 제도를 위한 지능적 입법 추천이 가능하도록 함

• 입법-사법-학술-사회-문화를 연결하는 새로운 리걸 테크(Legal Tech)산업 창출을 가능하게 함


2. 연구 내용

□ 법령 정보를 이용한 네트워크 구축. 법령끼리 일관된 관계를 나타내는 순접인용, 충돌되는 관계를 나타내는 역접인용 등이 표시됨

□ 법령은 서로 다섯 단계 이내로 연결돼 있는 좁은세상(small world) 네트워크 특성을 가지므로 법령의 모순관계로 인한 안정성이 큰 문제가 될 수 있음

□ 한국 법령의 증가추세. 지난 20년간 제정된 법률의 숫자가 제헌국회이후 전체 법률 숫자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으므로 복잡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

□ 법률 네트워크를 시각적으로 검색할 수 있는 그래프 DB의 예시(Nature 150주년 기념 시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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