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대학생 38.8%, 전공 적응·만족감 낮은 '부적응' 유형"
상태바
"이공계 대학생 38.8%, 전공 적응·만족감 낮은 '부적응' 유형"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3.06.03 12: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RIVET 이슈 브리프]

 

4차산업 혁명의 본격 도래 등으로 과학기술분야 인재 확보의 중요성이 매우 커졌지만, 이공계 대학생들의 상당수가 자신의 전공 적응과 만족감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KRIVET Issue Brief 258호〉 『과학기술 잠재적 인재풀의 STEM 경로 유형화 및 환경적 영향 탐색』을 통해 과학기술 분야의 잠재적 인재들의 경로를 분석한 결과를 5월 31일(수) 발표했다. 

과학기술 분야 인재 확보의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이공계 인재의 유입과 유지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고서에 의하면 교육 및 고용 관련 패널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가구소득, 부모 학력과 직종, 과학고 재학 여부 등 환경적 변인에 따라 이공계 학사취득, 대학원 진입, 연구개발직 진입 등에 격차를 보였으며, 고교 재학 시 과학기술 분야 진학 또는 직업 희망자 절반이 이후 ‘성취·동기 저하’ 집단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가시적 성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수학·과학에 대한 흥미, 학습 및 연구 효능감, 성숙한 진로관, 진로 지식 등 성취와 진로 결정에 기반하는 요인이며, 이는 보다 장기적인 경력 형성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보고서는 국내 이공계 분야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일반 중등교육 과정에서 경험할 수 있는 과학기술 분야 관련 학업 및 진로 탐색 기회의 다양성 확대가 필요하며, 이공계 대학 진학 이후 이공계 진로 탐색 및 대학 생활 적응 지원의 내실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과학기술 분야 4년제 대학 진입 이후 38.8%는 ‘부적응’ 유형으로 분류되며, 양질의 교육 기회와 진로 정보 등은 환경적 변인 중 아버지의 학력과 관련 분야 종사 여부와 연관이 있었다. 

보고서는 환경적 변인에 따라 격차가 벌어지는 성취지표에 대해, 그리고 과학기술 잠재적 인력풀의 경로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과학기술 분야 관련 학업 및 진로 탐색 기회의 다양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으며, 교육 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아버지’ 변인의 역할을 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번 분석은 한국교육개발원의 「한국교육종단연구(KELS) 2005)」,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한국교육고용패널(KEEP) I)」, 한국고용정보원의 「청년패널조사(YP)」 등의 패널 데이터를 통합하여 분석(총 표본수 1만 2,513명)한 것이다. 

 

□ 주요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 과학기술 성취지표 달성 현황 및 환경적 영향

ㅇ 가구소득, 부모 학력 및 직종, 과학고 재학 여부 등 환경적 변인에 따라 이공계 학사취득, 대학원 진입, 연구개발직 진입에 격차가 나타남

•  고교 졸업 이후 6~13년 이내 이공계 학사과정 진입은 19.4~27.5%, 이공계 학사학위 취득은 7.4~15.8%, 이공계 대학원 진입은 2.1~6.8%로 추정됨. 고교 졸업 이후 8~13년 이내 이공계 석·박사 학위 및 기술사를 취득하는 비율은 1% 미만

                                * KELS:2005는 가중치가 제공되지 않아 원자료만 분석하였음

• 과학기술 성취지표 달성에 환경적 변인이 미치는 영향을 로지스틱 회귀분석으로 분석한 결과 가구소득, 부·모의 학력, 성별, 과학고 출신 여부, 부의 직업(과학기술 분야 연구개발직)은 이공계 학부 진입에 격차를 만드는 요인

• 성별(남성)과 과학고 출신 여부는 이공계 학사취득, 대학원 진입, 과학기술 연구개발직 진입 등 대입 이후의 성과지표에도 정적 관계를 보임. 아버지가 과학기술 분야 연구개발직 종사자인 경우, 이공계 학부 졸업뿐 아니라 대학원 진입 확률을 높이는 데 기여

* OR: odds ratio, 두 집단 간 사건이 발생할 확률을 대비한 것으로, 특정 집단(예: 남성)에서 사건이 발생할 오즈와 대조 집단(예: 여성)에서 사건이 발생할 오즈의 비율, OR이 1에 근접할수록 집단 간 실제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을 의미함

▶ 과학기술 분야 잠재인재풀의 유형화 및 환경적 영향

ㅇ 고교 재학 시 과학기술 진학 또는 직업 희망자의 절반이 이후 ‘성취·동기 저하’ 집단에 속하게 되었으며, 가구소득, 부모 학력이 낮을수록 저하 집단에 속할 확률은 높아짐

• 이공계 대학 진입자 전체(n=1,343)의 65.4%, 학사학위 취득자 전체(n=525)의 74.7%, 대학원 진학자 전체(n=148)의 76.4%가 고교 시절 과학기술 진학 또는 직업 희망자였음

•  고교 시절 과학기술 진학 또는 직업 희망자(n=1,883)를 대상으로 교육적, 심리적 특성에 따라 유형화 분석했을 때, 4개 유형으로 분류됨

- 전체의 50.7%는 ‘성취·동기 저하’ 유형으로 분류되었고, 이들의 37%만이 실제 이공계 대학에 진학

- ‘고성취-동기저하’ 유형(14%)은 성취도가 높지만 자기효능감, 진로성숙도, 전문가가 되는 것에 대한 가치 부여는 낮은 편. 83.8%가 이공계 대학에 진학

- ‘내신우수-좋은 학습태도’ 유형(9.4%)은 내신이 우수하며, 진로성숙도, 자기효능감, 전문가가 되는 것에 가치 부여를 하고, ‘성공지향’ 유형(25.9%)은 단순히 돈에 대한 열망 또는 전문가가 되고자 하는 열망이 큰 집단

• 가구소득이나 부모의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성취·동기 저하 집단에 비해 고성취-동기저하 유형에 속할 확률이 높으며, 성취·동기저하 유형 중에서도 부의 학력이 높으면 이공계 진학률이 유의미하게 높아짐

ㅇ 과학기술 분야 4년제 대학 진입 이후 38.8%는 ‘부적응’ 유형으로 분류되며, 아버지의 학력과 관련 분야 종사 여부와 연관이 있음

• 고등교육 단계에서 과학기술 분야 4년제 대학에 진입한 자(n=1,343)를 대상으로 분석 결과, 3개 유형으로 분류됨

- ‘고성취-적응’ 유형(23.3%)은 전공 성취와 전공-적성 일치가 높으며, 진로 탐색도 활발히 하고 대학과 전공 공부에 잘 적응하는 특징을 보임

- ‘진로탐색’ 유형(38%)은 전공 성취 수준도 높고 진로 탐색도 활발히 하지만, 전공-적성 일치 여부나 대학·전공 적응 및 만족도와 관련하여 비교적 낮은 수준을 보임

- ‘부적응’ 유형(38.8%)은 성취, 적성, 진로탐색, 대학·전공 적응 및 만족감에 있어 전반적으로 저하된 집단

• 고교 졸업 후 6년 이내 이공계열에서 학사학위를 마치는 비율은 ‘고성취-적응’ 유형의 54.3%, ‘진로탐색’ 유형의 39.4%, ‘부적응’ 유형의 34.2%로 나타남

• 고교 졸업 후 6년 이내 이공계 대학원에 진학하는 비율은 ‘고성취-적응’ 유형의 17.5%, ‘진로탐색’ 유형의 10%였으며, 이에 반해 ‘부적응’ 유형에서는3%만이 이공계 대학원에 진학

• 부적응 유형의 경우 아버지의 학력이 낮을수록 이공계 학사졸업과 대학원 진학률은 높았지만, 아버지의 직업이 관련 분야 연구개발직인 경우 대학원 진학률이 높음

□ 이번 분석을 수행한 이수현 부연구위원은 “이공계 대학을 희망하거나 실제 진학한 학생 상당수가 그 이후의 교육과정이 진행되면서 성취동기가 저하되거나 부적응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저출산 등으로 향후 신규 과학기술 인력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일반 중등교육 과정에서 경험할 수 있는 양질의 과학기술 분야 심화학습과 진로 탐색 기회를 확대하고, 이공계 대학 진학 이후에도 대학생활 적응 및 세부 분야로의 진로 지원을 내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