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와 기독교의 대립…역사 속의 초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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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와 기독교의 대립…역사 속의 초인들
  • 이명아 기자
  • 승인 2022.08.30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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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인 사상으로 보는 인문학 | 이동용 지음 | 세창출판사 | 292쪽

 

이 책은 니체의 핵심 사상인 ‘초인사상’을 통해 역사와 사회와 예술 작품 속에 있는 초인들의 단면을 소개한다. 철학적 용어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가, 철학자들의 새로운 용어 사용방식으로 인해 낯설기 때문이라면, 이 책은 그러한 낯섦을 상당히 효과적으로 줄여 친숙한 개념으로 만든다. 

저자는 니체와 초인사상에 대한 자신의 일방적인 해설만을 전개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니체의 말, 삶 등에 영향을 받은 인물 혹은 작품을 중심으로 주제를 소개한다. 분명 ‘초인’이라는 주제를 따라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니체의 초인 사상을 이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니체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했던 삶에 대한 메시지를 함께 던져 주고 있다.

니체는 모든 사람의 생각 속에 깔려있는, 그러나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영역을 끄집어내어 그 모순에 대해 고발하고 파헤친다. 즉 니체의 철학은 저항의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비유하자면, 코페르니쿠스가 모든 사람의 생각 속에 자리잡은 천동설을 반박했던 것과 같다. 모든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사고한다고 해서 그것이 사실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예다. 다만 코페르니쿠스와 니체가 달랐던 점은, 코페르니쿠스는 천동설이라는 이론이 과학적으로 맞는가에 대한, 말하자면 ‘팩트 체크’에 관심을 기울였던 것과 달리, 니체는 더욱 근원적인 차원까지 들어가, 우리의 삶에 깊게 자리 잡고 있는 사고 방식이나 행동의 방식에까지 그 물음을 던졌다는 것이다.

니체의 시대상을 통해 살펴보자면, 당시의 거의 모든 사람은 기독교가 가르치는 도덕, 습관, 규칙 등을 가지고 살고 있었고, 심지어는 기독교라는 사고 틀을 거치지 않고는 그 무엇도 스스로는 생각할 수 없었다. 그것이 옳다고 여겨졌기 때문에, 기독교에서 벗어난 것은 무엇이든 죄악으로 규정되었다. 그리고 기독교는 모든 사건, 불행, 기쁨, 행복, 고통, 슬픔 등 기본적인 감정까지도 ‘신’에 의해 부여된 것으로 이해했다. 모두가 그렇게 살고 있었기 때문에 코페르니쿠스가 사실을 말해도 비난을 받았던 것처럼, 니체의 사상 또한 엄청난 비판을 감수해야 했다. 니체는 왜 그러한 비판을 감수했을까? 바로 그렇게 사는 것이 초인의 삶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모두가 옳다고 믿는 바가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라는 메시지와 함께 말이다. 이 책은 이처럼, 니체가 말하는 초인이란 무엇인지, 보다 다양하게, 보다 명쾌하게 설명하고자 한다.

또한 이 책은 그저 니체의 초인을 소개하고 설명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초인상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볼 수 있는 사회와 인간 문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열어 주고자 한다. 많은 이론가들이 현상을 분석하고 탐구함으로써 이론을 도출해 냈다면, 이론을 토대로 현상을 재탐구함으로써 해당 학자의 관점으로 현상을 재해석하는 시도 또한 중요하다. 그것이 한편으로는 인문학에 친숙해져야 하는 이유가 된다. 그런 면에서 초인사상의 이론 소개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인물과 문학을 재분석한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있는 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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