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과학사의 그때 그 시절’을 그림으로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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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과학사의 그때 그 시절’을 그림으로 읽는다!
  • 이현건 기자
  • 승인 2022.08.30 02: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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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화로 읽는 과학의 탄생: ‘일곱 빛깔’ 뉴턴에서 인간 해부 이벤트까지,무모하고 엉뚱한 과학자들의 피와 땀의 순간들 | 윤금현 지음 | 파피에 | 304쪽

 

과학사에 빛나는 ‘그때 그 시절’,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인체 해부가 공식 허용된 것은 언제부터일까? 피가 온몸을 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언제일까? 공기의 정체를 알게 된 것은 언제일까? 생각보다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과학사를 둘러보면 기존에 정설로 자리 잡고 있던 굳건한 ‘진리’가 산산조각나는 혁명적인 순간, 또는 세상에 없던 새롭고 위대한 발명이나 발견의 순간이 수없이 많았다. 과학자들은 가슴 떨리는 ‘과학의 순간들’을 어떻게 맞이했을까? 화가들은 과학자들이 위험하기 짝이 없는 실험을 과감하게 수행하는 모습, 실험 결과를 ‘높은 분들’ 앞에서 공개하는 순간 등을 그림으로 생생하게 묘사했고, 그들이 그린 그림을 통해 우리는 과학자들의 피와 땀, 고뇌와 감격, 긴장과 자부심까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그런 드라마틱한 과학의 순간들을 생생하게 묘사한 30여 장의 그림을 가려뽑아 과학과 기술, 의학의 발전사를 두루 둘러본다.

예를 들어, 인체 해부가 허용된 것은 500년 전이었다. 중세 시대 교회가 인체 해부를 금지하여 ‘천년의 암흑기’를 보냈으며 르네상스 시대 이후에야 공식 허용되었는데 17세기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는 1년에 딱 한 번 인체 해부를 허용했다. 렘브란트의 「니콜라스 튈프 박사의 해부학 수업」은 그 순간을 그린 그림이다. 당시 해부용 시신은 사형수였으며, 입장료를 내면 일반 대중도 해부 현장을 ‘구경(?)’할 수 있었다. 해부가 허용되면서 인체의 수많은 비밀이 풀렸고, 의학 또한 눈부시게 발전했다. 그리고 인체 해부가 공식적으로 허용된 지 불과 500여 년 만에 인류는 눈에 보이는 뼈나 근육, 오장육부 등은 물론, 세포를 넘어 DNA 암호까지 해독해내는 경이로운 성과를 거두었다.

 

햇빛의 색깔을 알게 된 것은 360여 년 전이었다. 뉴턴 이전에는 햇빛은 색이 없다고 생각했다. 데카르트조차도 프리즘이 무지개색을 만들어낸다고 잘못 생각했다. 그러나 뉴턴은 프리즘 실험을 통해 빛을 분해하여 무지개의 색을 ‘빨주노초파남보’ 일곱 빛깔로 구분했으며, 햇빛이 여러 색이 혼합된 상태임을 밝혀냈다.

피가 온몸을 순환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불과 350여 년 전이었다. 그전까지만 해도 로마 시대의 외과의사 갈레노스가 주장한 ‘혈액파도설’, 즉 피는 온몸을 돌아 신체 말단에서 사라진다는 것이 의학계의 ‘정설’이었다. 그런데 잉글랜드의 의사 윌리엄 하비는 의심을 품고 계산을 해보았다. 그랬더니 하루에 피가 무려 1,8톤이나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왔다. 코끼리도 만들어낼 수 없는 이 엄청난 혈액의 양에, 하비는 이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여 피는 온몸을 돈다는 ‘혈액순환설’을 주장했다. 19세기 역사화가 어니스트 보드는 이 장면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공기가 무엇인지 알게 된 것은 250여 년 전이었다! 프랑스 혁명 때 단두대에서 처형된 ‘근대화학의 아버지’ 라부아지에가 공기는 질소와 산소의 혼합물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17세기 과학자였던 보일은 공기의 정체는 몰랐지만, 공기에 관련된 유명한 법칙은 알아냈다. 기체는 압력이 증가하면 부피가 줄어들고 압력이 줄어들면 부피가 늘어난다는 ‘보일의 법칙’ 말이다. 보일의 법칙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그림이 남아 있다. 18세기에 그려진 「공기 펌프 속의 새에 대한 실험」을 보면 아래쪽에 공기 펌프가 있고, 위쪽 유리관 안에는 작은 새 한 마리가 들어 있다. 작은 새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공기 펌프의 공기를 빼내면 새에게는 치명적인 사태가 일어날 것이다.

역사를 이야기할 때 흔히 곁들여지는 그림은 인물의 초상화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과학자나 의학자, 기술자들이 경험한 드라마틱한 한순간을 묘사한 그림들을 주로 골랐다.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밋밋한 초상화 대신에 그들이 생생하게 움직이고 있는 모습을 제시함으로써 “과학자들도 뜨거운 피와 부드러운 살을 가진 사람이고 실험과 추론, 과학이라는 무기를 들고 당시를 지배하던 뿌리 깊은 선입견과 치열하게 싸운 ‘선구자’들이었음”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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