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의 귀환…아시아의 지정학적 중간국 외교의 비교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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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의 귀환…아시아의 지정학적 중간국 외교의 비교연구
  • 이현건 기자
  • 승인 2022.08.30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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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의 지정학적 중간국 외교 | 신범식 엮음 | 신범식·윤진표·김용균·신재혁·최경희 외 5명 지음 | 진인진 | 320쪽

 

이 책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과 양안 관계 등 국제관계의 갈등이 노골화되면서 ‘지정학의 귀환’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지정학적 중간국(中間國) 개념으로 세계질서의 양상을 새롭게 분석한 연구서이다.

 

지정학적 중간국(中間國)이란, 경쟁하는 강대국 내지 지정학적 세력이 맞부딪히는 지대, 즉 “지정학적 단층대” 상에 존재하는 국가들을 말하며, “끼인 국가” 혹은 “사이 국가” 등으로도 불린다. 중간국은 지역정치의 지정학적 구조에서 지정학적 단층대 상에 위치하고 있는지 여부에 의해 조건 지워지며, 세력권을 두고 각축하는 두 세력 간의 경쟁이 고조되는 지정학적 단층대의 활성화에 의하여 그 모순적인 외교전략적 특성의 압력에 노출되게 된다. 이 책에서는 동남아시아와 서아시아 및 남아시아 지역의 지정학적 중간국들 -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인도, 파키스탄, 이란, 터키 - 의 외교를 분석한 글들을 모았다.

책은 서론과 동남아시아를 대상으로 한 1부, 남아시아 및 서아시아를 대상으로 한 2부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장은 해당연구에 대한 서론과 결론을 갖추고 있으며, 각 국가의 역사, 사회문화정치적 특수성 등을 바탕으로 중간국으로서의 성격과 유형을 밝히고 있다.

서장인 ‘아시아의 지정학적 중간국 외교의 비교연구’는 이 책의 저술 의의와 연구의 목적 등을 제시하고, 지정학적 중간국 개념에 대한 명료한 정리와 함께 이 책의 구성을 소개한다. 2부는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를 대상으로 한 5개의 장으로 이루어졌다. 2장 ‘태국 중간국 외교의 변화와 요인’은 태국 외교를 ‘바람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이는 대나무’ 외교라기보다는 ‘바람 속에 소용돌이치는 대나무’ 외교로 평가하면서 중국의 영향력에 대해 ‘회피 전략’을 중심으로 균형을 지향하는 태국 외교의 양상을 소개한다.

3장 ‘베트남의 중간국 외교’는 전형적인 헤징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베트남의 중간국 외교를 소개한다. 사회주의 국가로서 이념보다는 국익을 중시하는 현실주의적 외교 전략의 전환을 바탕으로 국내 정파와 대중 여론의 상호작용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베트남 외교의 고유성을 강조한다. 4장 ‘싱가포르의 중간국 외교’는 동남아시아의 강소국 싱가포르가 강력한 외교력을 강화하는 과정을 추적한다. 여러 나라와의 안전한 연결망 구축, 비동맹주의, 강대국 세력의 현지 유치를 통한 안정 도모 및 세력 균형 추구과 함께 강력한 독자적 전략적 자산의 보유 등이 싱가포르의 중간국 지위 획득의 중요한 요인으로 제시된다.

5장 ‘지정학적 중간국 인도네시아 외교 전략: 세 번의 지정학적 단층대 충돌과 선택’은 제국주의 네덜란드와 일본의 충돌, 냉전시대 미소 충돌, 2010년대 미중의 복합적 충돌 등 3회의 역사적 경험을 소재로 인도네시아가 채택한 외교전략의 내용을 소개한다. 6장 ‘말레이지아 중간국 외교 전략과 중립성’은 아세안 중립성의 규범화에 기여하고 아세안 공동체의 비전을 제시하는 전략으로 냉전체제에서 독자적인 노선을 주도해 온 말레이지아의 중간국 외교 전략을 소개한다. 

2부 ‘남아시아 및 서아시아의 지정학적 중간국 외교’는 인도, 파키스탄, 이란, 튀르키에(터키) 4개국의 중간국 외교를 대상으로 한다. 7장 ‘인도는 중견(간)국인가?: 신비동맹정책을 중심으로’는 현실주의 국가속성 접근법, 자유주의의 형태적 접근법, 구성주의 정체성 및 아이디어 접근법 등을 적용하여 인도의 중견(간)국 으로서의 성격을 규명한다. 8장은 ‘강대국 충돌과 중각국의 외교적 선택: 파키스탄 외교전략의 제구성과 함의’이다. 이슬람과 힌두, 미국과 중소, 미국과 극단적 이슬람이 충돌하는 불안정한 지정학적 단층대에 위치한 파키스탄의 특성을 바탕으로 파키스탄의 대외전략의 운영 양상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평가한다. 

9장과 10장은 속세국가와 종교국가의 전환을 다른 방향으로 경험한 주요 이슬람 국가인 이란과 튀르키에의 사례다. ‘지정학적 중간국 이란의 외교전략’은 고대 이래 동양과 서양 문영의 교량으로서 외세에 대한 피해의식과 저항문화를 바탕으로 한 등거리 외교원칙을 중심으로 미국과 중국-러시아 사이에서 균형과 편승을 적절히 활용하는 헤징전략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10장 ‘이르도안 시대 터키의 팽창주의 외교: 내 일인체제 강화와 역내 지정학 변동에 따른 중각군의 일탈’에서는 2010년대 이후가 강대국 중심의 힘의 논리에 반대한 중견국 외교를 추진해 온 튀르키에 외교 전략을 소개한다. 2010년대 중반이후 에르도안 대통령 집권 이후 기존의 외교정책에서 공격적 팽창주의 정책이 추진되는 양상과 이를 가능하게 한 대외적인 환경을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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