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재건의 주체는 시민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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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재건의 주체는 시민이어야 한다
  • 이현건 기자
  • 승인 2022.02.2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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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주의 재건: 시민 공동체가 주체가 되는 민주주의 | 찰스 테일러·파트리지아 난츠·매들린 보비언 테일러 지음 | 이정화 옮김 | 북스힐 | 120쪽

 

전 세계적으로 국민과 정치인이 단절되어 민주주의가 신음하고 있다. 일자리가 부족한 사회에서 사람들은 정부가 자신들의 니즈를 결코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 결과로 오는 국민들의 좌절감이 불안정한 선동 정치가들의 성공을 부채질한다. 이렇게 펼쳐지는 양상을 뒤집고 책임질 줄 아는 정부로 복원시키기 위해서는 지역 차원에서 민주주의에 새롭게 활기를 불어넣어 주어야 한다. 그렇다면 지역 차원에서 민주주의의 재활성화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오스트리아의 쇠락한 시골 마을에서부터 샌디 에이고의 버려진 터전까지, 대도시와 소도시에서 성공적인 지역 주민의 공동체 조직과 협의 활동을 통해 민주주의 정치가 어떻게 다시 활기를 띠게 되었는지 소개한다.

이 책은 민주주의 재건의 주체는 보통 사람이어야 하고 혁신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며 지역사회 저변의 시민들이 동맹을 밎어 스스로의 힘을 발견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1장 ‘지역 공동체 재구축’에서는 지역 차원의 재활성화를 통한 민주주의 재건의 길을 모색한다.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심하게 신음하고 있다. 일자리, 인종 차별, 난민 문제 등으로 갈등이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일자리 문제는 한 개인의 문제를 넘어 국가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 소도시의 붕괴는 어느 특정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을 정부만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들은 성공적인 공동체 조직과 협의 활동 사례들을 활용해 변혁 중에 있는 민주주의 정치가 어떻게 시민운동에 관여함으로써 다시 활기를 띨 수 있는지 소개한다. 그러면서 지역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지역공동체의 활동이 중요하며, 지역 탈바꿈을 조절하고 통제할 권한을 주민에게 부여해 탈바꿈 과정을 주민들이 이끌도록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2장 ‘정치공동체의 재설립 지원’에서는 참여민주주의 확대로 지역사회 부활에 성공한 지역들을 살펴본다. 전 세계적으로 지방과 지역 차원에서 시민 참여를 점차 제도화하고 법적 체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오스트리아 포아어를베르크주는 2013년 직접민주주의뿐만 아니라 참여민주주의를 주 헌법에 포함시켰으며 시민위원회를 발족시켜 난민 문제를 논의했다. 이‘포아어를베르크 모델’은 참여 정치의 대표적인 모델로 꼽힌다. 또한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는 선거개혁을 위한 시민의회 활동을 펼쳤다.

물론 처음부터 자발적으로 시민들 스스로 위원회를 구성하고 성과를 이룬 것은 아니다. 시민 공동체를 구성해 지역 재활성화를 이룬 지역에서는 전문적인 지원이 뒤따랐다. 미국 위스콘신주의 사우스우드카운티에서는 인커리지지역재단이, 샌디에이고에서는 제이컵스가족재단이, 매사추세츠주의 로렌스시에서는 MIT 도시계획 전공 졸업생들이 포함된 로렌스커뮤니티웍스가, 그리고 기타 지역에서는 많은 비영리단체가 주민 중심의 발전 과정을 지원했다. 그러나 아무리 지원이 뒷받침된다고 하더라도 부양대책이 성공하려면 그 전개 과정에 주민이 참여하고, 관련된 모든 프로젝트 자산의 주인이 주민이라는 의식이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

3장 ‘민주주의 부활에 공헌’에서는 민주주의 재건의 동력은 무엇인지에 대해 고찰한다. 궁극적으로, 성공을 거두고 지속 가능한 지역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사회 저변에서 변화가 시작되어야 한다. 수천 명의 주민이 지역 문제를 논의하고 직업을 하며, 리더십 기술을 연마하고, 도시를 바꾸기 위해 지역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촉진해야 한다. 여러 네트워크 클러스터, 그룹, 위원회 공동체 기관 등을 망라해 사람들을 연결하는 네트워크가 구축된다면 시민 리더십도 길러지고 공동체 상황에 구체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이 책은 성공을 거둔 모범적인 사례들을 통해,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지금 어느 단계에 와 있는가 되묻는다.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지방 소도시가 점점 쇠퇴해가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지역 재활성화는 중요한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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