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만든 역사, 그 배후엔 금융이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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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만든 역사, 그 배후엔 금융이 숨어 있다!
  • 이명아 기자
  • 승인 2023.08.08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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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사의 향방을 가른 금융의 힘: 금융은 어떻게 한 나라의 운명과 세계사의 판도를 재편했는가 | 천위루·양동 지음 | 하진이 옮김 | 사이 | 532쪽

 

B. C. 6세기 고대 그리스 로마시대부터 21세기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3천 년에 걸친 세계사를금융의 관점으로 살펴본 책이다. 역사적 사건들의 배후에는 항상 뿌리 깊은 경제적 근원이 있음을 풍부한 사례와 그림으로 설명한 이 책에서 저자는 특히 한국전쟁이 세계 경제사에 미친 영향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

기원전 6세기 고대 아테네에서 출발하여 로마제국, 프랑크 왕국의 서유럽, 중세의 영국, 프랑스, 17-18세기의 강국 스페인과 네덜란드, 19세기에 등장한 식민지 미합중국, 두 차례 세계대전의 한 축이었던 20세기 독일과 일본, 이후 20세기 후반 냉전의 당사자 소련과 초강대국으로 성장한 미국, 20세기 말 외환위기를 겪은 동남아시아, 그리고 인류의 금융사에 큰 상처를 남긴 21세기 리먼브라더스의 파산까지, 저자는 전 세계 곳곳을 폭넓게 아우르며 결정적인 순간 세계사의 판도를 재편하는 데 기여한 〈금융의 역할〉을 살펴보고 있다.

금융은 본래 보통 사람들의 일상생활이자 일희일비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사람이 있는 곳에 금융이 있고, 따라서 금융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 그 자체다. 결국 〈금융은 일상생활에서 부딪히는 보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따라서 이해하기 쉬운 말로 금융을 설명할 수 없다면 그것은 가짜라고 저자는 말한다. 

인류는 전쟁과 약탈을 통해 세력을 넓히고 부를 축적해왔지만, 저자는 그 배후에는 금융이 숨어 있다고 말한다. 최종적으로 전쟁의 승패를 결정짓는 것도 결국은 돈, 즉 전쟁비용이다. 게다가 군사력을 동원하여 무력투쟁을 하기에 앞서 금융을 동원하여 상대 국가의 경제를 와해시키려고 시도한다. 이는 현대사회로 들어오면서 보다 빈번해졌다. 따라서 〈금융실력〉을 갖춘 나라들은 총과 칼 이전에 〈금융의 힘〉으로 자신들의 번영과 이익을 추구한다. 결국 한 나라의 금융력은 자국의 운명과 개인의 삶까지 좌우하게 되었다. 무릇 금융은 칼보다 힘이 세다.

금융학은 단지 경제학에서 뻗어나온 가지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지리적 환경과 기술·종교·경제체제를 망라한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금융은 오로지 지금 이 시대와만 연계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금융 사건의 배후에는 사회적·경제적·문화적·역사적 배경이 있다. 따라서 금융의 본질을 이해하려면 역사를 해부하여 분석하는 것이 가장 좋은 관점이다. 각 단계의 역사는 결코 중복되지 않으며 그 역사의 배후에는 규율이 있다. 즉 금융시장은 〈약육강식의 논리〉가 지배한다.

국가가 강성하면 자유롭게 유통되는 화폐가 경제의 동맥이 되고 그 화폐는 가장 효율성이 높은 곳으로 흘러간다. 이때 사회적 부의 원천은 〈창조력〉에서 나오며, 그러면 비록 오늘은 행복하지 않더라도 내일은 행복한 날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국가가 쇠퇴하여 금융제도가 권력에 의해 장악되면 금융은 국민들의 부를 약탈하는 도구가 되고, 화폐는 소수의 호주머니로 들어간다. 이렇게 되면 사회적 부의 원천은 〈약탈〉이 되며, 설사 오늘 행복하더라도 내일은 불행한 날이 될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을 끝맺으며 결론으로, 사회적 부의 원천은 약탈이 아닌 창조에서 나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약탈로는 절대로 세계 최강국이 될 수 없다. 이러한 체제에서는 극소수의 사람들만 부유하고 풍요로운 생활을 누린다. 창조는 한 기업, 한 민족, 한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지우지한다. 세계의 강국들은 산업 창조 과정에서 금융이 충분한 연료, 즉 돈을 제공했다. 따라서 창조는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며, 금융은 이러한 인간의 창조력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뒷받침해 역사를 한 단계 진보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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