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없는 죽음은 어떻게 우리의 삶과 세상을 변화시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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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는 죽음은 어떻게 우리의 삶과 세상을 변화시켰는가?
  • 이명아 기자
  • 승인 2023.07.03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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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의 심리학: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어떻게 인류 사회를 형성했는가 | 레이첼 멘지스·로스 멘지스 지음 | 석혜미 옮김 | 비잉 | 456쪽

 

인간은 어리든, 늙었든 죽음이란 말에 공포라는 감정부터 들게 된다. 연구에 따르면 5세 미만의 아동부터 죽음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10살 정도만 되도 죽음이 무엇인지 온전히 깨닫는다고 한다. 그렇게 우리는 어릴 때부터 죽음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인생을 살아간다. 우리 인간은 자신이 필멸의 존재임을 일찍 깨닫는 셈이다. 

삶의 끝이 있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일까. 인간은 언제 찾아올지 모를 삶의 종착역을 두려워하며 대처하고자 노력했다. 저자인 레이첼 멘지스 박사와 로스 멘지스 교수는 이 책에서 우리 인간이 죽음이라는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또 어떤 결과물을 만들었는지를 소개한다. 죽음으로 촉발된 인간 행동의 변화가 우리 삶과 세상에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함께 불러왔음을 보여주고 있다.

인간은 죽음이 주는 미지의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종교, 문화, 예술, 사회, 관계, 과학, 심리, 의식, 신념 등 방대한 영역에 걸쳐 발전과 행동을 바꿔왔다. 종교는 사후를 약속하고 예술은 불멸을 약속했다. 또한 가족 등 사랑하는 이들과의 애착 관계는 죽음을 생각나지 않도록 안정감을 주었으며, 의과학의 발전은 건강을 증진해 죽음에서 벗어나게 도왔다. 문화와 신념은 죽음과 멀리 하기도, 때로는 가까이 하기도 했다. 

그렇게 발전을 거듭해온 인간이지만, 결국 우리에게 남아 있는 진실은 죽는다는 사실이다.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 우리 인간은 이 세상에 태어나 죽음을 맞이하기 전까지 공포에 두려워하며 살아가야만 하는 운명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두 저자는 우리가 죽음의 존재이기 때문에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음을 역설한다.

우리는 죽음이 주는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을 틀에 가둔 탓에 눈앞에 있는 행복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우리는 죽음이라는 진실 앞에서 부정하고 불안해할 것인가, 아니면 그 진실을 받아들이고 현재와 미래를 만끽할 것인가. 두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필연적으로 죽음의 존재인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하며 살 것인지 아니면 수용하고 현재를 누리며 살 것인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죽음이라는 막연한 것이 우리에게 주는 두려움과 불안을 이겨낼 수 있다면, 우리는 죽음을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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