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민주화 없는 거버넌스 개혁’의 방향과 목표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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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민주화 없는 거버넌스 개혁’의 방향과 목표는 무엇인가?
  • 대학지성 In & Out 기자
  • 승인 2021.04.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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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국가 거버넌스 | 옌지룽 지음 | 성균관대학교 성균중국연구소 옮김 | 책과함께 | 452쪽

중국은 오랜 문명국가로서 유구한 역사와 풍부한 전통자원을 가지고 있지만, 현대화의 충격으로 천년 중화제국의 ‘천하-왕조’라는 통치 체계가 붕괴되었다. ‘3천 년 동안 일어난 적이 없는 대격변’ 속에서 중국은 현대 국가 건설을 시작했다. 

그러나 우리는 중국의 정치개혁에 대해 서구 민주주의에 기초한 선험적 인식을 가진 채, 중국학계 내부에서 진행되는 치열한 논의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경향 속에서 민주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중국의 미래가 없다는 결정론적 사고에 매몰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중국 내에서 전개되고 토론되는 정치개혁의 논의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이에 근거해 비판하는 성숙한 태도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지금 중국은 현대적 전환이라는 정치적 임무를 얼마나 실현했는가, 앞으로의 국가 건설 임무는 무엇인가. 이 책은 국가 건설, 정당 건설, 정부 건설, 사회 건설의 측면에서 중국 현대 국가 거버넌스 체계 구축의 핵심 영역을 다룬다.

2012년 중국공산당 제18차 당대회에서 시진핑을 핵심으로 하는 새로운 중국공산당 집단지도부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2013년 제18기 3중전회에서는 “국가 거버넌스 체계와 거버넌스 능력의 현대화를 전면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이는 1978년의 개혁개방 선언 이후 또 하나의 중대한 ‘신정(新政)’이 제기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책은 ‘현대화와 현대국가’라는 시각에 기초해 국가 거버넌스 체계 및 거버넌스 능력의 분석틀을 구축하는 한편, 중국 정부의 중대결의안과 중국공산당 지도부의 중요한 코멘트들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최근 중국 정부가 내보이고 있는 중요한 실천적 성과들을 추적해 종합했다. 나아가 국가 건설, 정당 건설, 정부 건설, 사회 건설이라는 네 측면에서 신시대 중국 ‘신정’을 체계적으로 해독하여, 중국 정치의 담론을 이해하고 중국의 정치발전 및 정책방향을 파악할 수 있도록 집필되었다.

자유에 기초한 국가 질서 관념과 거버넌스에 기초한 국가 질서 관념은 다르다. 그것은 각각 ‘자유민주주의’를 동력으로 하는 정치 개혁과 ‘국가 거버넌스’를 동력으로 하는 정치 개혁이다. 전자는 사회의 공평성을 강조하고 개인의 권리보장을 중점으로 하므로, 어떻게 하면 시민이 보다 더 많은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할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시민에게 더 많은 참여 기회를 줄 수 있는지를 중시한다. 따라서 그 착안점과 방법이 보통 민주적 선거, 언론의 자유 등이다. 

후자는 국가 거버넌스의 유효성을 강조하고, 국가의 성과라는 측면에서 국가의 경쟁력에 관심을 가지며, 국가의 자주성, 통일성, 권위성을 중요시한다. 전자가 민주화를 개혁의 핵심적 내용으로 보는 것과 달리, 후자는 법치를 개혁의 우선적 임무라고 여긴다. 국가 거버넌스를 동력으로 삼는 개혁은 사회적 법치가 가장 중요하다. 그것은 현대 사회발전의 보편적 법칙에 부합한다. 고도로 발달한 국가일수록 시민의 법적 소양과 의식이 높고, 의법치국의 이념과 실천을 국민들이 더 추종하고 받아들인다. 이 책은 중국의 이러한 ‘민주화 없는 거버넌스 개혁’의 방향과 목표를 체계적으로 분석한다.

중국은 정치발전의 핵심을 대중의 정치참여, 정당에 기초한 의회정치, 견제와 균형에 기초한 권력분립에 두고 있지 않다. ‘민주화 없는 거버넌스 개혁’, 특히 국가-사회-개인의 일반 모델에 기초하여 현대 국가 거버넌스의 목표와 내용 그리고 평가체계를 수립하고 국가, 정당, 정부, 사회 건설의 제 측면에서 어떠한 개혁이 이루어지고 있는가에 방향성을 설정했다. 이 책은, 자국의 거버넌스 개혁의 중요성을 주장하면서도 민주주의 이론과 국가론에 대한 서구의 인식과 방법론을 비교적 충실하게 고려하고 있어 비교정치의 차원에서 중국의 정치적 문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이 책은 중국이 직면한 다양한 위기를 비교적 솔직하게 인정하고 그 극복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실감과 생동감이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중국의 고민이 어디에 있는지 엿볼 수 있다. 즉, ‘안정될수록 불안정해지는 모순’을 극복하지 않으면 길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권력의 책임과 제약 사이의 긴장을 회복해야 하고, 영명한 지도자의 인치(人治)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한다. 중국과 사회주의 국가의 불평등과 격차의 확대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담고 있으며, 개혁의 주체도 사회세력, 전문가, 기업, 미디어, 농민 등 기층과 함께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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