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사회에 성인들이 갖추어야 할 역량은?

[아카데미쿠스]

2022-12-24     조대연 고려대학교·교육학

오늘날 우리 사회를 VUCA(Volatility, Uncertainty, Complexity, Ambiguity)시대라고 표현한다. 이는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확실한 것은 단 하나, 즉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저출산·고령화, 경제성장의 둔화,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 등 급격한 내·외부의 환경 변화 속에서 살아가는 성인에게 계속되는 변화에 적응하고 성장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역량개발은 필수 요소이다. 한국 사회는 2017년 고령사회에 진입하였으며 2025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20.3%를 초과하며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통계청, 2019). 학령인구와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고 고령인구가 급증하는 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노년까지 경제활동 및 사회활동이 이루어 질 것이며 이를 위해 지속적인 개인의 역량개발이 필요하게 되었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가속화된 4차 산업혁명은 산업 전반에 걸쳐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불가피하게 만들었고 우리의 삶의 방식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디지털 기기와 인간 그리고 물리적 환경의 융합으로 이루어지는 디지털 전환의 시대에 성인은 다양한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새로운 디지털 기술의 도입은 고용환경의 변화 및 일터와 개인 삶의 변화를 가속화함에 따라서 평생에 걸친 개인의 Re-skilling과 Up-skilling을 위한 지속적인 역량개발이 필요하다. 따라서 성인들이 개인의 직무능력 개발뿐만 아니라 변화된 미래사회에서 삶의 여러 영역에서 경험하게 되는 다양한 역할에 요구되는 능력을 발휘하여 개인의 삶을 행복하고 성공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성인역량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역량은 교육학, 심리학 등의 사회과학 분야뿐만 아니라 의학, 공학 등의 영역에서도 중요한 주제가 되고 있다. 또한 개인을 넘어 조직, 국가, 그리고 국제적 차원에서도 역량에 대한 담론이 활성화되고 있다. 역량의 개념이 등장한 초기에는 역량을 개인의 능력이나 내적 및 외적 특성으로 정의한 연구들이 주를 이루었다면 2000년 이후에는 역량을 우수한 성과를 위해 필요한 지식, 기술, 태도, 행동, 특징 등의 조합 또는 통합체의 개념으로 정의하는 추세였다. 

최근, 역량은 또 다른 변화와 확장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고, 다양한 직업 세계에서 그리고 다양한 생활세계에서 살아가야 하는 상황에서 역량은 인생의 궤적에 따라서 여러 직무나 직업에 적용되거나 직업이나 직무와 상관없이 지역사회, 개인적 삶에서의 역량에 대한 논의로 확장되고 있다. 따라서 성인역량은 성인이 개인, 조직, 지역사회 등의 다양한 활동 영역에서 우수한 수행과 성과를 가능하게 하는 행동적, 인지적, 정의적 특성으로서 미래사회를 살아가기 위해 성인에게 필요한 역량을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본 필자가 책임자로 있는 고려대학교 HRD정책연구소에서는 한국 성인에게 필요한 역량을 탐색하고, 미래 성인역량으로서 요구도의 우선순위가 높은 역량을 파악하기 위해 최근 3년간(2019년~2021년) 국내 및 해외에서 수행된 역량 연구물에 대한 문헌분석을 통해 23개 역량을 도출할 수 있었다. 이를 대상으로 2차에 걸친 델파이 조사를 시행한 결과 성인역량으로 19개가 타당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최종 도출된 성인역량은 갈등관리역량, 건강관리역량, 다문화역량, 대인관계역량, 윤리실천역량, 디지털활용역량, 리더십역량, 문제해결역량, 문화예술역량, 시민참여역량, 창의융합역량, 의사소통역량, 인문학적소양역량, 공감역량, 자기계발역량, 비판적사고역량, 문해역량, 협업역량, 재무관리역량이다. 이들 역량들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4차 산업혁명과 DT 시대에 인공지능, 머신러닝, 코딩 등이 강조됨에 따라 보다 Data 활용역량이 보다 강조될 듯하였으나 인성, 인간의 본질, 소프트 역량 등 기존에 강조되었던 역량들이 계속해서 필요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기계와의 협업이 중요한 시대에 인간다움을 추구하는 것에 대한 더 큰 강조가 아닌가 싶다. 

또한 19개 성인역량에 대하여 요구도를 파악하기 위해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만 19세~69세의 성인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수집된 1,632명의 응답 자료를 분석하였다. 결과적으로 한국 성인의 최우선순위 역량으로 건강관리역량, 자기계발역량, 재무관리역량이 도출되었다. 인하였다.

첫째, 건강관리역량은 워라밸 문화가 확산되고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중장년뿐만 아니라 MZ세대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건강 상태뿐만 아니라 건강 증진과 관련된 행동은 무엇보다 삶의 질과 긍정적 영향 관계를 가진다. 
둘째, 재무관리역량은 소비자의 자주적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므로 급변하는 사회에서 자신의 재무환경을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관리하여 지금보다 나은 삶에 대한 목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셋째, 자기계발역량은 평생직장에 대한 개념이 사라지고 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아 기술발전의 가속화와 직업환경의 변화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평생에 걸쳐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고 다양한 영역에서 필요한 능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함을 확증해준 결과로 볼 수 있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좀 더 불확실성을 낮추고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인 학습을 통한 역량개발이 필요하다. 불확실한 변화는 지속되고 그에 따라 어떤 방향에서의 변화라도 적응하기 위해 개인, 조직, 국가는 꾸준한 역량 개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학습하는 것이 유일한 답일 것이다. 


조대연 고려대학교·교육학

o 고려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o 고려대 HRD정책연구소장
o 한국인력개발학회 회장 역임
o Ohio State University 성인교육 및 HRD 전공 박사
o 저서: Human Resource Development in South Korea: Theory and Practice(편저, 2020, PALGRAVE MACMILLAN), 『HRD Essence: 시스템적 접근, 수정판』(공저), 『HRD 프로그램 개발 사례』(공저), 『미래사회와 평생교육』, 『평생교육론』, 『HRD Essence 시스템 접근 기반』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