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의 표피 구조를 모사한 항상성 바이오센서 세계 최초 개발

- 고려대 이성환 교수팀, Science Advances 논문 게재

2021-04-18     이현건 기자
(좌로부터) 고려대 인공지능학과 이성환 교수, 에너지환경대학원 윤용주 교수, 뇌공학과 김지용 박사과정

고려대학교(총장 정진택) 인공지능학과 이성환 교수와 김지용 박사과정 학생의 연구 논문이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미국 현지시간 기준 4월 16일 게재됐다.

연구팀은 ‘Leaf inspired homeostatic cellulose biosensors’ 논문에서 식물이 나뭇잎을 통해 수분 함유량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항상성 시스템을 모방하여 인체의 피부 위에서 센서 스스로 안정적인 전기적 인터페이스를 유지하여 장시간 안정적으로 생체 신호를 측정할 수 있는 항상성 바이오센서를 개발했다. 항상성이란 생명체가 여러 가지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내부 환경을 안정적이고 상대적으로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계의 특성을 말한다.

기존의 전기생리학적 신호를 측정하는 바이오센서 기술들은 피부로부터 땀이나 분비물의 발생 같은 피부의 항상성 시스템을 고려하지 못하여 장시간 안정적으로 생체 신호를 측정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한 항상성 바이오센서 기술은 식물의 잎이 가뭄이나 장마와 같은 환경 변화에 맞추어 표피의 기공을 통해 식물 내부의 물 함유량을 스스로 조절하는 나뭇잎 항상성 시스템을 모방하여 개발됐다. 또한, 기존 기술은 항상성 센서 기술의 핵심 요소인 항상성 물질을 복잡한 합성 기술을 통해 개발했으나, 연구팀은 세포벽의 주 구성 물질인 셀룰로오스가 전해질을 흡수할 때 변화하는 전기적, 화학적, 기계적인 변화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셀룰로오스에 대한 새로운 항상성 물질로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항상성 바이오센서의 핵심 원리는 피부와 센서 표면 사이의 확산 기울기에 따른 확산 현상에 의해 피부의 상태 변화에 맞추어 센서 스스로 전기적 인터페이스를 일정하게 조절하는 새로운 인터페이스 기술이다. 

논문의 교신 저자인 이성환 고려대 교수는 “피부는 바이러스나 외부 물질로부터 인체를 보호하고 환경 변화에 따라 인체의 온도, 수분 함량 등을 일정하게 조절하는 항상성의 중요한 기관”이라며 “연구팀의 항상성 바이오센서 기술은 피부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통찰을 통해 피부과학적인 접근으로 피부의 건강을 지키면서 사람의 의도가 담긴 전기생리학적 신호들을 장시간 안정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인터페이스 기술”이라고 말했다. 

또한, “최근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비침습적 바이오센서 기술들은 피부의 항상성 시스템을 고려하지 못하여, 장시간 부착 시 불안정한 측정 성능 및 접촉성 피부염이나 알레르기 반응 등의 문제점이 존재한다. 이번 연구는 앞으로 바이오센서 기술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기술이 될 수 있는데, 아직 많은 실험과 연구가 추가로 필요하지만, 바이오센서 기술이 생체안전성을 바탕으로 고품질의 생체 정보를 측정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되는 괄목할 만한 성과”라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항상성 바이오센서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의 결합은 생체 신호를 활용한 응용 시스템의 활용성을 극대화할 것이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딥러닝을 이용하여 사람의 의도를 인지하는 BCI 기반 뇌인지컴퓨팅 기술 개발’ 과제와 ‘인공지능대학원지원사업’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논문 소개]

* 제목: Leaf inspired homeostatic cellulose biosensors

피부 위에서 인간의 생리학적 신호들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는 것은 질병 진단, 재활, 회복 같은 의료적 측면부터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뉴로테크놀로지 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하다. 존재하는 비침습적 전기생리학적 바이오센서들은 인상적인 측정 성능을 보이나, 그 기술들은 피부 항상성을 고려하지 못한다. 게다가, 장시간 생체안전성이 피부과학적으로 증명되지 못했다. 피부는 보호, 신체의 온도 조절, 수분 함유량, 물질의 흡수 등을 포함하는 항상성 시스템을 위해 필수적이다. 피부의 복잡한 구조와 기능들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는 피부 위에서 전기생리학적 신호 측정의 정확성을 높일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식물의 잎이 중요한 참고 모델로 선택되었다. 나뭇잎 시스템에서 잎의 표피는 큐티클 조직을 통해 식물의 형태를 보호하고, 기공 조직을 통해 식물 내부의 물을 수증기 상태로 방출한다. 나뭇잎 항상성은 가뭄이나 홍수 같은 환경의 변화에 대항하여 기공을 조절하는 것에 의해 식물 내부의 물 함유량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우리는 나뭇잎의 이러한 특성들을 모사하여 인간의 피부에 적합한 항상성 바이오 인터페이스를 개발하였다.

항상성 시스템의 핵심 구성 요소인 나뭇잎 항상성 물질을 개발하기 위해 몇몇 연구들은 복잡한 물질 합성 기술들을 제안하였다. 그러나 우리는 나뭇잎 시스템 내부에서 가장 자연적인 항상성 물질의 힌트를 찾고자 노력하였다. 셀룰로오스는 나뭇잎의 세포벽의 주요한 구성 요소이다. 셀룰로오스는 물 흡수의 결과로서 세포가 가역적으로 팽창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그러므로 습식 셀룰로오스는 훌륭한 유연성, 셀프 힐링 능력, 그리고 뛰어난 생체적합성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본 연구팀은 메조포러스 셀룰로오스 멤브레인이 피부에 해가 없는 식염수를 흡수하는 동안 변화하는 특성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였다. 흥미롭게도, 셀룰로오스 멤브레인이 약 85%의 흡수 과정에서 자가 조절의 항상성 물질로 급격하게 변화하는 특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게다가, 본 연구팀은 깊이 있는 피부과학적인 실험들을 기반으로 셀룰로오스 멤브레인의 장시간 생체안전성을 증명하였다.
 
셀룰로오스 바이오센서의 성능을 비교하기 위해 전기생리학적 신호 측정에 가장 신뢰성이 높은 전기적 인터페이스를 구성할 수 있는 전도성 겔 센서를 채택하여 성능 비교 실험을 진행하였다. 그리고 나뭇잎 시스템의 아키텍쳐를 모방하기 위한 노력으로, 바이오센서 구조는 물을 흡수하고 저장하고 확산하기 위해 고안된 표면, 외부로부터 센서 표면을 지지하고 보호하기 위한 지지 구조, 그리고 압력에 의해 조절되는 게이트 구조들로 구성된다(그림 1).
 
연구팀은 본 연구를 통하여 피부 위에서 장시간 안정적인 생체 신호를 측정하기 위하여, 나뭇잎의 항상성 시스템에서 영감을 받은 항상성 바이오센서 기술을 제시함을 통해 바이오센서 기술의 새로운 접근방식을 제안했다. 기존의 연구들에서는 피부의 항상성 시스템을 고려하지 못해, 장시간 측정이 불안정한 한계점이 존재하였으나, 나뭇잎의 생물학적 구조의 모방을 통해 센서 표면과 피부 사이에 항상성 전기적 인터페이스를 구성함으로써, 피부 항상성에 부합하는 생체 안정적인 센서 기술을 개발하였다(그림 2). 제안된 방법론은 아직 연구 초기 단계에 있지만, 앞으로 피부와 센서 사이의 긴밀하고 생물학적 안정성이 높은 바이오 인터페이스 개발을 통해 다양한 인간의 생체 정보가 담긴 고품질 신호를 활용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같은 응용 분야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