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국가난제 해결을 위한 혁신적 접근법 제시하다

[연구성과 보고회]_ 과학기술정책연구원 「2020년 STEPI 국가난제 연구 성과보고회」 개최 - “난제는 단번에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해소하는 것”

2020-12-13     고현석 기자

지역 인구감소와 산업쇠락, 저출산, 고령화, 반복되는 생활쓰레기 대란 같은 사회적 난제들이 해결되지 못하고 고착화되고 있다. 사회의 복잡성 증대에 따라 기존 사회문제가 진화하고 발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사회문제가 다른 이슈들과 결합하여 더욱 복잡다단한 양상을 거쳐 난제가 되고 있다.
 
한국에서 이러한 특정 문제들이 오랜 기간 해결되지 못하고 난제로 고착화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국가 난제를 돌파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 체계, 방법, 수단은 무엇이며 어떠한 혁신정책 접근이 필요한가?

이러한 난제의 고착화와 구조적 원인을 규명하고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이하 STEPI, 원장 조황희)은 지난 12월 9일(수)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국가난제 해결을 위한 과학기술 관점의 경제사회시스템 혁신전략연구 성과보고회」를 열고 외교·국방, 도시개발, 환경 분야의 6가지 국가 난제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성과보고회는 ▲국가 난제의 근저를 구성하는 경제, 사회 시스템의 구조적 맥락에 대한 이해 ▲국가 난제에 대한 경제, 사회 시스템적 관점에서의 문제 정의와 혁신전략 방향 모색 ▲정책 지식 네트워크의 구축과 운영을 통한 다학제적 문제 정의와 해결 방법론 개발을 목적으로 한 연구 성과보고회다.

지난해 1차 년도 연구에서는 '이슈 스캐닝' 중심으로 난제 개념을 정의, 10대 분야 39개 난제이슈를 선정하여 산업기술안보, 디지털복지, 환경분야에 대한 시범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이번 성과보고회의 주체인 올해 2차 년도 연구에서는 지속성, 복잡성, 불확실성이라는 난제의 특성에 기초한 난제발전경로, 난제지형도, 인과순환지도 등 분석 방법론과 정책 대안 및 우선순위 도출하는 프로세스를 정립하였다. 또한 이러한 방법론을 국방, 지역, 환경 분야의 6개 난제 이슈에 적용해 실효성을 검증하였다.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이번 성과보고회는 조황희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난제 연구의 새로운 방법론과 국방, 지역, 환경 등 3개 분과별 연구결과에 대한 연구팀의 발제와 각계 전문가들의 패널 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연구의 총론 발표를 맡은 안형준 STEPI 연구위원은 “국가난제 연구 개요 및 방법론”이란 주제의 발제를 통해 '국가 난제'의 특징을 되짚어 보고 현재까지의 연구 과정을 요약했다. 안 연구위원은 "난제는 원인을 찾아 해결하면 풀린다는 '쾌도난마'식 접근이 아니라 사회 상황에 따라 반복적으로 '해소'하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쾌도난마식의 해결에 방점을 둔 문제의 정의와 진단, 정책 목표 설정이라는 기존의 일반적인 정책연구의 틀에서 벗어나, 난제의 고착화 원인 분석과 대응 방법론을 제시했다. 특히 그는 난제의 고착화 원인이 되는 주요한 속성에 주목하여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서 발제를 맡은 하태정 선임연구위원(STEPI)은 ‘방위사업비리’와 ‘첨단과학기술군 이행’ 이라는 국방 분야의 난제 이슈에 대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하 선임연구위원은 두 난제 이슈는 국방연구개발 혁신이라는 공통분모를 갖는 난제로서, 군 내부적 문제의 해결이 아닌 공공문제의 해결 차원에서 접근되어야 하며, 가까운 미래 국가혁신정책의 형성을 위한 통합적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역 분과 난제 이슈 연구결과 발제를 맡은 한웅규 부연구위원(STEPI)은 비수도권 지역의 산업 쇠퇴와 인구 감소에 대해 자금지원 중심의 정부 정책에 따른 예산 제약과 지역 간 경제, 환경, 문화 등 다양한 불균등성 요인을 이러한 난제 발생의 원인으로 분석하며,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을 위한 정책대안을 제시했다.

마지막 발제로 환경 분과 이슈 연구결과에 대해 이혁 부연구위원(STEPI)은 생활폐기물/해양쓰레기 이슈는 발생에서 처리에 이르는 단계까지 복잡한 이해관계로 인해 제도·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이와 함께 기존의 환경 분야 소통창구와는 다른, 산업이나 시장 등 새로운 통로를 통해 이슈를 확산하고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의 발제에 이어 조율래 STEPI 초빙연구위원(전 교과부 차관)이 좌장을 맡아 진행된 종합토론에는 ▲김인호 STEPI 초빙연구위원(전 국방과학연구소 소장) ▲이창윤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 ▲장용철 충남대 교수 ▲김동환 중앙대 교수 ▲이우평 부산과학기술기획평가원 선임연구원 ▲천동필 부경대 교수 ▲이석봉 대덕넷 대표가 참여하여 국가난제 해소를 위한 열띤 토론을 가졌다.

조황희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은 “‘난제’라는 용어를 국가가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에 대한 정책적 우선순위를 높이기 위한 수사로 사용되는 것을 넘어, 실질적인 정책적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연구가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은 오랫동안 고착화된 국가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STEPI 국가난제 포럼」을 운영하며 혁신적 접근법과 정책 대안을 모색해 왔다. 특히, 기존의 단편적이고 특정 분야 중심의 접근을 넘어 과학기술·사회경제 시스템의 융합적 관점에서 난제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진단 및 대응 프로세스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국가 난제 연구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동안 진행된다. STEPI는 향후 3년 동안 나머지 분야의 국가 난제에 대해서도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 STEPI가 선정한 10개 분야 39개의 국가 난제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