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대 교육정상화의 관건은 교육부에 달려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 대학지성 in&out 기획 칼럼]_ 위기의 대학 ⑨

2020-07-12     김형진 김포대학교 교수·산업안전환경계열

교학상장(敎學相長)의 자율적 공동체인 대학은 교양교육을 통한 지적 자원의 공급원으로 그리고 학문적 진리를 추구하는 지성의 보루로서 자리매김해 왔다. 그러나 시장논리가 대학에 확산되면서 대학(교육)은 물질주의에 빠지고 반(反)지성주의를 양산하고 있다. 국가와 기업에 휘둘린 채 정체성과 자율성을 잃고 피폐해진 오늘의 한국 대학으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대학이 나라의 미래를 만든다. 대학이 변해야 교육이 살며, 대학이 바뀌어야 나라가 바뀐다. 교수노조는 대학의 공공성, 민주화, 그리고 교권 확립을 위해 대학현장의 차별, 탄압, 비리 등 부정의(不正義) 사례를 고발하고 그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1996년도에 개교한 김포대학교는 1999년 전홍건 제2대 학장(현재 이사장)이 부임한 이래 입시부정 및 부자간 다툼(설립자인 전신용 이사장과 셋째아들 전홍건 전학장)이 끊이지 않았고 2004년 교육부 종합감사에서 이사회 부존재로 불법 학장 및 법인 이사들이 퇴출된 바 있다. 그 이후 관선이사가 파견되어 운영되어오다가 2013년에 정이사 체제로 전환되고 전홍건 전 학장이 현 이사장으로 김포대학에 복귀하였다.

전홍건 이사장은 복귀 이후 매주 2~3일 출근하여 모든 업무를 보고받고 지시하였을 뿐만 아니라 매주 학부장 회의를 주관하면서 제왕적 권한을 행사하여 총장의 권한을 침해하고 학교의 모든 업무를 주도해 왔다. 이런 이사장의 전횡으로 최근 5년간 6명의 총장이 교체되었는데 올해 1월 6일에 취임한 이00 총장은 5일 만에 사퇴하기도 했다. 작년에 퇴임한 이00 전 부총장도 이사장의 파행적 학사행정 개입과 운영 문제를 지적하며 연봉계약제 교직원의 급여인상까지도 결정하는 이사장의 독단적인 학교 운영에 대한 문제점을 지역신문과 교내 게시판에 두 차례나 올린 바 있다. 실제로, 이사장이 학부장 회의를 총괄하고 총장은 중앙부서장 회의를 주관하는 기이한 운영으로 부서 간 의사소통과 협업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더구나 올해 3월 26일에는 대학 측과 법인 임원진의 간담회에서 산업안전환경계열과 정보통신과의 모집정지를 일방적으로 결정했고, 기획실장은 재학생의 학습권은 단 1%도 고려하지 않은 채 관련 학과 교수들에게 8월 30일부로 퇴직하라고 통보하는 등 부당노동행위와 비교육적인 행위를 자행하였다. 아직까지도 재택수업으로 인해 일부 학생들은 학과가 모집정지에 처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상태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 전문대학 정책과에 민원제기를 했으나 아직까지도 답변을 미루며 민원인에 대한 성실의무를 해태하고 있다.

2020학년도 정시마감일을 앞두고 입시지원자가 고갈되고 합격자의 입학포기가 증가하는 사태가 발생함에 따라 교학처 학생팀에서는 신입생 충원율을 100% 달성하기 위해 별도의 계획을 학과에 지시했고 교수들이 충원업무를 지원하게 하였다. 신입생 충원율은 3주기 기본역량진단평가에서 중요한 지표이므로 학교를 위하는 마음에서, 그리고 교학처(학생팀)의 계획에 반대하고 거부할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어서 관련 학과 교수 모두가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행정부서의 지시를 법적으로 따져보고 업무를 처리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충원업무를 수행하였다. 그런데 지난 3월 30일 교무회의에서 2개 학과 폐과문제로 논쟁이 벌어지던 중 정시충원업무로 고생한 교수들을 무시하는 교학부총장의 발언에 화가 난 사이버보안과 이**교수가 관련 내용을 언급한 것을 계기로 총장(감사실장 겸직)의 주도하에 갑작스럽게 허위입학과 관련한 특별감사가 시행되었다(교무회의록에 이**교수의 발언내용은 기록되지 않음).

하지만 입시행정업무의 최고 책임자인 총장이 본인은 전혀 모르는 사안이라는 비상식적인 주장을 하며, 감사실장의 자격으로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감사를 진행하였기에 감사의 부당성을 근거로 교수노동조합 및 교수협의회 차원에서 단체로 감사출석 요구를 거부하자, 이사회는 감사에 불응한 교수들에 대해 성실의무 위반, 교원의 품위유지 위반으로 중징계 요구를 의결했다. 행정의 최고책임자로서 입시와 관련된 입학허가, 자퇴 및 등록금 환불처리 등의 모든 행정업무를 결재한 상황에서 총장이 이를 몰랐다고 하는 것은 기만이고 직무유기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법인에서는 허위입학과 관련하여 지난 5월 7일 교육부에 감사요청을 하였는데 어떻게 40여명의 교수 및 직원이 김포대학교 모든 학사운영의 실체인 이사장의 묵인 없이 부총장의 단독 지시 하에 조직적으로 입시를 추진할 수 있었겠는가?

이러한 어려운 학내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사장은 김포시 운양동에 600명 수용 규모의 기숙사와 공유오피스, 다목적시설, 공연장 등을 갖춘 글로벌캠퍼스의 건립을 전액 교비적립금(455억원)으로 추진 중에 있다. 본교에서 약 20km 정도 떨어져 있어 본교 재학생이 활용하기 어려운 이 글로벌캠퍼스는 지난 2018년에 제2캠퍼스 조성계획(일부학과 이전)으로 교육부에 승인 신청했으나 몇 가지 조건으로 반려된 것으로 이후 건축물의 용도를 변경하여 교육부의 승인절차를 편법적으로 회피하고 내부 구성원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면서 귀중한 교비적립금을 고갈시키려 하고 있다.

지난 6월 26일, 전국교수노조 김포대지회와 교수협의회는 현 이사회의 불합리한 학사운영과 허위신입생 충원, 일방적 폐과 등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종합감사를 요구하는 민원을 증빙자료들과 함께 제기하였다. 사학비리 엄중 척결을 약속한 교육부 장관에게 다시금 요구한다. 김포대학교가 과거의 명성을 되찾고, 대학운영의 투명성과 민주성을 담보한 수도권 서북부의 명문사학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현 이사장 및 이사장의 거수기인 법인 이사들을 퇴출시켜야 한다. 이제 김포대 교육정상화의 관건은 교육부에 달려있다.


김형진 김포대학교 교수·산업안전환경계열

. 전국교수노동조합 김포대학지회 지회장
. 2019-현재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전문위원
. 2019-현재 한국환경관리학회 학술이사
. 2016-현재 환경부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