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 취약집단, ‘외롭다’ 33.5%·‘접촉하는 가족 외 사람 없다’10.8%로 일반집단에 비해 약 2배 높아 … 단절된 사회의 공동체 회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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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 취약집단, ‘외롭다’ 33.5%·‘접촉하는 가족 외 사람 없다’10.8%로 일반집단에 비해 약 2배 높아 … 단절된 사회의 공동체 회복 필요”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3.11.0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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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행정연구원, 데이터 브리프 〈사회통합실태조사로 살펴본 취약집단의 ‘사회적 고립’〉 발간

 최근 잇달아 발생한 이른바 ‘묻지마 칼부림’ 사건은 ‘사회적 고립’ 문제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있다.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람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경험하고 희망을 잃게 되면서 그들이 경험 하는 좌절감과 분노가 불특정 다수로 향하게 된다는 것이다. 

지난 2022년 한국행정연구원에서 실시한 사회통합실태조사에서 우리 사회 집단 간 소통 수준 인식을 조사한 결과, 역대 최저치인 평균 2.53점(4점 만점 중)을 기록했고, 전체 응답자 중 ‘외롭다’는 응답은 19.1%, ‘아무도 나를 잘 알지 못한다’는 12.5%로 조사되었다. 고립사회로 이행하는 과도기적 특성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한국행정연구원은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이 경험하는 사회 신뢰와 연대, 소통 등 사회자본 요인과 이들의 경제적, 정서적 어려움에 주목하여 연구원이 수행한 각종 조사통계자료를 시각화한 2023년 제4차 데이터 브리프(DATA BRIEF) 〈사회통합실태조사로 살펴본 취약집단의 ‘사회적 고립’〉를 발간했다.

이번 브리프는 한국행정연구원 국정데이터조사센터에서 수행한 「사회통합실태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고립사회’에서 취약한 사람들이 직면할 수 있는 사회병리적 긴장요인들을 살펴보고, 사회적 연결과 공동체 회복을 위한 정책적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람들이 갑작스럽게 경험하는 경제적 위기(실직, 비자발적 거주 이전)는 좌절과 분노의 감정을 외부화하는 기제로 작용한다.

ㅇ 지난 1년간 직장을 잃은 적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취약집단의 비율은 2.2%로, 일반집단의 0.8%에 비해 2배 이상으로 조사되었다.

 

ㅇ 사회적 고립감 형성의 중요한 동기로서 경제적 안정성에 관한 질문에, 취약집단이 “현재 경제적으로 불안정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일반집단의 2배가량 높은 22.7%로 조사되었다.

ㅇ 앞으로의 경제상황에 대한 기대감을 묻는 질문에도 일반집단의 경우에는 7.5%만이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한 반면 취약집단의 경우에는 12.6%가 향후 경제상황을 부정적으로 전망하고 있음

 

 

 □ 취약집단의 경우 걱정, 우울감, 외로움, 자살충동과 같은 정서적 위기와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음이 확인됐다.  

ㅇ 최근(어제)의 주관적 정서 경험을 묻는 질문에, “걱정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취약집단의 경우 15.1%로, 일반집단의 9.3%보다 5.8%p가 높았고, “우울했다”고 응답한 비율 역시 취약집단의 경우 일반집단보다 1.8%p 높은 7.3%로 나타났다.

 

ㅇ 또한, 취약집단의 33.5%가 평소 “외롭다”고 인식하여, 일반집단의 비율(18.7%)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특히 자살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지를 물은 질문에 취약집단의 10명 중 1명은 “그렇다”고 응답하여, 일반집단의 4.6%에 비해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나고 있다.

 

□ 취약집단의 경우, 현재 자신의 삶에 대한 만족 수준이나 미래의 자신과 자녀들의 사회적 지위 상승에 대한 기대감 역시 일반집단보다 낮았다. 
 
ㅇ 취약집단이 “내 삶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매우 불만족+불만족)은 4.8%로 일반집단의 2.4% 보다 약 두 배 가량 높았다.

 

ㅇ 취약집단은 본인과 자녀 모두 향후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는데, 사회경제적 지위 상승 가능성은 본인의 경우 55.6%가, 자녀의 경우에는 47.9%가 부정적으로 응답했다.

 

□ 취약집단은 사회적 교류 및 지지 수준에서도 고립을 경험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신뢰와 공정성, 연대감에 대한 인식 수준 역시 일반집단에 비해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ㅇ “평일 하루 접촉하는 사람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취약집단(접촉 가족 없음 53.7%, 가족 외 사람 없음 10.8%)이 일반집단(접촉 가족 없음 46.0%, 가족 외 사람 없음 5.7%)에 비해 높게 나타나고 있다.

ㅇ 취약집단, 몸이 아플 때나 우울할 때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응답 비율(각 9.4%, 6.4%)이 일반집단(각 4.5%, 3.6%)에 비해 더 높음

 

ㅇ 취약집단은 사람들에 대한 신뢰, 사회 및 기회의 공정성에 대한 인식이 더 낮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대한민국 일원으로서의 자긍심 수준도 더 낮아, 이들이 사회적 관계를 회복하고 사회적 통합감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 행정硏은 “취약집단이 경험하는 좌절과 사회적 고립은 이미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하며 “지역 공동체를 회복함으로써 사회적 유대와 응집력을 제고하는 정책프로그램 지원을 통해 사회적 고립과 정서적 어려움을 해소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브리프는 취약집단의 사회경제적 위기 해소를 위한 정책적 노력으로 첫째, 상호 이해와 신뢰에 기반한 사회적 관계의 구축 지원, 둘째, 안정적인 일자리 기반 마련을 위한 일자리의 양과 질 제고, 셋째, 취약계층의 필요에 대한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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