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박막표면 결함 제거해 빛과 열에 강한 페로브스카이트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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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ST, 박막표면 결함 제거해 빛과 열에 강한 페로브스카이트 개발
  • 임병태 기자
  • 승인 2020.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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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성과] 김희주·이광희 교수(광주과학기술원) 연구팀 성과, 국제학술지 〈에너지 엔 인바이런멘탈 사이언스(Energy & Environmental Science)〉에 게재
- 빛에 취약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수명 향상 실마리
▲ 광주과학기술원 김희주 · 이광희 교수 연구팀
▲ 광주과학기술원 김희주 · 이광희 교수 연구팀

높은 에너지전환효율은 물론 저온의 용액공정으로 제작할 수 있어 가성비 좋은 차세대 태양전지 후보로 꼽히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낮은 광안정성을 극복할 실마리가 나왔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김희주·이광희 교수(광주과학기술원) 연구팀이 표면 재결정화를 통해 페로브스카이트 박막 표면의 결함을 제거, 광안정성을 높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유·무기 혼합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에너지전환효율이 높고 용액 공정 기반의 저가의 재료를 이용하기에 차세대 태양전지의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하지만 상용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환경(빛, 열, 공기 및 수분에 노출되는 환경)에서 성능이 유지되는 안정성 확보가 필요하다.

▲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의 표면 재결정 과정 모식도(1~2 단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상부전극 증착 전까지 제작하고, 고진공(〈10-6 Torr) 용기 안에 보관, 표면의 결함들을 기능층에 흡수시킨다.(3단계)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용매를 이용하여 페로브스카이트 박막 상부의 기능층을 제거한다.(4단계) 다시 소자를 제작하여 최종적으로 상부전극을 증착, 페로브스카이트 박막 표면의 결정화를 강화시킨다.  제공 : 광주과학기술원 이광희 교수
▲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의 표면 재결정 과정 모식도(1~2 단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상부전극 증착 전까지 제작하고, 고진공(〈10-6 Torr) 용기 안에 보관, 표면의 결함들을 기능층에 흡수시킨다.(3단계)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용매를 이용하여 페로브스카이트 박막 상부의 기능층을 제거한다.(4단계) 다시 소자를 제작하여 최종적으로 상부전극을 증착, 페로브스카이트 박막 표면의 결정화를 강화시킨다. 제공 : 광주과학기술원 이광희 교수

높은 결정성을 갖는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은 용액공정을 통하여 박막으로 만들 때, 박막 내부 및 표면에 이온 결함 및 결정화되지 못한 비정질 영역 등이 생겨나게 된다. 이러한 결함들은 태양전지 구동을 위해 빛을 쬐었을 때, 박막의 표면으로 이동하여 상부전극을 부식시켜 태양전지의 성능을 저하시킨다.

특히,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가장 간단한 구조인 메틸암모늄 리드 트리-아이오다이드(methyl ammonium lead tri-iodide, 이하 MAPbI3) 물질은 다양한 환경에서 성능저하가 심해 근본적으로 안정성이 낮은 물질로 간주되었다.

따라서 안정성 향상을 위하여 MAPbI3에 소량의 금속 이온을 추가하여 더 단단한 결정구조를 만들거나, 페로브스카이트 박막과 상부전극 사이에 산화피막(passivation layer)을 도입하는 방법이 시도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공정의 복잡함을 불러와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의 불안정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기존에도 금속이온을 추가하거나 산화피막을 도입, 페로브스카이트 결정을 단단하게 만들어 안정성을 높이려는 시도가 있었다. 페로브스카이트 소자 자체가 안정성이 낮다는 전제 때문이었다. 하지만 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 자체의 안정성이 아닌 박막으로 제조하는 공정을 개선하는 데 집중했다. 태양전지 구동을 위해 빛을 쬐면 결정을 박막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생겨난 결함들이 박막 표면으로 이동, 전극을 부식시키는 것 자체를 원천적으로 방지하고자 한 것이다.

연구팀은 빛에 반응해 페로브스카이트 박막 표면으로 이동한 결함들을 흡착할 유기물로 된 기능층을 도입했다. 페로브스카이트 박막 위에 유기물층을 적층하고 고진공 상태에 보관하면 박막 표면의 결함들이 표면으로 이동하여 유기물층에 흡착되는데, 이후 결함들을 모두 떠안은 유기물층을 씻어내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표면 재결정화 방법으로 MAPbI3 박막의 표면에 존재하는 결함 및 결정화되지 못한 비정질 영역들을 제거하였다. MAPbI3 박막 표면의 결함 감소 및 재결정화는 시분해 분광학 방법(Time-resolved spectroscopy)와 그레이징 입사 X선 산란(Grazing Incident Wide Angle X-ray Scattering) 방법을 통하여 확인하였다.

▲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성능(광안정성 및 열안정성) 변화 곡선(상) 광안정성 : 표면 재결정화를 거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최대전력점 추적방법을 통해 성능을 측정하였을 때 유사태양광 조건에서  1,000 시간 후에도 초기성능의 80%를 유지하였다(하) 열안정성 :  표면 재결정화를 거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1,000 시간 동안 85℃의 온도에 노출했을 때에도 초기성능의 90%를 유지하였다.제공 : 광주과학기술원 이광희 교수
▲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성능(광안정성 및 열안정성) 변화 곡선(상) 광안정성 : 표면 재결정화를 거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최대전력점 추적방법을 통해 성능을 측정하였을 때 유사태양광 조건에서 1,000 시간 후에도 초기성능의 80%를 유지하였다(하) 열안정성 : 표면 재결정화를 거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1,000 시간 동안 85℃의 온도에 노출했을 때에도 초기성능의 90%를 유지하였다.제공 : 광주과학기술원 이광희 교수

표면 재결정화를 거치지 않은 MAPbI3 박막으로 제작된 태양전지의 경우, 유사 태양광(자외선이 포함된 AM 1.5 태양광 스펙트럼, 100 mW/cm2 빛 세기) 조건에 노출시켰을 때 태양전지의 성능이 급격히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 하지만 표면 재결정화를 거친 MAPbI3 박막 으로 제작된 태양전지는 같은 조건에 1,000 시간 동안 노출시켰을 때, 초기 성능의 80%를 유지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유사 태양광 조사시 태양전지를 지속적으로 구동시키며 최대 전력점 추적(Maximum Power Point Tracking, MPPT) 조건에서 효율변화를 측정하였다. 빛에 노출시킨 후 또는 유사 태양광에서 자외선을 제거한 뒤에 측정한 기존 연구들에 비해 보다 가혹한 조건에서 얻은 결과여서 더욱 의미가 있다. 또한, 같은 조건에서 제작된 태양전지를 85℃의 온도에 지속적으로 노출시켰을 때, 1,000 시간 후에 초기 성능의 90%가 유지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번 연구로 가장 대표적인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MAPbI3의 표면 재결정화를 통해 표면의 결함과 비정질 영역을 제거, 이 물질이 빛과 열에 노출되어도 근본적으로 안정성을 지님을 확인하였다. 나아가 이를 이용해 빛 및 열에 대한 안정성이 우수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구현하였다. 본 결과는 향후 다양한 환경에서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의 안정성이 극복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결과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연구팀은 차세대 태양전지 중 실리콘 태양전지의 에너지전환효율에 가장 근접하지만 안정성이 낮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단점을 해결할 단초를 제공함으로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상용화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통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실사업(글로벌연구실사업)과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환경과학 국제학술지 ‘에너지 엔 인바이런멘탈 사이언스(Energy & Environmental Science)’에 2월 17일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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