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이해하는 것은 인간을 이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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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이해하는 것은 인간을 이해하는 것이다
  • 이명아 기자
  • 승인 2023.05.06 2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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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첫 뇌과학 수업: 문어의 뇌부터 가상현실까지, 우리가 알고 싶은 일상과 상상의 뇌과학 | 미카 콜드웰·앨리슨 콜드웰 지음 | 김아림 옮김 | 롤러코스터 | 256쪽

 

고대 그리스의 소크라테스는 머릿속에서 어떤 목소리가 무언가 지시를 내린다고 말했고, 10~11세기 이슬람의 철학자이자 의사였던 이븐 시나는 각종 신경정신과 질환을 식별해냈으며, 16세기 벨기에의 의학자 베살리우스는 인체 해부를 통해 새로운 뇌지도를 남겼다. 이처럼 뇌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인식은 아주 오래전부터 존재해왔고, 지속된 연구와 발전을 거쳐 이제는 인간 뇌의 역할을 수행하는 ‘인공지능’을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다.

인류가 뇌의 신비를 조금씩 벗겨내며 진실에 다가갈수록, 인간의 뇌가 운동, 감각, 감정, 학습, 기억, 사고 등 셀 수 없이 많은 기능을 통제하고 영향을 주고 있음이 알려졌다. 따라서 뇌에 대한 지식을 쌓아가는 것은 곧 나 자신, 그리고 인간에 대한 이해의 깊이를 더해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뇌가 인간에게 있어 가장 중요하면서도 복잡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기에 뇌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이 책은 인류의 먼 과거부터 빛나는 미래까지, 뇌의 앞에서부터 뒤까지 죽 훑어본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뇌가 어떻게 진화했는지, 우리가 뇌에 대해 가졌던 생각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알아본다. 또 정신 질환에 대해 의심쩍었던 의학적 치료법과, 지능을 높이기 위한 미래 지향적인 새로운 치료법들에 대해 살피고, 우리의 고양이가 주인을 정말 사랑하는지, 어째서 우리에게 임상치료사가 필요한지, 각종 ‘두뇌 게임’이 정말로 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잘 만든 뇌과학 영화는 무엇이 있는지 등 복잡한 뇌를 흥미롭게 이해할 수 있는 많은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1부에서는 두뇌가 존재하지 않던 수십억 년 전부터 두뇌가 어떻게 진화했는지 살피고, 과거의 신경과학자들과 심리학자들이 뇌를 이해하기 위해 수행한 온갖 기묘하고 놀라운 실험과 역사적으로 중요한 순간, 뇌에 관한 잘못된 믿음에 대해 알아본다. 또한 뇌에 무언가가 존재한다고 믿었던 철학자가 누구인지, 전두엽 절제술이 1900년대 초반에 왜 그토록 널리 실시되었는지 살펴보고, 개구리에 전기를 통하게 했던 갈바니, ‘파블로프의 개’로 유명한 파블로프 등 실존인물들을 만난다.

2부에서는 보기, 듣기, 수면, 운동조절, 체온조절 같은 여러 중요한 신체 기능을 감독하는 역할을 하는 ‘중뇌’ 속으로 들어가 우리의 뇌에 대해 알려진 지식에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과학자들이 찾아낸 뇌의 작동 방식에 대해 살펴본다. 이어서 사람의 다섯 가지 감각을 탐구해 ‘감각 경험’에 대해 알아본다. 그리고 우리가 인간이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본다. ‘기억이 어디에 어떻게 저장되는지 얼마나 알고 있으며 어떻게 그 지식을 얻었을까?’ ‘우리는 왜 인생의 3분의 1을 자면서 보내고, 잠을 자지 못하면 죽을까?’ ‘사랑이란 무엇일까?’ 등 뇌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찾아낸 흥미로운 답을 만나본다.

3부에서는 인류가 이를 수 있는 모든 밝은 미래와 어두운 디스토피아에 대해 살피고 신경과학과 심리학의 미래를 내다본다. 나날이 발전하는 최첨단 기술과 치료요법은 위기에 빠진 생명을 구하고 인간의 수명을 연장시키고 있지만, 그로 인한 부작용과 윤리적 논란은 지금은 물론 미래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어떤 질병을 ‘치료’해야 하는지, 뇌를 활성화하는 전극을 사람의 머리에 이식해도 괜찮은지 등 우리가 쉽게 대답하기 힘든 어려운 질문들에 대해 생각해보며, 다가오는 미래에 어떤 일이 펼쳐질지 살펴본다.

이 책은 또한 뇌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이나 뇌과학과 관련된 영화들을 소개하며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입체적으로 뇌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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