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과 지역의 협력과 상생을 위한 교수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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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과 지역의 협력과 상생을 위한 교수의 역할
  • 한영현 세명대학교 교양대학
  • 승인 2023.03.26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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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직설]

2020년 초반 시작된 코로나 팬데믹은 우리 사회의 패러다임을 바꾼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 대학도 예외는 아니었다. 갑자기 시작된 온라인 수업과 이를 위한 디지털 플랫폼 구축은 자연스럽게 대학이 디지털 미디어 교육의 방법을 모색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이는 근본적으로 대학의 역할과 의미를 새롭게 생각하는 변화를 가져오기도 했다. 학생들은 굳이 ‘대학’이라는 공간에 가서 머물지 않아도 효율적으로 전문 교육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대학’이 갖춰야 할 의미와 역할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여러 곳에서 들려오기도 했다.

특히 지방 대학의 경우 이미 입학 정원 미달 학과가 발생하고 그에 따른 우려가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온라인 수업 확대 및 대학의 역할 변화에 대한 필요성 등은 매우 민감한 과제로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대학 입학 자원 감소와 코로나 팬데믹, 4차 산업혁명 등에 따른 다양한 변화들은 지방 소재 대학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의 문제와 결부된 매우 중대한 요소들이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 지역에 소재한 대학의 경쟁력 강화는 지역 사회와의 긴밀한 협력 속에서 그 방향성을 모색할 수 있다. 이는 현재 한국이 처한 저출산, 고령화 문제와도 직결된다. 수도권 중심으로 인구가 집중되는 현실에서 지방의 인구 감소와 경기 침체 그리고 ‘지방 소멸’이라는 심각한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에서 지역 소재 대학의 역할과 의미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지역 소재 대학은 전문 지식을 갖춘 인재들이 모인 기관으로 해당 지역의 다양한 문제들에 효과적으로 접근·해결하는 핵심적인 곳이다. 잠재력이 있는 인력을 전문적으로 교육하고 양성하여 해당 지역의 발전과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길을 개척하는 데 있어 지역 소재 대학만큼 종합적인 역량을 갖춘 기관은 없을 것이다. 

물론 이는 누구나 다 공감하는 상식적인 이야기다. 실제로 현재 교육부 사업인 ‘지자체-대학 지역 협력기반 지역혁신(RIS)’ 정책이 실시되고 있으며 이는 ‘지방 소멸’ 문제와 ‘지방 대학 경쟁력 약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개선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이러한 방향성을 인식하고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교수들의 관심과 역할을 유도해내야 한다. 근본적으로 교수는 대학 사회 안에 머물면서 연구 분야에서 자신만의 전문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교육을 통해 그것을 전수함으로써 전문 인력을 양성해내는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개인이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하지 않는다면 전문 지식과 역량은 대학 사회 안에서만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밖에 없다. 

지자체를 비롯한 지역의 다양한 기관과 단체 등이 보유한 지식과 관련 제도 및 정책 등은 대학 사회 안에서 교수가 구축한 그것과는 다른 양상으로 구축되고 전개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대학 사회와 지역 사회 간의 접촉과 긴밀한 협력은 두 기관 간의 의견 불일치 및 소통 방식의 차이 등으로 인해 좌초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실제로 지역 관련 기관과 협력하여 몇몇 과제를 수행해 본 바에 따르면 이러한 상황은 대학 사회와 지역 사회가 오랫동안 축적해 온 지식과 제도, 정책, 실천 방식 등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서로의 양보와 공감을 통해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요소들이다.

중요하게 인식해야 할 것은 2023년 현재 지역 소재 대학과 기관과의 긴밀한 협력과 상생이 서로의 ‘존폐’ 문제와 직결된 당면 과제로 주어져 있는 현실이다.

지역 대학 교수의 역할과 관심이 더욱 촉구되는 것은 그들의 학문적 전문성과 훌륭한 역량이 해당 지역 기관과 단체가 그동안 축적해 온 제도와 정책, 지식 등을 분석하고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하도록 하는 훌륭한 지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의 발전과 성장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관심은 결국 해당 지역 기관과 단체와의 협력 관계 구축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지역 대학의 역할은 결국 그 안에서 중요한 기둥으로 자리잡고 있는 교수의 역량과 실천에 의해 좌우된다. 대학과 지역의 상생과 협력이 절실한 이때 먼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고민과 함께 지역 사회로 자신의 역량을 확장시켜 나가는 노력이 교수에게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한영현 세명대학교 교양대학

세명대학교 교양대학 부교수. 문학 박사. 현대 소설을 전공하며 한국 영화에 관심을 가지고 한국 영화 관련 다양한 논문과 단행본을 출간했다. 현재는 ‘공간’과 ‘도시’ 관련 학술 활동을 기반으로 지역의 문화 연구로 관심을 확장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최근 저서로 『냉전의 시대, 유랑하는 타자들: 한국 영화에 나타난 타자성의 문화 정치』(소명출판, 2022)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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