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소득분배 결정요인 분석과 정책적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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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소득분배 결정요인 분석과 정책적 시사점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3.03.25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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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EP 연구보고서]

 

전 세계적으로 노동소득분배율이 감소하는 추세가 발견되면서 그 원인에 대한 다양한 가설이 제안됐다. 이러한 노동소득분 배율의 감소는 소득불평등의 심화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노동소득분배율은 소득불평등과 관련해서 정책적으로도 중요한 지표이다. 또한 노동은 여전히 양적인 성장을 위한 핵심적인 생산요소인 동시에 노동소득은 대다수 국민의 주된 소득원이므로 삶의 질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양적인 성장과 함께 모든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선언한 새 정부의 국정목표를 달성하고 국정과제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노동소득분배율 변화의 주요 요인을 분석하고 이에 대응하는 정책방향에 대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에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노동소득분배 결정요인 분석과 정책적 시사점』 연구보고서(저자: 백예인·한민수·김원기·김현석)를 출간했다. 이 연구는 여러 불평등 지표 중 노동소득분배율 변화의 주요 요인에 대해서 분석했다. 먼저, 최근까지의 우리나라 노동소득분배율 추이를 추정하고 그 구성요소의 변화를 함께 살펴봤다. 다음으로, 기존 연구에서 노동소득분배율 변화의 결정요인으로 제시한 기술 변화, 세계화, 인구와 교육 등이 예측변수로서 의미가 있는지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노동시장을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로봇의 도입, ICT의 발전, 4차 산업혁명 등의 기술 변화가 노동소득분배율과 노동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여 정책적 대응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실증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보고서가 주장하는 가장 핵심적인 정책방향은 자동화, 정보통신기술 발전 등의 급격한 기술전환기에 변화된 기술 환경에서 기업이 수요하는 인적자본의 확충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노동·교육·산업 정책 측면에서의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보고서는 노동의 신속한 조정지원을 위한 관련된 여러 가지 정책적 노력 중 다음의 세 가지 정책방향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

첫째, 기업의 기술도입에 따른 노동수급 미스매치를 완화하기 위해서 공식적인 교육 과정을 종료한 이후에도 노동자가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고 기존의 숙련도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하는 직업훈련과 평생학습 제도를 검토하고, 필요하다면 개선해야 한다. 

둘째, 튼튼한 사회안전망을 유지하면서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기업 부문의 역동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만 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정책방향이 제대로 구현되기 위한 정부의 전반적인 거버넌스에 대해서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보고서 내용 요약】

▶ 제2장에서는 최근까지의 우리나라 노동소득분배율 추이를 추정하고 그 구성요소의 변화를 함께 살펴보았다. 우선 자영업자 노동소득과 관련하여 기존 연구에서 제안된 여러 측정 방법을 거시데이터에 적용했으며, 보완적으로 기업 단위의 미시데이터를 활용해 노동소득분배율을 별도로 추정했다. 

분석 결과, 우리나라 노동소득분배율의 수준과 추세는 자영업자 노동소득의 포함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자영업 부문의 노동소득분배율은 외환위기 이후 상승해왔지만, 자영업자 노동소득을 포괄한 노동소득분배율 추정치는 1990년대 중반부터 금융위기 당시까지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러한 차이는 자영업자 영업잉여가 피용자보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체되어 있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한편 노동소득분배율의 연도별 변화는 노동소득(피용자보수 및 자영업자 영업잉여)보다는 자본소득의 단기적 변동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특히 자본소득을 명시적으로 살펴본 기업 단위 통계자료에서 영업손익의 변동이 노동소득분배율의 시기별 변화와 산업 간 차이의 주요 요인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국제기구 통계를 활용하여 국가 간 비교를 수행했다. 우리나라의 전체 노동소득분배율은 높지만, 자영업자 고용 비중의 감소로 다른 국가와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으며 자영업 부문 제외 시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임을 알 수 있었다. 

▶ 제3장에서는 기존 연구에서 노동소득분배율 변화의 결정요인으로 제시한 기술 변화, 세계화, 인구와 교육 등의 지표들이 예측변수로서 의미가 있는지 살펴봤다. 머신러닝 방법론 중 하나인 회귀트리를 이용하여 노동소득분배율 예측모형을 추정하여 예측력을 가진 변수들을 구했다. 

선진국-신흥국 그룹 및 선진국 개별 국가의 회귀트리 예측모형을 분석한 결과 세 가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 선진국 6개국의 기업 부문 노동소득분배율 예측모형에서는 인적자본과 투자재의 상대가격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인적자본과 투자재 가격의 비선형 관계가 노동소득분배율 예측에 중요할 수 있음이 나타났다. 

둘째, 선진국-신흥국 그룹을 비교하면 선진국에서는 인적자본과 교육이, 신흥국에서는 인구구조 변화와 ICT 발전이 노동소득분배율 예측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셋째, 선진국 8개국 중 5개국에서 인적자본이 중요하며, ICT 변화의 기여도는 국가 간에 차이가 있음이 나타났다. 종합하면, 인적자본과 교육은 노동소득분배율 변화의 중요한 결정요인일 뿐 아니라 예측변수이며, ICT 변화 등의 기술 변화 역시 선진국과 신흥국에서 공통으로 중요한 예측변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 제4장에서는 로봇도입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두 가지 데이터를 이용해 실증분석을 수행했다. 첫 번째로 KLEMS와 국제로봇연맹의 국가-산업별 데이터를 연결하여 17개국의 15개 산업군에 대한 다양한 패널분석모형을 통해 로봇의 도입이 노동소득분배율과 노동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두 번째로 우리나라 통계청의 기업활동조사 데이터와 패널모형을 통해 로봇 및 AI를 포함한 4차 산업기술이 개별 기업의 노동소득분배율 및 노동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로봇의 도입은 노동소득분배율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동한다는 것이 두 가지 데이터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또한 로봇의 도입이 증가하면 노동생산성이 향상하는 경향을 보여 로봇 및 AI 기술의 활용이 노동생산성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기존 연구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로봇도입은 노동을 대체하여 고용을 감소시키는 효과(대체효과)와 생산비용을 낮추어 생산성을 향상하고 고용이 증대되는 효과(생산성 효과) 등 상반된 효과가 동시에 작용할 수 있다. 

제4장의 결과에 따르면 로봇의 도입이 노동생산성을 향상시킨다는 점은 기존의 이론모형과 일치하며, 노동소득분배율이 감소한다는 결과는 생산성 효과가 대체효과보다 작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 제5장에서는 앞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변화된 기술환경에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적자본의 확충을 뒷받침하는 노동·교육·산업의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의 실증분석 결과에 의하면 기술 진보에 따른 이익이 고숙련 노동자 집단에게만 집중되고 있으며, 저학력·비숙련 노동자의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기술 변화에 대응하여 노동이 신속하게 재배치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노력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세 가지 정책 방향을 제시한다. 첫째, 기업의 기술 도입에 노동자가 대응할 수 있도록 직업훈련과 평생학습 제도를 검토하고 필요하다면 개선해야 한다. 둘째, 튼튼한 사회안전망을 유지하면서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기업 부문의 역동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정책방향이 제대로 구현되기 위한 정부의 전반적인 거버넌스에 대해서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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