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평의원회 의장에 비정규직 교수 당선···전국 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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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평의원회 의장에 비정규직 교수 당선···전국 최초
  • 이명아 기자
  • 승인 2023.03.14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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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시활 신임 의장···"민주적 거버넌스 구축할 것"

 

                                   이시활 제3대 경북대 평의원회 의장

경북대 평의원회 제3대 의장으로 이시활 전 한국비정규교수노조 경북대분회장이 당선됐다. 대학평의원회에서 비정규직 강사가 의장에 당선된 것은 전국 첫 사례로 큰 의미를 지닌다.

지난달 27일 있은 경북대 평의원회 의장 선거에서 이시활 전 분회장은 김상걸 현 교수회 의장에 3표 차이로 이겨 임기 2년의 의장으로 뽑혔다. 전체 유효 투표수는 17표였다. 의장 선거 경쟁 상대가 현직 교수회 의장이었다는 점 등은 주목할 만한 결과로 풀이된다. 신임 이시활 의장은 현재 경북대 중어중문학과 강사로 강단에 서고 있다.

평의원회는 학칙 제정과 개정 등 중요 의사 결정을 담당하는 학내 최고 심의·자문 기구다. 경북대학교 규정에 따르면 평의원회는 총장 등 교직원에 대한 자료 제출 요청권도 갖고 있다. 대학평의원회는 사학재단의 비리와 전횡을 막기 위한 교육·노동 단체들의 투쟁 결과 도입된 제도로, 지난 2017년 고등교육법 개정으로 국·공립대를 포함한 모든 대학이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공식 기구가 되었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 교수연구자협의회’(민교협)는 3월 13일(월) 발표한 이시활 의장 지지 성명을 통해 “이 의장의 당선을 축하하며, 비정규직 교수가 대학평의원회 의장으로 처음 선출된 이 역사적 사건이 이미 심각한 상태에 도달한 우리 대학의 양극화, 시장화를 바로잡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작년 2월 국가인권위원회는 대학평의원회와 교수회 등에 비정년계열 전임교원의 참여를 배제하거나 제한해 온 규정들을 개정하도록 권고했지만 대부분의 대학들은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 재단과 대학본부는 대학평의원회의 결정을 무시하거나 입맛에 맞는 위원들을 직접 임명해 거수기로 전락시켜왔다. 

민교협은 “대학들은 이번 경북대의 사례를 본보기 삼아 대학평의원회에 비정규직이 반드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대학평의원회를 실질적인 의사결정기구로 인정하며 대학 내 차별을 완화하고 민주적 거버넌스를 확산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시활 신임 의장은 “대학평의원회는 총장독임제 아래 민주적이고 자율적인 의사결정과 협치를 통해 대학 목표를 달성하라는 의미가 있는 조직”이라며 “경북대 내에서는 대학의 중요한 정책 결정에 더 이상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차별이 없고, 모든 구성원이 주인의식을 갖고 고민할 수 있도록 역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적 거버넌스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경북대 여러 구성원과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해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의장은 경북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국 상해 복단대학 포스트닥터(박사 후 연구원)를 마쳤고, 한국비정규교수노조 경북대분회장을 맡은 뒤 현재 경북대학교 영남문화연구원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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